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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J May 08. 2024

11. 여행을 마치며 - 북규슈 기차여행

비가 떠나는 날 와서 다행이다.

후츠타보시를 타고, 릴레이 카모메로 갈아타서 후쿠오카로 돌아왔다. 

6박 7일 북규슈 기차여행에서 첫 날과 마지막 날만 후쿠오카에서 지내고 나머지 5일은 기차를 타고 북규슈를 돌아다녔다. 


마지막 날은 고등학교 친구가 후쿠오카에서 대학원을 다니고 있어서 이 친구네 집에서 잤다. 친구가 동네 술집에서 식사를 대접해서 사시마랑 정어리 튀김, 여러 종류의 술을 마시고 왔다. 역시 동네 술집은 혼여행으로 가기 쉽지가 않은데 친구가 있으니 수월하게 맛있는 것들을 주문해먹을 수 있었다.


특히 저 튀김이 압도적으로 맛있었다. 우리나라에도 정어리 튀김 저거 팔면 좋겠다. 진짜 맥주도둑이 따로없다. 아직도 생각남


이 날 저녁부터 비가 엄청내리더니 아침까지 계속 비가 내렸다. 날도 쌀쌀한데 일본 집이 난방이 잘 안되서 코감기를 달고 나왔다. 


점심 겸 해장으로 고기우동을 먹었는데, 후쿠오카에서 유명한 우엉튀김도 잔뜩 들어있었다. 우엉튀김이 은근히 흔한 것 같지만 이 곳에서밖에 먹지 않는다고 한다. 실제 먹어보면 정말 맛있고 주변 음식과 잘 어울린다.


쓸쓸하게도 가는 날에 비가 온다. 아주 많이 내리길래 기분이 좀 꿀꿀하긴 했다. 그래도 기차여행 기간 중에 4일이나 날씨가 쾌청했다. 그것만 해도 완전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차라리 이렇게 가는 날 비가 와주니까 고마울 따름이다.


기차여행 소회

이렇게 내 북규슈 기차여행이 끝났다. 첫날은 후쿠오카에 도착해서 쉬었고, 둘째날부터 여섯째 날까지 기차를 타고 돌아다녔다. 여섯째 날 저녁에 후쿠오카로 다시 돌아와서 마지막 날 점심먹고 비행기를 탔다. 즉, 후쿠오카는 그냥 비행기타러 온 곳이라 여기서는 단 하나의 쇼핑도 관광도 하지 않고 마무리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후쿠오카, 오사카, 도쿄 여행을 왜 가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너무 접근성이 좋아도 어딜가든 한국인이 있어 여행하는 느낌이 안난다. 그래서 나는 후쿠오카에 오자마자 소도시로 도망쳤다. 


그나마 항상 큰 도시로 가긴 했지만 후쿠오카에서 벗어나니 그래도 숨통이 트였다. 여행하는 느낌도 물씬 나고 좋았다. 이동할 때 기차로 보는 풍경들도 아주 좋았다. 일단 3층 이상 되는 건물을 찾기 힘들 정도로 시골 건물들은 조그맣다. 이건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기차멍 이라고 불러야하나. 기차타고 가면서 그냥 창밖을 보면서 멍때리고 있으면 기분이 아주 묘하고 좋다. 몸은 편하고 눈은 즐겁다고 해야하나. 내가 경험한 일본은 매우 정적이다. 그리고 그 정적인 일본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소도시 여행이고, 기차 여행을 통해 그 과정까지도 즐길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색다른 일본여행을 하고 싶다면 나는 기차여행을 추천한다. 다음엔 남규슈 기차여행 가야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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