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하게 들리는 어떤 소리에 눈길을 돌렸습니다.
꿀벌 한 마리가 길을 잘못들어 탈출구를 찾기 위해 열심히 헤매고 있는 중이었고
그 소리는 날개와 유리가 부딪히며 내는 마찰음이었습니다.
유리 밖에는
건강한 초록빛 잎사귀들과 알록달록한 꽃들이 햇빛의 조명을 받아 고유의 자태를 뽐내고 있었습니다.
『저 곳이야말로 꿀벌이 마땅히 자리잡아야하는 곳인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투명한 유리 벽에 계속해서 콧잔등을 부비는 벌을 보고 있자니
알고 있으면서도 반복적으로 시도하는 것인지
아니면, 아무것도 모르는 순수함에서 나오는 자연스런 행동인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러면서도 마지막에는 힘이 다해 맥없이 `툭`하고 죽음을 맞이하는 벌의 모습도 떠올랐습니다.
짜여진 각본처럼 그 과정을 겪고 있는 벌을 생각하며
내 시선은
꿀벌에서
유리 밖의 아름답고 자유로운 경치로
그리고 다시 꿀벌로
마지막으로는 유리창에 비친 유리 안의 저의 모습으로 옮겨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