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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깜장달 Oct 07. 2024

잘하는 요리와 좋아하는 요리


집에 손님을 초대하기로 했어. 어떤 음식을 대접할까?

외국 어떤 나라는 손님이 무엇을 먹고 싶은지 꼭 물어보고 그것에 맞추어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 예의래. 

우리나라는 집주인이 주로 결정하는데 말이야. 


이럴 때, 잘하는 요리를 해야 할까? 좋아하는 요리를 해야 할까?


이와 비슷한 고민들이 있어.

좋아하는 상대와 결혼할까? 조건이 좋은 상대와 결혼할까? 또는 좋아하는 일을 선택해야 할까? 잘하는 일을 선택해야 할까?


 사실, 이 질문들은 질문 자체가 모순이긴 해.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이 둘은 비교할 수 없으니까. 서로 다른 외계 행성이 둘 있는 셈이지. '좋아한다' 행성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좋아하는 것들이 여기저기 어지럽게 널려 있어. 반대로 '잘한다' 행성은 줄 세우는 것을 좋아해. 누가 잘하는지 알려면 우열을 가려야 하거든. 이 두 행성은 먼 거리로 떨어져 있는데 '좋아하는 일'이 가끔 '잘하는 일'이 되어 행성을 넘어가기도 해. (물론 반대도 있지)


어떻게? 

'좋아하는 일 하나'가 꾸준한 노력과 공부로 행성 간 거리를 넘은 거지.

뭔가를 '잘하는 일'로 바꾸는 데에는, 바로 자신을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그 과정이 꼭 필요해. 좋아하면 힘들어도 그나마 좀 견딜만하잖아.  오히려 배운다고 여기고 과정에 스스로 몰입하게 되는 부분도 있지마음 자세가 달라. 


감자볶음 좋아하지? 감자를 채 썰어 소금만 뿌리면 되는 음식. 감자를 좀 굵게 설면(햄버거집 감자처럼) 오래 볶아야 하잖아. 볶다 보면 딱딱했던 감자가 어느 순간, 폭신폭신해져 있어. 어떤 한계를 넘은 거지. 좋아하는 일을 해야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어. (단정하는 것은 위험하니까 그럴 가능성이 더 크다고 할게. )


마찬가지로 좋아하는 음식은 힘들고 번거로운 조리 과정을 견디게 하고 끝내 요리도 완성시키지. 

그리 대단한 요리는 아니지만, 좋아하는 계란찜을 엄마가 그동안 얼마나 많이 만들었겠니. 소금 양, 물의 양, 파를 넣고 안 넣고 등등. 이 작은 음식도 무수한 과정들을 반복하면서 이제는 좋아하는 음식에서 잘하는 음식이 되었어. 


살면서 네가 좋아하는 것들을 많이 찾기를 바라.  운이 좋으면 좋아하는 일을 잘하는 일로 바꾸는 과정에서 좋아하는 일로 직업을 삼는 행운을 누리게 될지도 몰라. 




* 오늘의 요리 *

 < 계란찜 >

계란찜을 만드는 방법은 정말 여러 가지야. 

전자레인지를 이용하는 방법, 중탕하는 법, 뚝배기를 이용하는 법 등. 이 모든 것을 다 해 보았는데  엄마가 가장 편하고 맛있게 먹은 방법은 찜기를 이용하는 거였어. 

 

 먼저, 밥그릇에 계란 두 개를 깨뜨려 넣어.  물은 그릇 위에서 1 센티미터정도 남을 때까지 넣어. 물의 양은 정확히 안 맞추어도 돼. 파 한뿌리 총총 썰고 소금 작은 티스푼 반 정도 넣어. 계란 물을 찍어서 간을 봐도 좋아. 좀 짭짤하다 싶으면 물을 더 넣고 간이 좀 부족하다 싶으면 소금을 더 넣어. 

잘 저어서 찜기에 넣고 뚜껑 닫고 10 ~ 15분 ( 물이 끓기 시작하면 10분 정도 걸리는 듯) 찌기. 

다 익었는지 어떻게 아냐고?

숟가락으로 계란찜 가운데를 살짝 찔렀다가 꺼냈을 때 덜 익었으면 계란물이 나오니 그렇게 확인하면 돼. 









* 오늘의 책 *

'좋아하는 것을 잘하는 일로 만드는 법칙' 이헌주, 갈매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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