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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바람솔솔 Nov 23. 2020

아이가 나의 스킨십을 바라던 날

아이에게 엄마의 스킨십이 주는 힘

 그런 날이 있다.

유난히 아이가 나에게 달라붙고 애정을 갈구하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 확 와 닿는 날.


 난 딸에게 스킨십을 굉장히 많이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에게도 엄마의 스킨십이 좋겠지만 딸과의 스킨십은 내게도 충족감을 안겨주는 행위이기에 딸과의 스킨십은 나 스스로도 상당히 즐기는 편이다.


 딸이 굉장히 말을 잘 들었던 어느 날이다.


 "울 아가, 오늘 너무너무 예쁘다. 할 일도 스스로 하고 엄청 기특해."


 "엄마, 그럼 나 소원 하나만 들어줘."


 "무슨 소원?"


 "오늘 하루 동안 뽀뽀 100번 해줘!"


 나는 그날 하루 동안 뽀뽀 100번 해주기라는 미션을 받았다. 틈 날 때마다 딸의 뺨에 이마에 콧등에, 쪽! 쪽!


 "이제 몇 번 남았어?"


 "50번!"


뭔가 이상했다. 분명 60번을 했으니 40번 남았는데.

뭐 10번 더 한다고 닳으랴, 또 열심히 쪽! 쪽!


 "이제 몇 번 남았어?"


 "50번!"


이 귀여운 피노키오를 어찌할고?

내가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의심스레 쳐다보니 깔깔거리며 배꼽이 빠져라 웃는다.


 나 스스로 스킨십을 굉장히 많이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아이 입장에서는 부족했던 걸까? 내 딸은 내 생각보다 더 큰 애정을 필요로 하는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에게 틱이 찾아온 뒤로 일부러 더 애정표현을 크게 한다고 했는데 아이에겐 그것도 부족했었나 싶은 생각을 하니 저렇게 애정을 표현하는 아이가 더 사랑스럽고 어딘가 안타깝고 안쓰럽고, 미안한 그런 기분이었다.


 아이에게 부모의 애정 어린 스킨십이란,


사랑해

 


 라는 말과 같은 것이 아닐까.


 위태롭게 태어나 겨우 숨을 이어나가는 미숙아가 부모의 캥거루 케어로 건강히 성장하는 기적처럼 온전한 마음이 담긴 스킨십은 말로 다 표현 못 할 위대한 힘이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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