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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장: 사양  

다자이 오사무의 카인과 아벨 이야기

by 카인말러 Mar 09. 2025

[우창] 

안녕하세요, [스토너] 이후에 진짜 오랜만에 시작했던 책읽삽이네요. 그전과는 또 상황이 많이 바뀌었는데요, 저는 졸업을 하기도 했고, 우용님은 유학을 앞두고 있기도 하고 말이죠. 우리 둘이 물리적으로 떨어지기 전에 책읽삽 시즌 1의 끝매듭을 잘 마무리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 바쁜 와중에도 책읽삽을 계속 하자고 졸랐습니다. 오랜만에 해서 긴장도 되고 좀 부끄럽기도 하지만 첫 번째 질문부터 같이 이야기를 해 보시죠.


[우용]

그러면 첫 번째 제 질문부터 시작할게요. 이번에는 저희가 처음으로 함께 책을 골랐어요. 그래서 더 책 선정에 좀 신중을 많이 기했고 결국에는 두 책이 남았었는데요, [완벽에 관하여] 라는 어떤 수기와 그리고 [사양]이라는 이 소설이 남아서 저희가 제법 고민을 했는데 우창 님이 결국 사양을 고르자고 캐스팅 보트를 던졌잖아요. 어떤 느낌이 왔었던 건지 아니면 뭔가 특별한 뭐 머릿속에 이유가 있었던 건지 궁금합니다.
 
 

[우창] 

그때 이제 합정 교보문고에서 최종 후보 두 권을 두고 그 어린이 코너에서 앉아서 고민했던 기억이 나는데 뭔가 저는 책읽삽의 책을 고르는 저만의 기준이 있는 것 같아요. 그 기준이라고 한다면 ‘우리가 이 책을 통해서 많은 대화를 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이 가장 큰 원칙인 거고 그런 점에서 [완벽에 관하여]라는 에세이 책보다 [사양]이라는 이 책이 우리가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 싶었던 것 같아요.


또 그렇게 판단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 번째는 [사양]이라는 책이 소설이었다는 거고 두 번째는 저희가 그 앉아서 책 내용을 훑어볼 때 그 안에 편지 글들이 좀 눈에 들어왔었기 때문입니다. 책읽삽 하면서 저는 골랐던 책들이 다 마음에 들었지만, 특히 저는 소설을 읽었을 때가 좋았던 기억이 있어요. 등장인물의 성격이라든지, 생각이라든지 아니면 가정사 같은 것들에 우리를 더 투영시켜서 깊은 이야기가 끌어나와지는 것 같기도 하고, 평소 대화를 할 때 그 소설 속의 장면이나 이런 걸 생각해 보면서 언급을 하기도 하고 인용을 하기도 하는 모습들이 저는 되게 좋게 남아 있어서 그래서 마무리 책도 소설로 함께 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아요.


편지 글 때문에 책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요, 소설 장르라고 하면 주인공이나, 어떤 전능한 사람의 시선만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잖아요. 그러면 주인공 외에 다른 인물들의 심리나 생각을 파악하기가 어려운 것 같은데, 편지가 있으면 주인공 뿐 아니라 다른 인물도 더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되면 다시 돌아와서, 우리가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여기에 오면서 사후적으로 이 책의 의미를 부여해보았는데요, [사양]이라는 책은 결국에는 ‘과거 시대의 사람인 두 주인공들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 격동의 순간에 서로 다른 어떤 선택을 하는가?’ 의 주제를 담고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 둘도 인생에서 하나의 막을 접어두고, 이제 또 각자의 새로운 막을 시작하는 시기에 있지 않는가.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이 지금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용] 

정말 비슷한 사후적인 생각이지만, 이 책에서 주로 묘사되는 상황은 주인공들이 변화를 앞두고 있는, 그리고 변화가 요구되는 순간이라는 점이에요. 그리고 지금 우리 중 하나는 갓 취업을 했고, 하나는 유학을 3개월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저희의 상황과 잘 어우러지는 듯한 부분이 소설에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되는가에 대해서도 잔잔한 울림을 주는 것 같아요.


