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제대로 한 게 없네.."
"별로 재미있지도 않았던 것 같아.."
오전부터 오후까지 기억에 남는 게 없고,
평범함이라는 이름으로 시곗바늘을 흘려보내다
어제와 똑같은 베개에 머리를 기댄다.
누워서 드는 생각은
삶이 더 근사했으면 좋겠고
특별함이 찾아오기를 기대하는 마음이지만,
그렇게 맞이한 내일도 마찬가지.
결국 똑같은 하루를 보내고
밋밋함으로 자리 잡은 삶에 싫증이 나곤 한다.
찬란했던 과거에 묻혀
강아지를 기르는 친구에게
강아지가 어떨 때 좋으냐고
물어보았다.
"강아지가 좋은 순간?"
"항상!"
뒹굴거리며 애교를 부릴 때는 물론,
심지어는 이어폰을 잘근잘근 씹어
못 쓰게 만들었을 때도
너무나 사랑스러웠다고 한다.
친구가 강아지를 끔찍이 사랑하는 것처럼,
강아지가 어떤 모습을 보여도 사랑하는 것처럼,
하루를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
매일을 살아가는 우리는
지루하게 지나간 하루를
별 볼일 없는 시간으로 여기기도 한다.
그럴 수 있다.
쓸쓸하게 지나간 하루는
감흥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밌는 한 가지.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과도 연결되는 것이다.
시간이 아주 지나고 나면
밋밋한 어느 날이 아니라
"참 평범했던 분기", "밋밋했던 시간"으로
뭉뚱그려서 기억할 가능성이 더 크다.
이 말이 무슨 말이냐면-
지금 당장은 노잼으로 흘러간
오늘이 야속하겠지만,
나중에 돌아볼 적에는
평범했던 날에 노잼이라는 이름을 붙인
내가 야속할 수도 있다.
우리는 한 번 산다.
종이 달력을 거꾸로 넘길 수는 있겠지만,
아침부터 저녁까지의 시간을
리셋해서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
기대하는 바에
오늘 하루가 충족하였는가,
조금 모자랐는가를 따지지 말자.
차라리,
참 사랑스러웠다고 말하며
하루를 한 송이 꽃처럼 여겨보자.
코스모스, [순정]
라일락, [첫사랑]
물망초, [진실한 사랑]
에델바이스, [추억]
꽃 하나하나에 꽃말이 있는 것처럼
매일을 한 송이 꽃으로 안아주고
한 달, 일 년의 꽃다발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살아가는 주체는
언제나 "나"이고
내가 부르는 대로
의미가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