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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hnstory Jun 09. 2024

연봉 1억에 대한 심리적 장벽

더 높은 곳을 향하기 위한 출발점

 2008년, 은행원으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이십 대 후반.


당시부터 한동안 연봉 1억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 있었습니다. 리먼브라더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같은 굵직한 국제금융 이슈와 더불어 대내외적인 경기는 침체되었고 구직시장 역시 다르지 않았어요. 당시의 기억으로 75:1 정도의 경쟁률을 뚫고 은행에 들어갔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취업에 대한 비정상적 경쟁체제는 더욱 과열되었죠.


그래도 당시로는 낮지 않은 초봉에, 회사의 네임밸류에 의미부여를 했었습니다. 그리곤 한동안 허울 좋은 갑옷과도 같은 정장에 달린 배지 하나에 어깨를 으쓱하며 다녔어요. 보란 듯이 말이죠. 지금 생각해 봐도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닙니다. 졸업 후 근 1년간 취업을 못하다 삼수 끝에 은행에 합격을 했으니, 그 희망에 부푼 사회초년생의 맘이 어땠을까요? 초기 몇 년은 정말이지, 그간의 심적 육체적 수고에 대한 넘치는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직장에서의 연차가 쌓이고 머리가 커질수록 조금씩 담 너머의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상대적 불평등에 대한 불만이 쌓여갔죠. 그렇게도 감사하고 스스로의 자랑이었던 이곳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이 무렵 연봉 1억에 대한 얘기들이 검색포털에 자주 등장하며 직업별 연봉순위에 대한 내용도 눈에 띄었습니다. 전문직이 우세했고 대게가 금융권에 있는 포지션이 높은 연봉을 받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었어요. 매스컴에서는, 어려운 상황에서 은행권은 그들만의 성과급 잔치를 한다는 식의 기사다 자극적으로 보도되었습니다. 그때 이런 생각을 했어요.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쓰는 업무에 대한 절대적 시간과 수고와 마음고생에 비해 결코 많이 받는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는데, 연봉 1억은 그러면 대체 어떻게 해야 받을 수 있는 거지?'



이때의 연봉 1억의 벽은 정말 높았습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했어요.

저뿐만이 아니고 대부분 동기들의 반응도 그랬습니다. 그러면서 위축됐죠. 아이들이 커갈 무렵 간신히 연봉 1억을 넘기고 어느 순간 난 알차게 모은 퇴직금으로 아이들을 교육시키고 시집 장가보내야겠네,라는 생각을 했어요. 우울해졌습니다. 도무지 이게 맞는 계산이란 생각이 안 들었어요. 하루 24시간 중 4-5시간 잠을 자고, 오래 일한 때에는 새벽 6시경에 출근해서 다음날 새벽 1시에 퇴근하는 날도 부지기수였는데 이에 대한 보상을 셈하며 노동시간과 연봉을 절대적으로 연결시킬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나의 시간을 팔아 돈을 버는 급여소득자가 가장 높은 위험을 안고 있다는, 어느 책에서 읽은 문장이 떠올랐습니다. 그럼 난 무슨 일을 어느 정도의 강도로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해야 1억 원을 벌 수 있을까? 정답은 하나였습니다.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가장 높은 퀄리티로 수행하고, 가장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을 반복한다



'반복'이라는 시간의 요소가 루틴 한 업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지, 나의 경쟁력 있는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지가 핵심이었어요. 그리고 전 제가 원하는 곳으로 이직을 선택한 이후,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에 시간을 투자했고, 그것이 저의 단점을 완벽하게 희석시킬 수 있을 정도로 두각을 나타나려 노력했고, 그것이 누구든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님을 증명하기 시작했습니다. 고유성에 중점을 둔 저의 시간 활용은 나만이 낼 수 있는 결과를 만들어 내줬고 결국 오늘에 닿았습니다.


연봉 1억이라는 심리적 장벽은 내가 처해있는 상황의 프레임으로만 바라보던 시각이 만들어 낸 두려움 같은 것이었고, 그 안에서 나(1)와 직장의 환경(2)과 시간(3)에 대한 세 가지 관념을 정리하면서 허물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좀 더 빠르게 조직에서 성장하고 인정받으며 기쁜 마음으로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된 후로부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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