이 책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를 하자면, 어머니와 자녀 둘, 이렇게 셋이 살아가는 과정에서 인물들이 각자 변화를 겪게 됩니다. 인물들은 자신 나름대로 새로운 삶과 변화된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결정을 하는 순간을 묘사하는 소설입니다. 그 가운데 와 닿았던 건, 어떤 변화는 본인의 선택으로 발생하는 변화이고, 어떤 변화는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변화라는 거예요.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후회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는 선택과, 자신있게 주장할 수 있는 관점과 사고방식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것 같았어요.


특히 제가 가장 좋아했던 구절 하나는 “가로막는 도덕을 밀쳐낼 수 없나요?” 라는 구절이었는데요, 이 소설에서 말하는 도덕은 진짜 객관적이고 사실인 윤리가 아니라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통념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그런 통념에 우리의 삶을 그대로 내맡길 것이 아니라, 어떤 부분까지를 내 고집대로 살아가고 싶은지를 생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는 책이었던 것 같아요.


아무튼 책을 되게 잘 골라주셔서 저희가 다른 책을 읽었을 때도 의미있는 이야기를 나눴을 테지만, 이 책은 어쩌다보니 저희 상황과도 잘 겹쳐서 더 재밌게 읽었던 것 같습니다. 


[우창]

다음 질문은 제가 드리고 싶은데, [사양] 이라는 책의 제목이 의미하는 바는 ‘지는 태양’ 입니다. 이것이 작품에서는 몰락한 귀족 계층뿐 아니라 전쟁이 끝난 후 과거의 시대가 저물고 새로운 시대가 도래한다는 것을 상징하는 것 같기도 해요. 작품 속에서 나오는 동생 나오지는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채 자기파괴로 나아가지만, 누나인 가즈코는 변화를 받아들이려고 하고 ‘혁명’ 같은 단어를 쓰면서 새 시류에 저항하려고 하는 것 같기도 해요. 


저는 두 인물의 가장 큰 차이가 ‘삶을 살아내는 기준, 가치관, 목적의 유무’로 보았는데요, 나오지는 그것이 없었고, 가즈코는 ‘사랑’ 이라는 목적이 있었던 것이죠. 그러면 우용님께서 힘든 시기를 버텨낼 때 위로가 된다거나, 아니면 삶에서 무언가를 추구하는 데 있어서 원동력이 되는 가치관이나 기준이 본인에게는 무엇인지 궁금해졌습니다.


[우용]

저는 새로운 일이나 변화는 두 가지 방식으로 찾아온다고 생각해요. 하나는 제가 주도적으로 새로운 방향을 찾아서 거기를 향해 나아갈 때 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우리가 사는 시대나 혹은 우리의 나이가 변하면서 알아서 고개를 들듯 찾아오는 변화인 것 같아요. 마치 나이가 차면 입영 통지서가 날라오듯 말이죠. 


요즘은 새로운 방향을 일부러 제가 찾는 일은 딱히 없어요. 지금은 새로운 것보다는 제가 해야 할 일들이 무엇인지, 그리고 왜 해야 하는지 더 명확해지는 단계에 있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새로운 방향을 찾았던 게 언제일까, 내가 주도적으로 새로운 게 필요하다고 생각을 했던 순간이 언제였을까를 돌이켜보면 책읽삽을 시작하자고 했던 게 딱 그 시점이었던 것 같아요. 새로운 방향을 찾을 때 무엇이 원동력이 되는지 물어보셨지만, 제 생각에는 방향을 잡는 것은 원동력이 필요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약간의 도파민 스파이크가 오면 워드를 켜서 글을 쓰려고 하고, 도화지를 꺼내서 그림을 그리려고 하고, ‘나는 이런 걸 만들어 볼 거야’ 하면서 사업계획서나 연구계획서를 쓰듯이, 책읽삽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지금 무언가라도 해야겠다, 그리고 나에게도 남에게도 도움이 되는 무언가를 만들어봐야겠다’ 는 생각이 들어서였어요. 그 때 제가 이러한 생각 외에 특별한 원동력을 필요로 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오히려 제 생각엔 ‘지속하는 것’에 원동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책읽삽이 시작되고 제가 되게 바쁠 때도 있었고, 심리적으로 어떤 책을 읽어도 내 마음에 크게 와닿지 않는 순간들도 있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걸 2년 동안 할 수 있던 원동력은 무엇이냐고 하면, 그건 이제 우창님과 같이 했었기 때문에 지속의 원동력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책읽삽 하는 것을 잊고 보낸 시간도 많은데 우창님은 그럴때마다 오히려 다음 계획을 짜고, 일정을 잡아줬어요. 그래서 돌이켜보면 지속의 원동력은 제 생각엔 어떤 머릿속의 생각일 수도 있지만 같이 있는 사람일 수도 있는 것 같아요. 같이 있는 사람이야말로 진짜 원동력일 수도 있겠다는 점이 큰 배움이 되었습니다.


