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ohnstory Jun 07. 2024

연봉 2억 월급쟁이 아빠의 당부

너희들 하고 싶은 것 해라

 부모가 적당히 알아서는 하기 어려운 이 말은, 늘 머릿속에 있는 생각과 현실세계에서의 기대감 사이에서 오늘도 밀당을 합니다.



지나 온 시간들이 늘 내가 원하는 범주에서 모든 것들이 이루어진 시간은 아니었지만, 환경에 부모의 뜻에 혹은 나 이외의 다른 존재에 의해 강요당했던 삶은 아니었습니다. 하나 아쉬운 것은, 어떤 선택이 옳은 것인지에 대한 고민의 시간들이 꽤 길었다는 것이고 만약 그 시간에 무언가를 시도하고 실행했더라면 지금 이룬 것들을 더 빠르게 달성하고 지금쯤은 또 다른 시도를 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점이었어요.

그래서 요즘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면 이런 질문을 자주 하게 됩니다.




너희들은 어떤 인생을 살고 싶니?




초등학생인 아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질문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저 질문이 앞으로 어떤 일을 하며 어떤 생활을 하고 싶은지와 관련된 질문이라는 것은 두 아이 모두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 답변의 농익음은 물론 기대하기 어렵지만요.

올해 들어 적게 읽고 많이 쓰자는 다짐을 했어요. 인풋보다 아웃풋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이었는데, 그러다 보니 아웃풋을 하기 전에 보다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었어요. 많은 책을 읽을 때는 생각의 시간보다 정보의 주입에 많은 비중을 두었고, 이것에 대한 정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곤 또 다른 책을 집어 들었고 그렇게 정말 미친 듯이 읽었습니다. 보통 매주 4-5권의 다른 분야의 병렬독서를 즐겼고 계속해서 뇌를 자극했어요. 그러다 보니 그 이후에 형성되는 나의 생각이 무엇인지 정리할 겨를 없이 인풋만 누적되어 갔습니다. 자기 계발서의 이야기들은 늘 귀감이 되고 동경하게 되는 스토리의 구성이라 한동안은 여운이 남았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책들에 의해 많이 잊혔어요. 문득 올해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계속 이렇게 남의 이야기만 듣다가는 정작 내 얘기 한편 제대로 쓰지 못하겠구나'




그렇게 <<퇴사한 은행원>> 연재를 고민하게 되었고 지난 시간들의 기록들을 하나둘 꺼내놓는 것이 부끄럽기도 때론 어렵기도 했지만 이 모든 과정과 결과가 결국 내가 선택한 인생의 시간이었다는 생각에 스스로를 대견하다 생각했습니다. 힘들었지만 버텨온 삶의 오늘이 좋았거든요. 제 자신을 사랑할 수 있고 아껴주며 더 옳은 길로 걸어갈 수 있도록 스스로를 다독이며 지나온 이 시간들은 그 어떤 자기 계발서의 성공스토리보다 값진 나만의 이야기였습니다.


그래서 두 아이에게 얘기해 줬어요. 가고 싶은 너희들의 길을 갔으면 좋겠다고요.

첫째는 꽤 오랫동안 그림을 그리고 그 과정을 보여주는 유튜버가 되고 싶다 하고, 둘째는 경찰이 되고 싶다 합니다. 아직 아이들에게는 '어떤 인생=어떤 직업'이라고 인지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그렇게 하고 싶은 것들을 하나 둘 천천히, 조금씩 이뤄가다 보면 교과서적인 성공스토리가 아닌 가장 가치 있는 나만의 이야기가 빛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도 아니 그렇게 사는 것이 진정한, 내가 주도권을 갖는 삶을 사는 것이고요.

제가 8년 전 아주 안전한 항구를 박차고 나온 것처럼 말이죠.




이전 01화 연봉 2억 4천3백만 원 그리고 나의 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