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기소년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 공연할 때마다 올해는 꼭, 내년엔 꼭 신곡을 들려드리겠다고 호언장담하고서는 벌써 3집을 낸 지 5년째가 되었다. 오랜 시간 곁에 있어준 몇 안 되는 팬분들도 이제는 나에 대한 관심을 잃은 것 같고, 나조차도 나 자신에게 기대를 하기가 힘들어져버렸다.
2001년 1집을 냈을 때 잘되지 않았던 이유를, 나는 실력이 모자라서 혹은 예쁘지 않아서라고 생각했다. 운이 없어서일까 싶어 토정비결 같은 것도 찾아봤다. 내 음악을 좋아해 주는 선배님들과 동료들이 곁에 있어서 그나마 버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패를 겪고 실패의 원인을 궁금해할 시간에 더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공부를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가 많다. 사기를 당하고 돈이 없고 우울했지만, 어떤 사람들은 그런 상황 속에서도 모든 걸 극복하고 발전하기도 할 테니 말이다. 아 또 비교를 해버렸네. 내 나쁜 버릇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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