둘째로, 우리가 사는 시대와 나이가 변하면서 고개를 들듯이 찾아오는 변화도 있는데, 최근에 그런 것을 많이 느꼈어요. 우창님께서 옆에서 가장 잘 보셨듯이, 이 책읽삽을 했던 2년이 저에게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던 시간이었고, 우창님께도 마찬가지이잖아요. 아쉽고 안타까운 경험과, 또 정말 뿌듯하고 감사하고, 대학생 신분으로 ‘내가 이런 걸 해보다니’ 싶었던 특별한 경험도 많았어요. 그리고 여전히 뼈아프고 머리아픈 문제들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게 제가 성숙해진 것인지, 아니면 심리적으로 지금이 좀 더 편안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종교가 있는 신앙인으로서의 발언을 하자면, 저는 이런 시련들이야말로 ‘내가 지금 이것을 이겨낼 수 있는 상태에 있기 때문에 주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되게 자잘하게 챙겨야 하는 제 앞가림도 포함해서, ‘우용아 이제 슬슬 이건 네가 해야 할 정도로 나이가 찼어’ 라고 말씀을 하시면서 시련을 주시는 부분인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것들이 한꺼번에 확 몰려오면 또 얼마나 스트레스 받고 힘들어 할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어떻게든 해 봐야죠.


[우창]

조금 더 물어보고 싶은 것들이 있는데, 본인이 스스로 만들어내는 변화는 어쨌든 사전에 계획이 되었을 거고, 내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범주 내에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내가 있는 환경이 변화하면서, 혹은 내 나이가 변화하면서 찾아오는 변화들은 어떻게 보면 사후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변화에 가깝다고 생각을 합니다. 스스로 그런 변화에는 흔들리는 편 이기도 하고요. 그 변화에 대해서 ‘내가 어떻게 적응해야 하지?’, 내지는 ‘나는 이런 변화 속에서도 어떻게 앞으로 나아가야 하지?’ 라는 고민을 하는 것 같은데, 그런 고민 속에서 선택을 내리는 본인의 기준이 있는지 궁금해요. ‘나는 내 삶에서 이게 가장 우선순위야’ 하는 것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그게 그 사람의 가치관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우용]

일단 첫 번째로 저는 정말 기준치를 많이 낮춘 것 같아요. 갑작스럽게 닥친 일이나 새롭게 하게 된 일을 처음부터 완벽하게 하면 그건 정말 운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되기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그동안 많은 책들을 읽으면서 특히 소설에서는 각 인물들이 각기 다른 갑작스러운 시련을 경험하게 되는데요, 정말 본질적으로 그것들이 다 다른 것인지 물어보면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요. 왜냐하면 소설의 인물들은 다 다른 시대, 공간의 사람들이기에 우가 따지고 보면 공감할 수 없어야 하는데, 그들의 사연에 우리가 공감했던 게 많잖아요. 결국 본질은 사람들이 경험하게 되는 시련이 다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삶에서 변화, 문제라는 것은 누구든 경험하게 되는 일인 것이고, 소설 속에서 그 주인공들조차 완벽한 해결책을 못 찾아낸 경우가 많았듯이 결국 어떤 부분은 정말 시간이 필요하고 또 보내줘야 하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런 것들을 인정하는 것도 또 하나의 해결책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가서, 또 제 질문을 드리자면, 이 책에서 희망과 절망, 그리고 낙관주의와 비관주의의 아주 얇은 경계를 보는 것 같았어요. 책에는 동생 나오지와 주인공 가즈코가 있는데, 이 둘의 이야기가 성경 속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 혹은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 나오는 형제와 비슷하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같은 현상을 바라보는 데 있어서 아주 희미한 차이로 희망을 품는 사람과 회의를 품는 사람이 엇갈리게 되고, 인물들이 약간의 논쟁을 벌이는 것을 볼 수 있어요. 이 책에서는 가즈코와 나오지가 겉으로 직접 싸우지는 않지만 서로 다른 방향을 추구하고, 그걸 상대방에게 알리는 과정이 조용한 논쟁처럼 보이기도 했거든요. 


