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nnocent Feb 02. 2021

5-6장 힘과 운동 [1]

뉴턴의 운동 법칙

이제 이번 장과 다음 장에서는 힘과 운동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힘과 운동을 생각하면 가장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F = ma’ 공식일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운동이란 무엇인지, 그것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서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대해서 이란 대체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일까요? 왜 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야 할까요? 여기에 대한 답은 간단합니다. ‘힘이 운동을 바꾸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게 무슨 말인지에 대해서 차근차근히 생각해봅시다.



물체에 대해서, ‘왜 운동이 있는가’ 또는 ‘왜 움직이는가’에 대해서 생각해 봅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모든 일에는 원인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운동이 있다면 그 곳에는 운동을 일으키는 원인, 즉 원동자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이 옳다면, 어떤 대상이 움직이고 있을 때, 이 대상이 움직이는 매 순간마다 어떤 원인이 계속해서 작용하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림에서와 같은 팽이의 운동을 생각해보면, 조금 이상하게 생각됩니다. 팽이를 돌릴 때는 어떤 조작을 함으로써 원인을 제공해 주지만, 일단 돌려놓고 나면,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내가 아무 일을 하지 않아도 팽이는 계속해서 돌아가게 됩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이 맞다면, 팽이가 돌아가고 있는 모든 순간에 어떤 원인이 작용해야 합니다. 그런데 내가 실제로 한 것은 맨 처음 돌아가도록 해준 것 밖에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돌아가는 팽이에 대해, 매 순간마다 원동자, 즉 운동의 원인은 어떻게 작용하는 것일까요?



이 질문에 대한 철학자들의 해석은 이렇습니다. 팽이를 돌아가게 하는 원인이란 것이 반드시 우리가 팽이에 하는 ‘행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나는 팽이에 줄을 감아서 돌아가게 하는 행위를 ‘처음’에 했습니다. 그 다음에는 내가 맨 처음 팽이에 부여한 ‘뭔가’가 계속해서 ‘유지’ 또는 ‘보존’이 되는데, 바로 이 유지되는 그것이 운동을 지속시키는 원인, 즉 원동자가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지난 시간에 본적이 있는 ‘임페투스’의 개념입니다. 임페투스란 운동의 초창기에 부여하는 값, 그리고 운동을 지속시키는 ‘아리스토텔레스주의적’ 원인이 된다는 것입니다.


갈릴레이는 물체가 분리되거나 물체의 질량이 변하지 않는다면, 바로 속도가 유지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림에서 갈릴레이의 사고 실험을 살펴보도록 합시다.



마찰을 무시할 수 있다면, 물체를 빗면에 굴릴 때 물체는 처음 출발한 높이와 같은 높이에 도달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빗면을 기울여서 점점 비스듬하게 만든다면 어떻게 될까요? 물체는 한없이 같은 속도로 운동을 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물체는 이 물체를 정지하게 만드는 ‘다른 원인’이 없는 한, 운동하는 속도를 유지하려고 할 것입니다.


이 그림은 데카르트의 ‘철학의 원리’라는 책에서 따왔습니다.



데카르트도 운동이라는 것을 양적으로 정의하는 과정에서 ‘질량 곱하기 속도’라는 개념을 도입합니다. 데카르트가 발견한 한 가지 더 중요한 점은, 바로 운동에 있어서 보존되는 방향에 대한 것입니다. 위에 있는 그림에서처럼, 원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물체를 줄로 묶어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같은 방식으로 빨대 안에 벌레를 집어넣는다면, 이 빨대를 돌림에 따라 그 안에 있는 벌레는 접선 방향으로 날아가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벌레를 회전 방향으로 잡아 두는 다른 원인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데카르트는 갈릴레이의 발견에 더해, 운동에 있어 보존되는 것은 직선 방향이라는 것, 즉 보존되는 운동은 벡터량이라는 것을 덧붙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유지’ 또는 ‘보존’되는 값에 대해서, 굳이 우리가 ‘원인’이라는 개념을 붙일 필요가 있을까요? 물론 원인이라는 개념을 확장시켜서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뭔가가 유지 또는 보존된다면, 여기에는 아무런 ‘원인’도 작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적 철학이 ‘틀렸다’는 것이 아니라, 어차피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것이라면, ‘원인’이라는 개념을 좀 더 ‘좁게’ 설정해서, 여기에는 아무런 원인도 작용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겠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유지 또는 보존되는 상태’에 있던 물체를 ‘유지되지 않거나 보존되지 않는 상태’로 바꾸는 원인이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하는 것이 좀 더 구체적일 것입니다.



