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전 생각정리하며 걷기
이사 온 후 몇 가지 출퇴근 옵션을 두고 테스트를 진행했다. 자차가 없는 뚜벅이로서 걷는 것을 원체 좋아했고 기상시간도 꽤 이른 편이라 30-40분 정도 걸어서 지하철역에 도착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물론 한여름 그리고 폭우, 폭설이 이어지는 날씨에는 집 근처로 오는 15분 간격의 마을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낫겠지만.
가장 가까운 역까지는 20분이 채 걸리지 않지만 뭔가 걷기에는 아쉬운 시간이라 한 역 거리를 더 걸어본다. 여유 있게 와도 35분이면 지하철 승강장에 다다른다. 과하지 않게 흐른 땀을 승강장 에어컨으로 식혀보며 건강하게 시작하는 하루에 감사한다.
걸어오는 동안 올려다본 하늘은 여전히 먹구름과 군데군데 새어 나오는 밝은 빛들이 어우러져 있고, 이내 한동안 집중해 오던 문제들에 대한 접근법들이 떠올랐다.
'대체로 흐린 하늘 주변으로 보이는 햇살에 주목하자'
때로는 문제의 중심에서 벗어난 배경에 눈을 돌리다 보면 정면돌파 만을 고집하고 특정한 몇 가지 해결책만 고심하던 방식에서 벗어날 수 있고 시도해보지 않은 것들에 대해 깊이 알아볼 필요도 감지하게 된다. 오랜 시간 골치 아프게 따라다닌 문제들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대자연을 통한 각성은 걷기의 큰 매력 중 하나이다.
4호선 동작역을 지날 무렵 한강 위 하늘은 꽤나 맑게 개었다.
고됨을 버티고 삶의 반복되는 저항을 거스르며 나다운 하루, 인생을 살기 위한 주도적인 시간을 보내고 있음에 나를 위한 조용한 박수를 보낸다. 한강 위로지하철이 지나듯, 어제보다 나아질 오늘의 시간을 당당히 건너가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