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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샐리 존스 Jul 16. 2022

어느 노인의 바캉스

   얼마 전 가족들과 함께 워터파크에 깄다. 일을 시작하고부터 주말에 나들이를 가는 것이 꽤 부담이 되었다. 쉴 수 있는 시간에 쉬지 못한다는 것이 불만이었고, 주중에 미뤄두었던 일을 하지 못한다는 것 때문에 불안했다.


  워터파크에 가기로 결정한  이후에도 '즐거운 주말 나들이'라기보다 가족들을 위해 참고 인내하는 시간이라며 내  마음을 다독였다. 나의 그런 마음 때문이었을까? 엄마도 마찬가지 일거라고 생각했다.


"엄마, 엄마는 거기 가지 마, 사람도 많고 복잡하고 덥고 마땅히 쉴 곳도 없고 힘들어. 그리고 엄마 팔도 아프다며. 제대로 놀지도 못하고 고생만 할 거야. 그러니까 그냥 집에서 쉬어"


  나는 엄마를 생각해서 한 이야기인데 엄마가 그로 인해 단단히 삐졌다는 것을 나는 워터파크에 가고 나서 알았다. 언니에게서 엄마가 화가 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 마음은 편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나는 내가 틀린 말 한 것 하나 없다고 생각했다.   어떤  할머니를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 할머니는 혼자서 걷기도 힘든지, 유모차도 반입이 안 되는 워터파크에서 보행보조기에 기대어 서 있었다.  한 손은 보행보조기를 잡고, 한 손은 유수풀을 둘러싼 벽을 짚은 어정쩡한 자세로, 그 할머니는 유수풀을 한참 동안 바라보고 있었다. 꺄약꺄약 소리를 지르며  튜브에 의지해 이리저리 휩쓸려 다니는  한 무리의 젊은이들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그렇게 한참 동안 바라보고 있었다.



  워터파크에는 생각보다 꽤 많은 노인들이 있었다. 그 노인들을 보며 "나는 늙으면 이런데 안 올 거야~"라고 말했던 내 주둥이를 꾀 메어 버리고 싶은 날이 몇십 년 후의 나에게 찾아올까?



  나는 노인의 마음을 모른다. 집에서 에어컨 틀어놓고 누워서 티브이를 보는 것이 행복한지, 몸이 불편하고 힘들어도 밖에 나와서 다른 사람 노는 것을 구경하는 것이  행복한지 나는 모른다.



  남은 날 중의 단 하루라도 다른 평범한 날들과 다르길 바라는, 그런  노인의 마음을 나는 모른다. 나는 아직 젊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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