여기에 바로 ‘관성의 법칙’이 있습니다. 관성의 법칙이란, 다른 원인, 이것을 우리가 ‘힘’이라고 정의한다면, 물체는 ‘힘이 없다면’ 운동 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갈릴레이와 데카르트의 발견에 따르면, ‘보존되는 운동의 상태’란, 질량이 변하지 않는다고 할 때, 바로 ‘속도의 유지’를 의미합니다. 각 질점에 대해, 질량이 주어진 상수이고, 여기에 작용하는 힘 또는 다른 원인이 없다면, 속도가 유지된다는 것, 이것이 바로 관성의 법칙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경험에서 보듯이 물체는 운동 상태를 바꾸기도 합니다. 즉 속도를 바꾸기도 합니다. 속도의 크기가 바뀌기도 하고, 속도의 방향이 바뀌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속도를 바꾸게 하는 원인은 무엇일까요? 우리가 이것을 ‘힘’이라고 ‘정의’한다면, 그렇다면 힘이란 무엇일까요?


여기에 대한 뉴턴의 답은 이렇습니다.



운동 상태를 바꾸는 것, 또는 속도를 바꾸는 것은 바로 ‘가속도’에 비례한다는 것입니다. 즉, 힘은 가속도에 비례한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이것이 바로 ‘힘과 가속도의 법칙’으로 우리에게 알려져 있습니다.


제가 여러분들에게 남겨드리고 싶은 인상은 그런 것입니다. ‘힘’이란 자연에 존재하는 어떤 대상을 발견한 것이라기 보다는, 운동의 원인과 관련한 ‘정의적’ 측면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힘과 가속도의 법칙’은 사실상 ‘힘’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아무런 작용이 없을 때 속도가 보존된다면, 뭔가가 작용한다면 속도를 바꿔야 합니다. 속도가 바뀌는 것은 속도의 미분, 즉 가속도로 표현됩니다. 따라서 ‘힘’이 ‘가속도’에 비례한다는 것은, 바로 ‘힘’이란 ‘속도를 바꾸는 효과’ 또는 ‘운동 상태를 바꾸는 효과’로 ‘정의’한다는 의미를 가지는 것입니다.



이러한 개념 하에서 우리가 이 식을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에서 좌변은 물체에 작용한 전체 힘을 말합니다. 따라서 이 식의 좌변에는 물체에 작용하는 모든 힘들을 구체적으로 적어주어야 합니다. 우변에서 ‘m'은 물체의 질량을 의미하고, ‘a’는 가속도를 의미합니다. 중요한 것은 좌변과 우변 모두 벡터량이라는 것입니다.



좌변은 운동의 상황에 따라 그 때 그 때 바뀌는 부분입니다. 즉 물체가 중력장에서 움직이는지, 전기장에서 움직이는지, 아니면 다른 물체와 엮여져서 도르래에 연결되어 있는지에 따라, 좌변은 복잡하게 바뀔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변은 운동이 어떻든 바뀌지 않는 부분입니다. 어쨌든 물체에 작용하는 모든 힘들은 바로 ‘가속도’에 비례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힘’의 정의가 된다는 것입니다.


자, 이제 힘과 가속도의 법칙을 다시 적어 봅시다.



이 식을 다음과 같이 표현해도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사실 바로 이 식이 좀 더 엄밀하게 말하면 ‘올바른’ 힘과 가속도의 법칙입니다. 질량이 상수라면 이 식이 전 슬라이드의 식과 같아지게 됩니다. 질량이 ‘변하는’ 예를 고려한다면, 이 전 슬라이드의 식은 틀리게 되지만, 여전히 이 식은 옳은 식이 됩니다. 여기에서 'mv' 부분을 ‘운동량’이라고 정의하면, 이 식은 운동량의 시간 미분이 힘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제 우리가 두 입자의 운동량을 동시에 고려하고, 각 운동량의 합이 보존된다고 합시다. 그러면 각 항을 미분하면, 전체적으로는 영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각 입자에 미치는 힘이 서로 짝을 이루어 상쇄되어야 한다는 것이 됩니다.


이것이 뉴턴의 제3법칙으로 알려진 ‘작용-반작용의 법칙’입니다. 작용-반작용의 법칙이란, 외력이 작용하지 않을 때, 서로 접촉한 두 입자가 서로 힘을 교환한다면, 서로 작용하는 힘의 크기는 같고 방향은 반대라는 것입니다.


그림에 있는 풍선에서처럼, 풍선이 바람을 빼내면, 그 반작용이 풍선에 가해지게 됩니다. 그러면 풍선과 바람을 고려한 전체 계에서의 힘은 0이 되지만, 풍선은 왼쪽으로 힘을 받는 것처럼 보이게 될 것입니다. 작용-반작용의 법칙은 좀 더 난이도가 있는 역학 문제를 풀 때 아주 중요하게 작용하는데, 수업시간에 사례를 통해 살펴보도록 합시다.



