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따뜻한비 Sep 04. 2024

글쓰기를 시작하는 게 여전히 어려운 이유

글을 쓴 경력은 어느덧 중견 차쯤 된 것 같다. 공동 저서 출간, 독립출판 출간, 각종 글쓰기 모임 참여, 글쓰기 수업, 공모전 응모 등등. 개인 책만 나오면 작가로서 기초적인 경력은 완성한 거라 말할 수 있을까? 


여전히 글쓰기는 어렵다. 피천득 시인은 손이 가는 대로 쓴 글, 그렇게 쉽게 쓰는 글을 수필이라 했던가. 굳은 내 손은 여전히 잘 움직이지 않는다. 미뤄둔 글이 산더미이고 약속한 글은 자꾸만 마음에 부담을 준다. 칼럼 발행, 신문사 원고 발행 등 써야 하는 글들이 짐이 되어 마음을 짓누른다. 


글쓰기에 대한 부담감이 커져가니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는 인스타도 버겁다. 올린 글이 그다지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도 아니건만. 혼자서 글을 쓰는 건 이렇게나 어렵다. 글쓰기의 필요성, 중요성 그리고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데도 그렇다. 


글을 쓰는 게 어려운 이유는, 여전히 잘 쓰고 싶기 때문이다. 잘 전달하고, 잘 읽히고 싶다. 그렇다고 기술적인 부분만 신경을 쓰다 보면 마음을 담은 진정성 있는 글을 쓰는 건 어려워진다. 진정성이 떨어진 글은 쓰는 사람도 재미가 없고, 읽는 사람에게도 울림이 없다. 편지지에 쓰다 지운 흔적이 남아 있고, 틀린 맞춤법이 있더라도 진심을 담아 쓴 글이 마음의 파장을 일으켰던 그 순간을, 잊어버렸다.


온몸에 잔뜩 힘을 줬다. 출발선에 서서 긴장하고, 어떻게 빠르게 달릴 수 있을지 머리를 굴리며 작전을 짜는 동안, 이미 출발 총성이 울렸는데 한 발을 떼지 못했다. 너무 잘하지 않아도 된다고. 그저 자연스럽게 한 걸음 움직이면 된다고. 그러다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면 되는 거라고 글을 쓰려는 내게 작은 격려를 해주고 싶다.











정신이 녹슬기 시작하면 대책 없이 심각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매일 글을 쓰는 게 중요한 것이다. 

더없이 한탄스러운 허튼소리를 쓸 수도 있지만

결국에는 매일 글을 쓰지 않았다면 얻지 못했을

한두 쪽의 글이 나온다. 그러므로 계속 글을 써야 한다. 

<예술하는 습관> 중에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