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동그래지는 방법

잘 자면 동글동글해져

by 글짓는써니

엄마, 동글동글해졌다.

응?

잘 자면 사람이 동글동글해져. 엄마 잘 잤나 보네 아이 예뻐~





자신의 할당량을 충분히 다 자지 못한 사람을 깨워 본 일이 있는가?!

길 잃은 산속에서 맹수를 만난 듯한 무서움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 맹수는..?

바로 나다.


덜 잔 나를 건들었다간 정말이지 오만 짜증이 섞인 괴이한 얼굴과 단전에서부터 끓어오른 표효를 경험할 수 있다. 원초적 본능인 '잠'이 인생위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는 나라는 사람은 먹는 것보다, 사랑하는 것보다, 자기 계발이나 자아실현보다 '잠'을 우선순위에 둔다. 매슬로우씨의 기준대로라면 아무래도 나는 그리 고차원적 욕구를 가지고 사는 사람은 아닌 것도 같다.


'잠'을 사랑하기에 나의 잠에 방해가 될만한 것, 이를테면 커피나 늦은 시간의 초콜릿, 자기 전의 블루스크린 등을 피하는 편이다. 순전히 나의 더 나은 잠을 위하여. 같은 시간을 누워 눈을 감고 있었다 해도 그 질은 천차만별이니까.




'내 기어코 늦잠을 자리라' 모든 알람도 꺼두고 만반의 준비를 마쳤던지라 해가 중천에 떠서야 노곤노곤 눈이 떠졌다. 옆에서 뒹굴뒹굴 둥글둥글 엄마의 기상을 기다리던 꼬맹이는 이리저리 엄마를 만지작거리다 엄마의 반가운 기척에 코앞까지 다가와 무차별 뽀뽀를 시작했다. 딱 내가 하는 짓. 피식.


"히히. 엄마 동글동글해졌다."


"우웅?"

"잘 자면 사람이 동글동글해지거든. 엄마 잘 잤나 보네 아이 예뻐~"


이쁘다는 칭찬에 볼까지 쓰다듬어주는 작은 손에 웃음이 나오지 않을 리가. 이건 네모가 아니라 별모양인 사람도 당장 동그래지지 않고서는 배길 수 없을 거다.



잠을 잘 자면 사람이 동그래진다.

마음이 뾰족해질 때도, 움푹 파였을 때도, 진창이 됐을 때도 일단 잠을 자야 하는 이유다. 잘 자고 나면 그 뾰족했던 부분도 끝이 살짝 닳아 뭉뚝해지고 움푹 패인 부분도 슬슬 차올라 살짝 봉긋해지는법이니까. 동글동글, 이왕이면 모두가 좀 동그래졌으면 좋겠다.






뒹굴뒹굴 기다려 준 꼬맹이 덕에,

깨어나자마자 받은 모닝 뽀뽀 덕에,

딩딩 부은 얼굴도 예쁘다는 칭찬에,

오늘 하루는 또 동그랗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동글동글.

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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