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공간수집가 Oct 11. 2022

매력 없는 지역에서 워케이션 이용 지역 1위가 되기까지

일본의 야마나시 현의 지역 브랜딩

여러분들은 일본의 행정구역을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도쿄도? 오사카부? 홋카이도? 오키나와현? 일본에는 총 47개의 광역자치단체가 있습니다. 간단하게 말해 우리나라에 경상남도, 전라북도의 도(道)가 있는 것처럼 일본에도 가나가와현, 후쿠오카현처럼 현(県)이라는 지역명이 있는데요.


일본에서는 고약하게도 매년 <지역 매력도> 조사를 합니다. 일본 국민이 어떤 지역에 호감을 가지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데요.



야마나시 현을 아시나요?


지역 매력도 랭킹 상위에 랭크된 지역을 보면 홋카이도, 교토부, 오키나와현, 도쿄도 등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일본의 유명한 명소들입니다. 1위가 있다면 47위도 있겠죠?! 오늘 말하고 싶은 야마나시 현은 늘 30위 전후를 맴도는 매력 없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들은 야마나시현(山梨県)이라는 지역명을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일본에서 십수 년을 살면서 야마나시에 가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살던 도쿄와 가까운 곳임에도 불구하고 갈 일이 없었다고 해야 할까요. 저에게 있어서 야마나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 '포도' 였는데요. 일본에서 가장 포도 생산량이 높고, 와이너리도 많아서 자칭 일본의 나파밸리로 어필했었거든요. 다르게 말하자면 그냥 '농가'의 이미지였습니다.



워케이션이란?


워케이션(Workation)이란 워크(work) + 베케이션(vacation)의 합성어로 일도 하면서 휴가도 즐길 수 있는 근무형태를 말합니다. 한때 트렌드 키워드였던 '디지털 노매드'와도 비슷한 결일 수 있어요.


우리나라만큼 일본도 지역 활성화에 진심인데요. 인구 감소, 고령화 등의 이유로 지역 인구가 줄어듬에 따라 지자체의 대책이 시급해졌거든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일본 또한 리모트 워크가 활성화되고 워케이션이 크게 인기를 끌며 지역자치단체에서 워케이션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강하게 일어났습니다. 일본은 한국보다 워케이션에 대한 검색률이 3배나 많을 정도로 관심이 높은데요. 이것은 각 지역자치단체들이 '워케이션'으로 엄청나게 홍보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매력 없는 비호감 지역에서 워케이션 이용 지역 1위가 되기까지


출처 : https://news.tiiki.jp/articles/4738

전국 약 2만 명의 관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22년 2 거점 거주 또는 워케이션으로 이용하고 있는 지역 1위로 야마나시현이 뽑혔습니다. 전국에서 매력 없는 지역 중 하나인 야마나시가 어떻게 워케이션 이용 지역 1위가 될 수 있었을까요?


출처 : 야마나시현 워케이션 가이드 팸플릿


첫 번째. 지리적 이점

야마나시 현은 도쿄, 사이타마, 가나가와에 모두 붙어있는 관동지역입니다. 시골이긴 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차로 90분이면 도심으로 갈 수 있는 거리이기 때문에 시간적 부담이 적습니다.  일본의 경제를 움직이는 관동지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지만, 후지산이 보이는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는 이곳은 지리적으로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두 번째. 워킹 서비스에 필요한 설비 구축

아무리 쉬면서 일을 할 수 있다고 해도 인터넷이 느리거나 일할만한 환경이 구축되어 있지 않다면 워케이션 이용자를 모객 하기 힘듭니다. 야마나시 현에서는 이러한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환경'을 적극적으로 구축해나갔습니다.


세 번째. SDGs 의식한 워케이션 환경

야마나시 현은 SDGs(지속가능 발전목표)라는 '미래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으면서 오늘날의 필요도 충족시키는 미래지향적인 발전'이라는 UN 총회 목표에 맞춰 다양한 의식적인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낡은 일본의 민가를 재생한 코워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휠체어나 유니버설 서비스를 통한 무장애 환경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네 번째. 지역의 적극적인 유치 프로모션

'야마나시현 워케이션 가이드'라는 지역 자체 팸플릿을 구체적으로 만들어 배포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등 야마나시 현 자체에서 워케이션 유치에 적극적입니다.

모니터 투어, 즉 일단 한번 와서 워케이션 해보세요 서비스도 있어 워케이션 관련 대상자에는 금전적, 물질적 지원도 아끼지 않습니다. 이 모든 것을 지자체 담당부서에 전화만 하면 안내해줍니다.



야마나시 현의 궁극적인 목표


야마나시 현이 이렇게 워케이션에 적극적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관계 인구를 늘리는 것이라고 합니다. 관계 인구란, 쉽게 말하자면 교류 인구를 말하는 것인데요. 그러니까 야마나시 현에 살지 않아도 자주 들러주기만 해도 좋다는 것입니다. 거주, 통근, 통학뿐만 아니라 관광, 워케이션, 세컨드 하우스 등으로 지속적으로 방문하고 체류해주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계 인구를 늘리면 지역 활성화는 자연스럽게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죠.


소스

https://news.tiiki.jp/articles/4738

https://www.pref.yamanashi.jp/kankou-sgn/workation/documents/katsuyougaid.pdf



일본의 공간 디자인 / 플레이스 브랜딩에 관해 더 많이 알고싶은 분들께 ↓↓↓

https://brunch.co.kr/magazine/japanbranding


이전 05화 팝업스토어의 가능성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