이것이 인상 깊은 이유는, 결국에는 우리가 실제로 우리와 다른 관점을 갖는 사람들을 만나기 때문도 있지만, 우리 모두는 각자 자신 안에 카인과 아벨, 나오지와 가즈코, 희망과 절망을 모두 안고 살아가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 둘이 우리 머릿속에서 치열하게 논쟁을 벌이기도 하고요. 회의주의적인 나오지의 말이 맞는 부분들도 있지만, 나오지의 말 그대로 똑같이 살아가는 것이 우리에게 바람직하지도 않고 책읽삽을 하는 우리가 기록으로 남기려는 메시지도 아니었어요. 그래서 우창님께서 경험을 하고, 생각하시기에 어떤 케케묵은 무력감이나 혹은 갑작스러운 깊은 좌절감에서 스스로를 다시 끌어올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우창] 

이 질문의 대답은 크게 두 파트로 나눠질 것 같아요. 우선 제가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나오지와 가즈코의 차이에 대해 간단하게 이야기를 하고, 그 다음 제가 생각하는 좌절감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서 말을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우용님께서 사용하셨던 ‘낙관주의와 비관주의의 얇은 경계’라는 표현이 마음에 들었어요. 말씀하셨던 것처럼 살아가면서 낙관주의와 비관주의의 면면을 모두 동시에 품고있다는 점에 깊이 동감을 하기 때문이에요. 


책 내용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전쟁 이전의 질서에서 나오지와 가즈코는 모두 귀족 집안의 자제들입니다. 그들은 평온하고 온실 속 화초처럼 자란 인물이에요. 둘은 스스로 노동을 하는 방법도, 혹은 해야 할 필요도 느끼지 못하고 살았죠. 하지만 전쟁 이후에는 더 이상 그들을 귀족으로 인정해 주는 사람도 없고, 사회적 안전망도 사라지고, 내가 스스로 땀 흘려 일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큰 변화를 마주하게 됩니다. 나오지와 가즈코가 맞닥뜨린 상황은 모두 동일합니다. 그들 모두 본인들의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변화를 겪으면서 당황했을 것이고, 방황했을거에요. 하지만, 변화를 대하는 둘의 방식에서 큰 차이가 보입니다.


나오지의 생각은 뭔가 경제적으로는 몰락한 귀족이지만 본질적으로 자신은 서민들과 다르다라는 생각이 기저에 깔려 있었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나오지 스스로 귀족의 신분이나 어떤 지위를 지킬 수 있었던 실력은 없었고, 예술을 되게 동경하는 척하지만 술과 마약에 의지하는 사람이 되고 말잖아요. 나오지는 결국에 제가 보기에는 새로운 질서 그러니까 뭐 노동을 통한 생존 이런 걸 거부한 채 그냥 죽음으로써 귀족의 고귀함을 지키려고 한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반면 가즈코는 자기 집안이 몰락한 것을 인정하고 새로운 질서에 맞춰서 노동으로써 생계를 유지하려고 하는 인물로 비춰져 보였어요. 그리고 ‘사랑’ 이라는 그녀의 삶의 기준을 정립하고 꿋꿋하게 살아나가는 거죠. 사회적으로 도덕의 잣대를 들이밀고 보았을 때 그녀의 사랑이 불륜이고, 부도덕한 일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어쨌든 그것은 그녀의 생존을 위한 발버둥이었고, 어떻게든 생존하기 위해 분투했던 사람처럼 보였어요. 


여기까지가 책 이야기였고, 제 경험에 의해 스스로 터득한 무기력에서 벗어나는 법은 세 단계의 과정이 있는 것 같아요. 첫째는 나의 삶의 기준, 혹은 내가 욕망하는 바가 무엇인지 솔직하게 탐구하는 시간이 필요하고요, 둘째는 뻔뻔해지는 겁니다. 그리고 셋째는 그 뻔뻔한 생각을 한 번 하고 멈추는 것이 아니라 짧게, 조금씩, 주기적으로 반복하는 겁니다. 


