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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초록으로 피오나

벌써 일년 감사했습니다

by 줌마피디 신이나

그물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어요.

대어를 낚을 욕심은 없어요.

천천히 촘촘하게 오늘의 기쁨을 느껴요.


물고기 한 마리 낚지 못할 거면서 뭐 그리 재밌냐고요.

그물을 짜는 게 재밌던데요.

언제 누구라도 건져낼 수 있지 않을까.

내가 그랬던 것처럼 그녀에게 해먹이 되지 않을까.


계속 쓰지 못해 부끄러운가요?

계속 읽지 못해 미안한가요?


어떤 작가님이 그러셨어요.

"자주 읽지는 못하지만, 글이 다 좋던데요?"

내 글을 읽어주는 사람들이 있어 그래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충분해요.

내 글이 닿을 수 있다면.

그 글에 답할 수 있다면.


함께 읽고 싶다.

함께 쓰고 싶다.

함께 달리고 싶다.


들풀같은 우리들이지만

저 넓은 대지를 푸르게 덮어볼까.

다시 초록으로, 피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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