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만 좋아도 이렇게 달라 보여요
3일 차, 기타큐슈를 떠나 벳푸로 가는 날이다.
기타큐슈에 별로 볼 게 없다고 생각해서 아침만 먹고 떠나기로 했다.
그래도 11시 기차라 시간이 조금 남아서 어제 못 본 고쿠라 성과 주변 마을을 산책하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근데 이게 웬걸.. 날이 쨍하니 어제와는 너무나도 다른 느낌이었다.
이곳은 일본에서도 예쁘기로 손꼽히는 고쿠라 성인데, 벚꽃이 조금 남아있어 행복했다. 지난 주만 해도 벚꽃이 만개했다는데, 내가 왔을 때는 져가고 있어서 사람은 없는데 벚꽃은 즐길 수 있어 아주 만족스러웠다.
고쿠라 성에는 입장료가 있다고 들었는데, 어디서 사는지도 모르겠고 들어갈 생각도 딱히 들지 않아서 그냥 주변에서 사진만 찍었다. 그래도 충분히 예쁜 성이었다. 한국의 궁궐도 충분히 예쁘지만 일본의 궁은 또 다른 느낌이 있다. 궐보다는 성의 느낌이 물씬 나는 높이에 색감도 더 밝은 톤이다. 양식은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주변 산책을 하다가 봤는데,
일본 어린이들이 담당 선생님들과 산책을 하는 것을 지켜봤다. 저렇게 아이 2~3명 당 1명의 선생님이 전담해 주시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며. 이것은 인프라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에는 부모가 아이를 낳으면 주는 지원금도 좋지만 이렇게 아이를 양육할 수 있는 양질의 기관도 있다는 것을 느꼈다. 아이들이 정말 행복해 보였기 때문에 더욱 그 생각을 깊게 했던 것 같다.
기타큐슈는 바다랑 가까운 도시다. 바닷물이 흘러들어와 도시를 가로지르는 강을 형성하고 있고, 이 강을 이어주는 다양한 테마의 다리들이 존재한다. 어떤 다리는 목조 건축물이고, 어떤 다리는 단단한 플라스틱의 질감, 어떤 다리는 강철로 만든 것처럼 생겼다. 다리 자체가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크지 않아서 그럴 수 있었던 것인지 모르지만 이렇게 다양한 테마의 다리가 있는 것은 내 입장에서는 좋은 볼거리였다.
이 날은 벳푸로 이동하는 날이었는데, 날이 너무 좋아서 본 게 너무 많았다. 벳푸에서도 의외로 너무 좋은 경험들을 해서, 쓸 말이 많으니 다음 글에서 이어가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