하나씩 천천히 설명을 하자면, 저는 기준을 세우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다른 말로 풀자면 가치관을 정립하는 일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내가 정말로 뭘 원하는지 내 욕망에 솔직해져 보은 일이기도 한 것 같아요. 내가 지금 뭐 때문에 힘들고, 아니면 어떤 사람 때문에 힘든데 ‘내가 이 일을 왜 하고 있어야 하지?’, ‘내가 이 사람과 어떤 관계를 유지하려고 하는 것이고, 그 관계 속에서 내가 원하는 바는 뭐지?’ 라는 것들을 가만히 앉아서 생각하다보면 그 자체만으로도 조금 명확해지는 게 있는 것 같아요.


그러고 나서는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 아니면 내가 서 있는 위치, 혹은 나의 생각 등에 대해서 일종의 정신 승리를 하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이 정도는 나쁘지 않은데?’ 라든지 ‘이 정도면 뭐 처음 시작하는 것 치고는 나쁘지 않지.’ 라든지, 아니면 ‘뭐 다른 사람이 얼마나 많은 성취를 했고,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고 내 거에 대해서 뭐라고 하든 나는 그런 거 신경 쓰지 않아!’ 라는 이렇게 근거 없는 자신감들을 불러일으키는 게 억지로라도 필요하다고 생각을 해요. 이것을 내뱉지는 않더라도, 혼자 속으로 되뇌이거나 생각을 하는 편인 것 같아요. 그리고 ‘나는 누가 뭐라고 했든 나의 기준과 나의 목표가 있고, 그게 아무리 작은것이더라도 그것을 이루는 과정에서 하는 나의 선택들은 적어도 나에게는 정당한거야’ 하는 최면을 거는 편입니다. 


저는 이 책에서도 비슷한 문구가 있었던 것 같아요. 164페이지에,


“불쾌하신가요? 불쾌하셔도 어쩔 수 없습니다. 이것이 버려지고 잊혀져 가는 여자가 유일하게 부리는 심술이라 여겨 꼭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이 문장은 물론 타인에게 어떤 이해나 행동을 요구하는 말이기는 하지만요. 저는 어쨌든 스스로 생각에 뻔뻔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내가 무기력하고 앞이 보이지 않을 때에는 나부터 먼저 스스로 정신승리를 하고, 다시 일어날 힘을 내 안에서부터 찾아야 한다고 믿어요. 적어도 저에게는 타인의 위로가 원동력이 되는 것은 그 다음 일이더라고요. 그러니까 내가 스스로 내 안에서부터 힘을 찾아 일어난 다음에야 남들이 위로해 주는 말이 그제서야 들리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이러한 생각을 하루에 10분이든, 5분이든 짧게 하고 그것을 반복하는 게 효과가 좋았던 것 같아요. 왜 그렇냐면, 무기력하고 절망스러운 생각에 빠져있으면, 그 시기에는 그런 생각들이 하루종일 반복된단 말이에요.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게 되고요. 그런데 그 와중에 뻔뻔한 정신승리를 길게 하는 게 쉽지가 않아요. 그래서 하루가 끝나고 자기 전에 한 5분 정도, ‘나는 잘 할 수 있다’ 아니면 ‘뭐 나쁘지 않은데?’ 이런 생각을 짧게 하고, 그것을 한 3일 뒤에 반복을 한다든지, 일 주일 뒤에 반복을 한다든지 하면 긍정적인 생각의 비중이 조금씩 늘어나게 되고, 결국에는 그것이 저를 끌어올려주는 일이 되는 것 같아요.


정리하자면 제 경우에는 스스로 어쩔 줄 모르는 좌절감에 휩싸인다면 제 기준과 목표를 다시 정비하고 하루에 조금씩 조금씩 더 뻔뻔해지는 과정을 통해서 회복을 하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우용]

그러니까 요약을 하자면,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을 하고 그 다음에 그걸 할 수 있는 근거를 딱히 논리적인 수준으로 찾지 않고 일단은 그 믿음을 먼저 가지는 게 더 중요하다는 얘기로 들리는 것 같아요.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그리고 또 하나만 덧붙이자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어디까지인지 검소하게 인정하는 것도 되게 도움이 되는 것 같더라고요.


