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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간수집가 Aug 22. 2024

나만의 빈티지 컬러

빈티지 베이지의 매력 

은은한 뉴트럴 컬러(Neutral Color)를 좋아한다. 말그대로 강한 색조나 채도가 없어 중립적이라, 어디에나 조화롭고 튀지 않는다. 나는 좀 흐리멍텅한 구석이 있어서 나와도 닮아있다고 생각했는지 거기에 편안함을 느꼈다. 


나의 컬러 팔레트

나를 나타내는 컬러 팔레트를 만들었을 때 도달한 결과물은 이러했다. 흐릿한 베이지 색들과 은은한 그린색, 따뜻한 브라운 색들까지, 이 색조합만으로도 나를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치 선명한 대신 모호함을 택한 이 색들처럼 따뜻하면서도 차가운 경계에 있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웜톤의 색조를 선호하지만, 그레이의 시원함도 놓칠 수 없다. 그래서 아이보리나 크림색같이 노란기가 있는 색보다는 베이지같이 그레이가 섞인 색을 좋아한다. 진한 와인처럼 고급스러운 버건디도 좋아하지만 내게는 너무 무겁다. 올리브 그린이나 다크 그린도 좋아하지만, 차갑게도 따뜻하게도 갈 수 있는 중립적인 세이지 그린이 가장 좋다. 


나만의 빈티지 컬러를 찾아가는 여정



빈티지 컬러를 찾고 싶다면 오래된 시간의 흔적에서 영감을 더듬어가면 된다. 중세 시대의 중후한 컬러나 로코코 시대의 파스텔 컬러, 혹은 미드 센추리 모던 시대의 비비드한 색감들처럼 말이다. 나의 경우, 왕조 시대보다는 오래된 시골집이나 자연, 음식 소재처럼 일상적인 것으로부터 빈티지 컬러를 찾았다. 


하나씩 떠올려보자. 흙에서 온 황토색이나 암갈색은 너무 우울하고, 석재에서 온 회색이나 모노톤은 너무 차갑다. 크림색이나 버터색은 너무 활기차고, 초콜릿이나 카라멜의 색깔은 너무 깊다. 자연스럽게 도달한 것은 역시 베이지다.  오래된 시골집의 퇴색한 벽지나 낡은 나무 가구, 세월의 흐름에 변색된 책장 속 책들. 그런 것들 속에서 나는 빈티지 베이지를 발견했다. 빛바랜 베이지 색은 따뜻한 흙빛부터 햇빛에 그을린 석고처럼도 보인다가볍게도 무겁게도 표현할 있는 빈티지 베이지는 오래된 질감까지 고요하게 담고있었다. 



빈티지 베이지가 담긴 나의 공간


빈티지 베이지는 침실부터 주방까지 일상적인 공간에도 차분한 배경이 되어준다. 연한 베이지 톤으로 미장한 벽은 아침 햇살이 비출 때는 은은하게 빛나고, 노을이 질 때는 따뜻하게 빛난다. 브라운과 만나면 부드러운한 온기를 골드와 만나면 분위기를 고양시키며 안정된 톤을 잡아준다. 나무 가구들와 골드의 캔들홀더 온도를 변주하며 공간의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다. 이 색은 나의 흐릿함을 감싸안고, 그 안에서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나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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