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을 보내고 2024년을 맞으며
연초에는 하고 싶은 일이 많았다. 수술이 예정되어 있었기에 수술받고 회복 잘하기가 맨 위에 있었고, 그다음이 새로운 음원 발표하기, 주변 사람들에게 더 관심을 갖고 사랑을 표현하기가 그 아래에 있었다. 그리고 브런치에 글을 꾸준히 쓰는 것도 목표였는데, 여러 핑계를 대다 보니 벌써 12월 30일이 되었고 글 목록은 너무 소박하다.
요즘은 수술받고 나서 다시 심해진 어깨통증을 없애기 위해 도수치료를 다니고 있다. 도수치료사 선생님이 좀 독특하셔서 1시간을 저주파치료와 운동으로 보내는데, 효과가 금방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원래 아팠던 것은 오른쪽 어깨인데 많이 나아졌고, 왼쪽이 또 말썽인 점도 예측 못했던 일이다. 몸에 이상이 생기기 전에는 아프지 않은 시간을 보내는 하루가 언제까지나 이어질 것 같은 착각을 하다가, 문제가 생기고 나서야 아이코 하고 놀라는 날들이 반복되고 있는데, 이제 그 텀이 짧아진달까. 나이가 드는 것은 이런 것일까 생각하다가, 그동안 내가 저질렀던 건강을 망치는 여러 습관들에 대해 떠올리고는 몹시 부끄러워지고 마는 것이다.
새해의 목표는 단정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단정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옷차림새나 몸가짐 따위가 얌전하고 바르다. 깨끗이 정리되어 가지런하다. 등이 있는데, 이 두 가지 뜻 모두 아우르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몸과 마음, 주변환경, 음악도 모두 단정했으면 좋겠다. 내가 할 수 없는 일까지 욕심부리지 않고, 할 수 있는 일들을 잘 골라 차근차근해나가고 싶은 마음이기도 하다.
지금의 내 주변은, 솔직히 말하면 완전히 엉망진창이다. 그런지 꽤 오래되었다. 조금씩 어질러진 것을 치워서 깔끔한 환경을 가지는 게 목표지만, 치우는 나보다 어지르는 내가 더 빨라서 그렇게 될 수가 없었다. 물론 이것도 핑계라는 걸 알고 있다. 2024년에는 지금 갖고 있는 것의 1/3은 정리해서 버리고 싶다. 중고마켓을 이용하면 좋겠지만, 그게 너무 어렵게 느껴진다면 그냥 한 번에 다 버릴 각오를 하고 있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얻기를 바라는 것도 좋지만, 나는 가진 것을 버리는 것을 택했다. 아무도 부러워하지 않고, 나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단정한 나를 드러내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일단 오늘 당장 집에 들어가면 밀린 설거지를 하고, 샤워를 하고, 일기를 쓰고, 책을 읽다가 잠들어야지. 내 하루가 단단한 평온함으로 지켜질 수 있게 좀 더 힘내보자.
이 글 읽어주신 여러분 모두 2023년 동안 고생 많으셨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