저는 보통 하루를 시작할 때 그런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내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뻔뻔함을 갖고, 그 다음에 그 중에 할 수 있는 것들과 지금 당장 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 분류를 해 놓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 다음에 하루가 끝날 때쯤이 돼서야 어떤 무력감이 다가와도 그때는 조금 무력감을 느껴도 된다 하는 시간을 갖는 것 같아요.


[우창] 

하루의 시작과 끝에 그런 뻔뻔함을 가지는 건 좀 좋은 것 같네요. 참 좋은 질문이었던 것 같아요. 요즘에 저의 고민과도 좀 맞닿아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요.


이제 다음은 책에서 조금 벗어나서 이 책읽삽이라는 프로젝트의 시즌 1을 갈무리하는 질문들을 해 보고 싶어요. 우리 둘이 서로에게 비슷한 질문을 던졌던 것 같아서 조금 웃기기도 했어요. 저는 이 질문을 준비하면서 23년도에 우용님의 책읽삽 제의 전화를 받았던 날이 생각이 났어요. 소파에 누워있었던 것 같은데 ㅎㅎ. 그때도 분명 둘 다 고민이 많았던 시기였던 것 같고, 책을 읽는 행위 자체뿐 아니라 그 내용을 서로 나누는 것이 우리에게도 치유의 과정이 될 것으로 믿었기 때문에 이것을 시작하고, 지속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 다음에 이것을 글로써 우리의 대화를 포스팅하면서 꽤나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대화를 읽어주었고, 다양한 방식으로 제게 ‘너네들의 대화가 나에게도 위로가 되고, 도움이 되었어’ 하고 말해주었던 것을 보아, 우리가 타인에게 조금이나마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해요. 


말이 길었지만, 그래서 우용님에게 이제까지의 책읽삽은 어떤 의미였고, 이걸 하면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물어보고 싶습니다.


[우용]

순간 순간을 먼저 생각을 하면, 공간이 달라졌었어요. 처음 시작을 했을 때에는 저의 일산 본가에서 첫 세션을 했었고, 중간에 제가 자취를 하면서 선유도 부근에서 저희가 몇 번 했었고, 그리고 지금은 제가 운전을 하고 다니면서 이제 우창님 집 근처에서 하고 있단 말이에요. 그래서 공간이 변화하고, 우리의 모습 자체가 조금 달라진 느낌은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우리가 나눴던 대화들은, 결국에는 매 세션마다 둘이 하고자 했던 이야기는 결이 비슷했던 거서 같아요. 1회차부터 5회차까지 책이 달라졌을 뿐이죠. 우리가 그동안 읽은 책들은 시한부 판정을 받았던 음악가의 죽음을 앞둔 후기도 있었고, 다른 시대와 공간을 무대로 하지만 우리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인물들에 대한 소설도 있었어요. 그리고 무겁고 가벼운 주제, 밝고 어두운 주제가 늘 한 군데에 겹쳐 있었던 것 같아요. 상황이 무겁고 어두운 경우가 많았고, 우리가 그 속에서 최대한 밝은 메시지를 찾으려고 많이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어떤 상황이나 주제일수록, 그리고 그런 감정일수록 그것을 언어로 표현하고, 함께 토론하기 어려웠던 것 같아요. 그리고 안 좋은 상황일수록 그것을 극복할 만한 희망적인 메시지와 근거를 찾는 것은 정말 어려웠고요.


이번에 [사양]을 읽으면서도, 이게 다자이 오사무의 가장 희망적인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내가 만약 이 소설 속 나오지를 만났을 때 그 친구의 극단적인 선택을 만류하고 설득할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그리고 대부분 그런 부정적인 메시지, 비관적인 관점은 근거가 있고 맞는 말 같다고도 생각을 해요. 그런 책들을 많이 보면서, 그리고 그런 것들 것 대해서 우리가 토론을 하면서 결국에 제가 생각했던 책읽삽의 메시지를 한 줄로 요약하자면, “네 말이 맞음에도 불구하고” 라는 메시지였어요. 


