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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간수집가 Feb 27. 2022

볕이 들어 동화 같은 서재

취향의 보관창고

가장 볕이 잘 드는 공간

서재는 주방과 함께 우리 집에서 가장 볕이 잘 드는 공간이다. 커튼을 달까도 여러 번 생각해봤는데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을 굳이 가리고 싶지 않더라. 식물을 많이 두고 작은 온실처럼 빛을 활용하기로 했다. 서재도 벽지를 모두 뜯어내고 콘크리트를 노출시켰는데 천장틀은 보수도 하고 창틀이 좀 지저분해서 창틀에는 목재로 틀을 만들었다. 서재는 아침 볕이 들 때 가장 화사한 공간이다.





내손으로 짜는 시스템 수납장

전셋집이라 얼마나 살지도 모르는 입장에서 시스템 수납을 짜기에는 뭔가 아까워서 셀프 수납장을 만들기로 했다. 방 크기에 맞춰 자른 목재와 시멘트 블록만 있으면 이것들을 쌓아 수납장을 만들 수 있다. 사실 이 방법은 내가 일본에서 혼자 살 때부터 쓰던 것이다. 이사를 많이 하다 터득한 것.  손쉽게 방 사이즈에 맞춰 제작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다목적 서재

사실 이 방의 이름은 계속 바뀌었다. 처음에는 책과 나의 작업물을 두고 작업실로 쓰려고 했는데 데스크를 두어도 이 방까지 와서 작업을 잘 안 하게 되더라. 책도 거실이나 침실 소파에서 읽는 게 더 좋았고. 게다가 그다지 크지 않은 주방 때문에 주방용품을 수납할 곳도 필요했고, 문구류나 카메라, 제가 모은 빈티지 수집품들도 진열해야 했다. 그래서 데스크를 치워버리고 수납장을 더 올려 ㄷ자 모양의 수납장을 만들었다. 서재에서는 가볍게 앉아서 책을 고를 정도만 되면 괜찮다고 생각해서 의자만 하나 두었다. 이제는 책을 간단하게 보거나 진열해 놓은 물건을 찾으러 가는 목적이 큰 것 같다.




책을 분류하는 법

책은 장르별로 분류해놓는다. 전공서, 여행서, 소설, 인문서, 만화책, 서류 등으로. 책을 분류할 때 색깔별이나 크기별로 정하기도 한다는데 그건 소량의 책만 가지고 있다거나 아니면 하나의 장르가 아주 방대한 양일 때만 가능한 것 같다. 우리처럼 다양한 장르의 책을 적정량으로 가지고 있다면 장르별로 분류하는 게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찾기도 쉽고 취향도 한눈에 알 수 있다. 보유하고 있는 책들도 장르별로 양이 서로 다른데 양이 많은 건 한 칸이나 두 칸을 다 쓰기도 하고. 양이 적은 건 수직과 수평으로 골고루 진열해두고 남은 공간은 식물을 두거나 수집품들을 적절히 올려두었다. 하나의 장르도 더 파고들어 진열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소설은 처음에는 대륙으로 나누고 그다음에는 나라, 그리고 작가별로 나눈다.





소품샵처럼 빈티지 수집품 진열하기

다른 공간들에서도 보이 듯 우리 집에는 빈티지가 많다. 각자의 공간에 맞게 적절히 빈티지 아이템들을 두고 있는데 서재에는 빈티지 찻잔이나 빈티지 소품들을 진열해 놓는다. 적절한 공간을 찾아 분위기에 어울리는 아이템들끼리 모아 아기자기하게 소품샵처럼 꾸며본다. 하나하나 소중하게 다뤄준다. 


앤틱 찻잔도 좋아하지만 아담한 사이즈의 에스프레소 잔도 모으는 재미가 있다. 가짓수가 많은데 한 곳에 모아두지 않고 곳곳에 콘셉트를 나눠서 진열해둔다.


디즈니나 코카콜라같이 아메리칸 빈티지 스타일도 좋아한다. 해리포터도 워낙 좋아해서 나의 동심을 모으는 코너를 두었다. 


액자나 예술서, 빈티지 엽서들도 여기저기 진열해둔다. 르누아르의 그림이 그려진 빈티지 물병은 지금은 뚜껑이 열리지 않아 사용할 수 없는 아이템이지만 너무 예뻐서 오브제로 두고 있다. 유럽에서 온 작은 빈티지 액자들도 벽 한쪽에 모아두었다.



그릇 수납장

주방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평소에 잘 쓰는 식기들은 주방에 그렇지 않은 식기들을 서재 한쪽 코너에 보관한다. 믹서나 제빵기 같은 주방 도구들은 바닥에 두고 커피용품들이나 조리도구들도 코너를 만들어둔다. 손님들이 올 때나 특별한 날 꺼내 쓰는 그릇들도 적절히 배치해 둔다.


빈티지 그릇과 찻잔





서재는 저희의 성향이 모두 모여있는 수집품의 보관창고 같은 공간입니다. 멀리서 보면 통일성이 없어 보일지 몰라도 하나하나 취향이 묻어난 각별한 것들이라 볕이 들 때 들어가면 힐링되는 동화 같은 공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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