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행과 역주행
어떤 일이든 타이밍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발매 당시 잘 들리지 않던 앨범이 나중에 차트로 다시 진입하거나
방영 당시 잘 보이지 않던 드라마가 알고리즘을 타고 다시 보이는 등
역주행을 하는 콘텐츠들이 심심치않게 보인다.
얼마 전 한 프로그램에 나온 윤하가 그래도 정주행으로 사랑받으면 좋지 않겠냐고 했다.
그러게. 나중에 다시 그 가치를 알아봐주는 것도 고맙지만 재깍 마음이 통하는 것도 좋을텐데.
만날 사람은 어떻게든 만나고 가까워질 사람은 돌고 돌아서라도 가까워진다.
특별한 계기로 친해진 사람과의 첫 만남을 떠올려보면,
정말 그 때가 아니었다면 우리가 만났을까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곤 한다.
그치만 우리의 결론은 늘, 언젠가 우리는 만났을 거야.
누군가의 앞에서 몸을 부풀릴 줄을 잘 모르는 탓에 간택 받기만을 기다리는 일은 지금은 맞지 않는 타이밍.
못한 것도 잘한 것처럼 해야할 판에, 잘한 것도 괜히 부끄러워 쭈뼛대고나면 내가 참 바보같다.
잘 보이지 않지만 또 건너갈 돌다리들이 수많이 놓여져있을 것을 상상하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지금은 아직 두드려볼 타이밍. 나도 같이 두드리는 중이라고 위안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