다섯 권의 책을 읽는 동안 어두운 것들을 마구마구 들춰내면서 희망적인 것들을 찾아보려고도 했고, 희망적인 근거와 말들을 이야기할 때에도 또 한편에는 어떤 논리의 빈틈이나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충분하게 기운을 주고 설득할 수 없던 부분도 있었던 것 같아요. 예를 들어, 태어날 때부터 엄청 불운하고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 ‘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력해야 해’ 하고 말을 할 수는 없는거잖아요. 특히 시한부 판정을 받은 류이치 사카모토의 책을 읽을 때에는 그 상황에서 어떤 희망을 가져야 할 지도 감이 잡히지 않았어요. 비슷하게 암울한 상황들이 다른 책에서도 펼쳐졌고, 우리도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름대로 어려웠던 순간들도 있었어요. 


결국 제가 그 책들을 다 읽으면서 가장 큰 지혜라고 한다면, “네 말이 맞음에도 불구하고”인 것 같아요. 이 메시지를 ‘너의 희망적인 말이 다 맞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어두운 대로, 내 방식대로 회의주의적으로 살래’ 라고 사용할지, ‘너의 어둡고 회의적인 말이 다 다실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희망적인 편에 서고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살아갈래’라고 사용할지는 본인이 결정해야 하는 문제인 것 같아요. 저는 그것들이 어떤 논리적인 근거만으로는 설명될 수 없다는 것을 2년동안 책읽삽을 하면서 배운 것 같아요.


그래서 희망과 절망이라는 표현이 되게 함축적이고 좀 와닿지 않을 수 있는데, 결국 되게 비슷한 결로 ‘이걸 상황 탓을 하고 살래? 아니면 그냥 내 책임인 걸로 생각하고 내 최선을 다하면서 살래?’ 라고 하는 질문도 같은 범주 안에 포함이 되는 문제인 것 같아요. 책읽삽을 하면서 열차는 언젠가 떠난다는 걸 배웠고, 열차가 진짜 떠나가 버릴 때도 있었고, 결국에는 ‘내가 탈지 말지는 떠나기 전에 내가 결정을 해야 된다’라는 거를 많이 배운 것 같아요.


[우용]

오우 나 대답 좀 잘한 것 같은데 ㅎㅎ


[우창]

방금 그 문장이 없었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ㅎㅎ


[우창]

어쨌든 인생을 배우셨네요. 저도 책읽삽을 통해 생각하지 못했던 열매들을 많이 얻었다고 생각이 들어요. 사실 우리가 첫날부터 그런 깨달음을 목적으로 이걸 시작한 것은 아니었잖아요. 서로 바빠서 가장 친한 친구임에도 얼굴 볼 시간도 많이 없었고, 서로 도피를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서 시작했던 것이었는데, 그런 목적도 달성했을 뿐더러 이런 지혜나 깨달음을 책을 읽으면서, 책과 관련된 대화를 하면서 얻었던 것 같아요. 저도 말씀하셨던 모든 것들에 공감을 합니다. “네 말이 맞음에도 불구하고” 이게 참 좋은 문장인 것 같아요.


[우용]

저도 같은 질문을 이제 우창님한테 드리면서 오늘 이렇게 시즌 1을 마무리하고 싶은데요, 우창님은 책읽삽 초기와 지금이 어떻게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달라졌는지, 그리고 또 앞으로는 어떤 변화가 다가왔으면 좋겠는지 말씀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우창] 

저도 우리가 이제 다섯 권의 책을 지나오면서 서로가 각자 더 안정되었다고 느껴요. 구체적으로 어떤 안정인지는 말로 설명하지는 못하겠지만, 책을 펴고 마주 앉아서 이야기를 하는 과정도 더 매끄러워졌던 것 같고 그 자체가 편안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그런 의문도 조금 드는 것이, ‘책읽삽을 처음 시작할 때 우리가 감당하기 어려웠던 환경들이 드라마틱하게 변했거나, 마음 속에 가지고 있던 문제들이 말끔하게 해소되었기 때문에 우리가 편해진걸까?’ 하는 의문이 있어요. 그때의 고민이 조금 옅어졌을 수는 있어도, 지금은 우리가 또 지금의 문제와 새로운 환경이 주변에 있고 그런 것들이 새로운 고민이 되기도 하고, 새로운 아픔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는 우리가 고통에서 해방되었기 때문에 편안해진 것은 아닌 것 같아요.