이렇게 뉴턴은 그의 유명한 책 ‘자연 철학의 수학적 원리’ 또는 ‘프린키피아’로 알려진 그의 저서에서 역학의 세 가지 기본 법칙을 정리합니다. 각각 ‘관성의 법칙’, ‘힘과 운동량의 법칙’, 그리고 ‘작용-반작용의 법칙’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뉴턴은 이렇게 세 가지 법칙으로 정리했는데, 이 세 법칙은 모두 연관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외부에서 어떤 특별한 ‘원인’이 작용하지 않으면, 운동 상태를 유지한다는 것, 여기에서 운동 상태라는 것은 속도의 크기와 방향이라는 것, 이것이 바로 뉴턴의 제1법칙입니다. 그렇다면 운동 상태를 바꾸는 ‘원인’은 바로 속도를 바꾸는 것이라는 것, 즉 ‘가속도’에 비례하는 값이 운동 상태를 바꾸는 ‘원인’, 즉 다른 말로 ‘힘’이 된다는 것, 이것이 뉴턴의 제2법칙입니다. 그리고 두 입자가 서로 힘을 주고 받지만 전체적으로는 외부에서 힘을 가하지 않았을 때, 두 입자는 서로 크기는 같고 반대 방향인 힘을 주고 받아야 한다는 것, 즉 뉴턴의 제3법칙은 제1법칙과 제2법칙을 입자 계에 적용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이제 우리는 수업에 다양한 사례를 통해 뉴턴의 운동 방정식을 실제로 적용하는 것을 연습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대체로 다룰 ‘힘’들은 이렇습니다.



먼저 질량을 가진 물체는 중력의 영향을 받게 됩니다. 이렇게 질량을 가진 물체가 중력장에 의해 받게 되는 힘, 즉 ‘무게’질량 곱하기 중력 가속도로 정의됩니다. 질량이란 물체가 가지는 고유한 성질이고, 무게는 특정한 중력장 하에서 느껴지는 힘입니다. 따라서 중력장이 없으면, 질량은 존재할 수 있지만, 무게는 없을 수도 있습니다. 중력에 의해 물체가 바닥 면을 누르게 되면, 바닥 면에 구멍이 생기거나 물체가 바닥 면과 함께 추락을 하지 않는 이상, 바닥 면과 물체는 평형을 이루게 됩니다. 여기에서 뉴턴의 제3법칙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물체가 바닥 면을 누르는 힘, 즉 물체의 무게와, 바닥 면이 물체를 밀어내는 힘, 즉 수직 항력이 평형을 이루게 되는 것입니다. 이 때, 수직 항력과 중력은 크기는 같고 방향은 반대가 됩니다.



이 그림은 스파이더맨이 타노스를 결박하기 위해 거미줄을 잡아당기는 장면입니다. 여기에서 스파이더맨은 줄을 잡아당기면서 줄에 힘을 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스파이더맨의 입장에서는 줄이 스파이더맨을 잡아당기는 것입니다. 따라서 힘은 화살표의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스파이더맨이 힘을 주지 않는다면 줄은 느슨해질 것입니다. 줄이 팽팽하다는 것은, 이 줄에 힘이 걸리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을 ‘장력’이라고 하고, 영어로는 ‘tension’이라고 합니다. 요즘 우리가 너무 많이 흥분한 사람에 대해 ‘텐션이 높다’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아마도 이 말은 현악기의 줄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일 것 같습니다. 현악기의 줄을 잡아당기면 점점 음정이 높아지게 됩니다. 그런데 줄을 너무 과도하게 세게 잡아당기면, 즉 줄에 너무 과도한 장력을 부과하면, 어느 순간 줄이 끊어지고 말 것입니다. 그래서 ‘텐션이 높은’ 상태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말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



또 전형적으로 나오는 힘 중의 하나는 ‘마찰력’이라는 것입니다. 그림에서는 먼저 수직 방향으로 중력과 수직 항력이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수평 방향으로는 외력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물체는 바닥과 접촉해 있기 때문에, 접촉면에서 물체와 바닥 사이에 어떤 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많은 경우, 물체와 바닥 면 사이에는 이른바 ‘마찰력’이라는 것이 작용합니다. 마찰력은 진행 방향의 반대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그리고 마찰력의 크기는 물체와 마찰면의 특성, 즉 얼마나 표면이 거친지에 비례할 것이고, 물체가 바닥면을 얼마나 강하게 누르는지, 즉 수직 항력의 크기에 비례할 것입니다. 표면이 얼마나 거친지에 대해서는 보통 마찰 계수를 도입하여 설명합니다. 외력이 약할 때는 마찰력이 더 커서 물체가 움직이지 않게 되는데, 이 때의 마찰력은 ‘정지 마찰력’이라고 부릅니다. 정지 마찰력의 크기는 ‘물체가 정지해 있기 때문에’ 외력의 크기와 같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임계점보다 더 큰 힘을 주면 물체가 움직이게 됩니다. 이 임계점에서의 마찰력을 ‘최대 정지 마찰력’이라고 부릅니다. 이것은 ‘정지 마찰 계수’ 곱하기 ‘수직 항력’으로 계산됩니다. 일단 물체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최대 정지 마찰력 보다는 작은 크기의 마찰력이 작용하게 되는데, 이것을 ‘운동 마찰력’이라고 부릅니다. 운동 마찰력은 ‘운동 마찰 계수’ 곱하기 ‘수직 항력’으로 계산됩니다. 이 두 가지 마찰력은 때로 우리가 혼동하기 쉬운데, 여기에 대해서도 수업 시간에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합시다.

매거진의 이전글 4장 2차원 운동과 3차원 운동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