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출간

[아무튼 빵은 정신건강에 이롭습니다] 책 나왔습니다

by 줌마피디 잼빵이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먼저 [대충 만든 오늘의 잼] 브런치북을 사랑해 주셨던 독자님들, 정말 감사하고 (연재 밀려서) 죄송합니다.


그간 많은 일이 있었어요. 수백 군데 투고를 했고, 수백 건의 거절메일을 받았죠. 9명의 작가가 함께 했기에 그 많은 출판사의 대표 책과 최근 동향을 파악해 1:1 어필 메일을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혼자라면 그 토 나오는 작업을 계속할 수 있었을까 싶습니다. 책을 만드는 과정에 치여서 브런치는 아예 손을 놓고 있었네요.


건강식품 군에서 이미용 군으로 부서이동을 하면서 적응하느라 물리적으로도 글을 쓸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어찌어찌 책을 만드는 과정에 함께 하면서 하면 할수록 제가 "잘" 하는 일이 "쓰는" 게 아니라 "파는"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욱 본업에 충실하고자 했던 면도 있습니다. 부족한 걸 붙잡고 있는 것보다 나 자신을 계속 새로운 환경에 던져 어떻게든 살아남기 미션을 풀어가는 게 저는 참 재밌거든요. 이미용 피디로서 그간 "화장" 배우는 데 열을 좀 올렸습니다.




내가 책을 읽으면 아이들도 책을 좋아하겠지.

내가 글을 쓰면 아이들도 매일 일기를 쓰겠지.

이 책은 그런 엄마의 읽고 쓰는 뒷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던 의지의 밀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저 사실 빵 잘 몰라요~
빵보다 두부찌개 더 좋아해요!


처음 브런치 작가가 되고 열심히 쓰는 동기들이 빵모임을 만든다기에 함께 맛집이나 다녀볼까 하는 생각으로 [이토록 친밀한 빵] 매거진에 입장했어요. 카톡방에서 엄청나게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갔지만, '글을 쓰려고 모인 사람들이니 글을 씁시다.'라는 우리의 본질 레시피는 놓지 않았어요. 그렇게 매주 한 편씩 톡톡 튀는 빵장님의 주제 제시에 맞춰 성실히 반죽을 빚었습니다.


. 첫사랑 빵

. 겨울 시즌빵

. 나만의 빵집

. 빵의 배신

. 나는 무슨 빵일까

. 죽기 전에 먹고 싶은 빵

......


빵이라는 소재로 구워낼 수 있는 이야기는 정말 무궁무진했어요. 빵을 통해 발견하는 나의 과거와 미래, 취향과 가치관... 참 흥미로웠어요. 다양한 재료로 향기롭게 구워내는 동기들의 빵글은 정말 먹음직스러웠고요. 여름을 지나며 우리는 그동안 모인 글들을 "매듭" 짓자는데 뜻을 모았고, 결국 이렇게 해내고야 말았네요.


책이 참 예쁘죠?

목차 하나하나, 표지 하나하나 아홉 명의 땀과 눈물, 설렘이 담겨 있어요. 책, 그 자체도 멋지지만, 지난 1년간 합심하여 쏟아낸 우리의 열정과 경청의 시간들이 참 귀해요. 그냥 원고만 모아 만든 공저책은 아니랍니다. 읽어보면 아시겠지만, 9명의 개성들이 하나로 묶이기까지 얼마나 많은 의견 취합과 조율의 과정이 있었겠습니까. 사실 대문자 T내며 일하는 저는 답답해서 "공저하지 마세요" 매거진 발행하고 싶었다니까요. 그래도 다정함이 살아남았습니다. 공저 작가님들의 따뜻함과 배려심으로 정말, 결국, 마침내, 책이 태어났습니다.





1. 어릴 때의 나(빵세다 잠들던 소녀)

2. 젊은 날의 나(바게트를 뜯어본 적 있는가)

3. 죽음 앞에 나(한 번 더 그 집 소금빵)

4. 아이들과 나(포켓몬빵 잡아봤나요)

그리고

5. 남편이 바라보는 나(여보 나는 무슨 빵이야)


마흔여섯의 인생이 고스란히 담겼네요. 감회가 새롭다는 말 식상해서 별론데, 그 말밖에 생각이 안 나요.


내가 책에 있고, 책이 나에게 있어요.


아무나 책을 내기 쉬운 시대고 그래서 비판하는 분들도 있지만, 누구나 이런 감정을 한번 느껴보면 어때요? 우리는 모두 소중하니까요. 나를 알고 싶다면, 내가 바라는 삶으로 나를 이끌고 싶다면, 읽고 쓰는 것만큼 좋은 방법은 없는 것 같아요. 여러분 모두 각자의 책으로 피어나길 응원합니다.


책, 공저책이라도 꼭 도전해 보세요!

겨울 방학이 길어서 돌밥돌밥 하느라 힘드시죠? 일하고 밥하고 아이들하고 또 뭐라도 하느라 쉴 틈 없는 분들께 다정한 빵글 한 조각 건넵니다. 지혜로운 엄마가 되고 싶었어요. 본을 보이는 어른이고 싶었어요. 빵이라는 가장 친근한 소재로 “읽고 쓰는” 초보의 진심과 노력을 담았습니다. 방법은 잘 몰라도 어떻게든 아이들을 잘 키워보고자 고심하는 이 땅의 모든 엄마들께 이 책을 바칩니다.


아무튼 빵은 정신건강에 이롭습니다.



음식에세이 분야 2등을 달리고 있습니다. 아직 서점에 진열 되지도 않았는데, 신기하죠? 예약 판매만으로 두둥! 저자가 9명이니 오픈발도 9배입니다.

“멋진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근데 이젠 알겠어요.

내가 멋져 보인다면 내가 멋진 게 아니라 나를 도와주신 분들이 멋진 거라는 것을.


우리 책,

9명이 9배로 정성을 쏟았기에 예쁘게 잘 나온 것도 사실이지만, 잊지 않을게요. 책이 멋진 게 아니라 책을 사주시는 분들이 멋진 분들이라는 거. 정말 감사합니다.


모든 이미지는 디자인 천재 위시블루 작가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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