다만, 제가 가장 크게 배운 것은 고통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웠고, 그 고통을 잠시 잊는 법을 배웠고, 그리고 그렇게 고통을 잠시 잊어버리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 같아요. 사실 저는 책읽삽을 하기 전까지는 ‘그냥 인생은 원래 고통스러운 거고, 재미없는 거고, 나보다 힘든 사람들과 나만큼 힘든 사람들도 다 각자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할 일 하고 하니까 나도 그렇게 살아야 해’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저는 책읽삽을 하면서 가장 친한 친구와 책을 통해 대화하고 쉬는 법을 배운 게 가장 큰 소득이고, 동시에 가장 크게 변화한 지점이기도 해요. 


저는 책이 앞으로도 제가 현실에서 받았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수단이었으면 좋겠고, 저는 앞으로 맞이하는 인생의 새로운 페이즈에서는 더 단단하고 책임감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런 와중에도 책이나 영화를 통해 휴식과 위트를 겸비하나 사람이 되고 싶어요. 한 문장으로 설명을 하자면, 저는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여러 방면에서. 그 시작이 딱 이 프로젝트였던 것 같고, 저는 이 2년이 정말 좋은 기억을 남아있을 것 같아요. 우리가 몇 살이 되든지 언제나 꺼내어 볼 수 있는 시간이지 않나 싶어요. 


그리고 이것을 다른 친구, 다른 사람과 하는 건 상상이 안 되네요. 다른 형태의 독서 모임을 할 수는 있어도 “책 읽고 삽시다” 라는 굉장히 아이코닉한 컨텐츠는 우리 둘의 시그니처 메뉴 같은 느낌이라서.. 아무튼 저는 그런 것들이 참 값진 소득이었어요. 뭔가 책읽삽을 인문학적인 소양을 키우기 위한 행위로 절대 퉁쳐서 이야기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이런 안정감과 편안함은 다른 것에서는 절대로 찾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도 들고요. 그런 측면에서 둘 다 타이밍이 되게 좋았네요.


감사합니다. 같이 하자고 해 주셔서 감사하고, 끝까지 얼레벌레 이렇게 다섯 권이나 함께 책을 읽을 수 있어서 감사하고, 정말 즐거웠습니다.


[우용] 

저야말로 저야 말로 되게 감사한 일인 것 같아요. 제가 힘들었기 때문에 이걸 시작을 했었던 건데, 힘든 것들을 잘 지나갈 수 있었고, ‘앞으로 힘든 일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라는 질문에도 더 자신감을 얻었다는 측면에서 감기약과 백신을 동시에 맞은 느낌이 드는 것 같아요. 우리의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나눌 수 있는 독서모임이었다는 측면에서 정말로 인문학적인 세션과는 또 다른 결인 것 같고, 우리가 사는 이야기와 책에서의 이야기를 같이 버무릴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우창] 

그래서, 제가 마무리를 하기 전에 준비한 선물이 하나 있는데요 ㅎㅎ


[우용]

혹시 안에 다이아가 들어 있나요?


[우창] 

다이아보다 더 값진 것이 들어 있습니다. 한번 열어보시죠. 제가 만들었거든요. 예쁘죠? 뭔가 기념을 하고 싶었는데 어떤 걸 할까 생각을 하다가, 우리가 읽었던 책 표지들이 다 예쁘더라고요. 그래서 책 이미지를 조금씩 잘라서 PPT로 만든 다음에 키링을 제작해 주는 업체가 있어서 시안을 드리고 이렇게 해 달라고 했죠. 우리 책읽삽을 기념할 수 있는 호크룩스를 만들고 싶었는데, 다른 기성품으로는 대체할 수 없는 그런 의미가 있다고 저는 생각을 해서..



브런치 글 이미지 1


그리고 이렇게 하비 스펙터의 말도 있습니다. 원래는 책장 디자인으로 하고 싶었는데, 그 정도의 실력은 안 돼서 못 했고, 얘를 이렇게 그냥 책상이든 어디든 세워둘 수 있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하하.


[우용]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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