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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간수집가 Feb 23. 2022

취향을 모아놓은 드레스룸

워크인클로짓으로 드레스룸과 파우더룸을 한 번에

창 없는 옷방

드레스룸은 창문을 아예 가려버렸다. 옷은 햇빛을 받으면 변색이나 오염의 위험이 있으니까 사전에 차단해버렸다. 창문 쪽 벽을 나왕 합판으로 깔끔하게 덮고, 나머지 벽들은 벽지를 모두 뜯어내 콘크리트를 노출시켰다. 어두워진 방은 유에프오 같은 천장등보다는 스포트라이트 조명을 사용해 부분별로 밝혔다.




색깔별로 옷 나누기

나는 그다지 패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 옷을 잘 사지도 않고 가지고 있지도 않다. 매번 입는 옷만 입고 비슷한 옷만 사기도 하고. 20대 때는 일주일 내내 옷을 바꿔 입어 가며 패션쇼를 할 정도였는데 지금은 뭔가 그런 의식이 사라진 것 같다. 사진에는 옷이 많아 보일 수도 있는데 대부분 남편 옷이다. 나는 가끔 특정한 이벤트가 있을 때는 그때의 TPO(Time Place Occasion)에 맞게 맞춰 입지만 평소에는 정말 편한 옷만 간결하게 입는다.


옷이 별로 없다 보니 어디에 뭐가 있는지도 다 알아서 굳이 옷의 종류나 소재별로 나눌 필요 없이 색깔별로 구분해서 걸어놓았다. 이상한 강박증 같은 게 있어서 색깔별로 걸어놓으니 일단 눈이 편하더라.  그리고 나는 내 눈에 보여야 입게 되는 타입인데 옷을 접어서 보관하면 그걸 아예 안 입게 되더라. 옷이 행방불명되지 않도록 적절한 수량의 옷으로 옷걸이에 걸어두기만 한다. 일 년에 두 번 봄여름, 가을겨울에만 옷을 바꿔서 걸어놓고 나머지는 행어 밑 수납장에 보관한다.




워크인클로짓

드레스룸은 워낙 작은 규모의 방이었기 때문에 방안에 옷장을 둔다는 생각보다는 방 전체를 하나의 옷장으로 보는 워크인클로짓(Walk in Closet)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전셋집이라 얼마나 살지도 모르는 입장에서 시스템 수납을 짜기에는 돈이 아깝더라. 그래서 직접 구매한 목재로 찬넬 수납을 설치해 가방이나 모자 같은 패션 아이템들을 올려놨고, 이동식 행어를 설치해 옷을 걸었다. 언제든지 조립하고 해체해서 들고 다닐 수 있으니까.


속옷이나 양말은 빈티지 서랍장에 넣어서 보관하고 있고, 서랍장 위에 주얼리 박스들을 모아두었다. 전신 거울은 침실과는 달리 얌전한 디자인으로 두었다. 이방에는 이 정도 사이즈가 더 잘 어울릴 것 같았거든. 전신 거울 옆에는 단독 행어를 두고 다음날 입을 옷을 미리 걸어둔다. 그 아래에는 단출한 화장대를 두었다.




에코백 수납법

보기 싫은 미운 제품들은 전부 에코백에 넣어서 나왕 합판 벽에 걸어두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나도 에코백이 너무 많은데 이걸 버리기도 아깝고 모으기도 처치곤란인 것도 많았다. 그래서 에코백에 잡동사니들을 종류별로 넣어서 보관했다. 네일 제품만 담아두거나 미용가전들을 담아 보관하거나 가끔 사용하는 것들을 넣어서 보관한다. 보기에도 깔끔하고 좋았다.



단출한 화장대

메이크업을 즐겨했던 적도 있었는데 이제는 나한테 화장이라는 유행이 지나버린 것 같다. 전신 거울 옆에 나와 남편의 스킨케어나 바디케어 제품을 작은 접시 위에 올려놓고 사용하고 있다. 메이크업 제품들은 메이크업 박스에 넣어두고 가끔씩 사용한다. 이제는 메이크업 제품들이 작은 메이크업 박스에 다 들어갈 정도로 단출하게 소유하고 있다. 화장대랄 것도 파우더 룸이랄 것도 없이 이렇게 사용하고 있다.




빈티지 주얼리 컬렉션

패션과 메이크업에는 흥미가 없는 나지만 빈티지 주얼리에는 진심이다. 귀걸이부터, 목걸이, 팔찌까지 다양하게 수집하고 있다. 물론 주얼리 박스들도 모두 빈티지. 수집한 빈티지 주얼리들은 눈으로 보기만 하는 아이템들도 있고, 직접 고쳐서 착용하는 아이템들도 있다. 모두가 사연이 있는 나의 소중한 컬렉션이다.


목걸이와 팔찌도 수납되는 빈티지 주얼리 박스


시계와 반지를 수납하는 주얼리 박스


카메오 아이템과 러블리한 아이템들이 들어있는 빈티지 주얼리 박스


모던한 귀걸이가 들어있는 빈티지 주얼리 박스



드레스룸은 철저히 실용적인 목적으로 만들었습니다. 옷을 보관하고 갈아입고, 몸을 치장하는 방으로요. 그래서  장식에는 크게 힘을 들이지 않고 어떻게 하면 기능적일 수 있을까를 생각한 것 같아요. 하지만 그 안에 저와 남편의 물건들로 채우면서 저희들의 취향이 묻어나는 공간이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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