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마킹 꼭 대표만이 하는 건 아니다 '외식 종사자 벤치마킹의 중요성'
12월 강의를 의뢰 받게 됐다. 나는 보통 일반 소비자 또는 예비 창업자 아니면 업계 종사자(식당을 운영하는 또는 프랜차이즈 대표)를 상대로한 창업 과정 또는 브랜드 기획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편 인데 이번에는 그게 아니라는 점이 내 흥미를 끌었다. 이번 강의는 프랜차이즈 산업의 주축인 슈퍼바이저(본사)와 가맹점주를 타겟으로 한다. 사실 기획자 또는 대표자 그리고 소비자에 포커싱이 되어있는 외식 관련 콘텐츠에서 실무진의 진짜 이야기를 찾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대한민국 외식업의 주축, 허리를 담당한다 해도 무방할 두 역할에 대해 할 수 있는 이야기 그리고 하고 싶은 말이 많았던 터라 이번 강의를 흔쾌히 준비 할 수 있었다. 이번 글은 강의에 담고 싶은 내용을 적어보는 브레인 스토밍 단계로 주최측에서 의뢰준 '벤치마킹' 전략에 대한 그동안의 나의 생각과 경험을 담아보려 한다.
이전에도 브런치 다른 글을 통해 벤치마킹 전략에 대해 간단히 언급한 적이 있다. 개인 컨설턴트로 시작해 자영업 그리고 프랜차이즈 본부 구축까지 꼬박 11년 남짓 시간이 흘렀다. 최근 내가 본사 팀원들에게 가장 많이 지시하는 업무 중 하나가 공교롭게도 벤치마킹이다. 내가 본사 팀원들에게 벤치마킹을 주요 업무로 지시하는 이유 중 첫 번째는 팀원 개인의 성장이다. 개인의 성장은 곧 회사의 성장으로 귀결된다. 혹자는 반문 할 것이다. 직원들의 개인 시간을 활용해 벤치마킹을 지시하면 안되냐고. 틀린 말은 아니지만 빠른 흐름 속 ‘속도’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개인의 여가 시간을 활용해 벤치마킹을 요구한다면 회사에 반영되기 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내가 벤치마킹을 업무의 일환으로 여기는 이유다.
개인의 성장은 곧 회사의 성장으로 귀결된다.
두 번째 벤치마킹은 교육이라는 키워드를 내재하고 있다. 현장 근무자를 본사 근무로 체질 전환을 하기 위한 가장 우선적인 교육 단계가 벤치마킹이라 생각한다. 점포 내부에만 있던 시야를 외부로 움직여 줌으로서 개인의 경험치를 능력으로 전환하는데 벤치마킹이 효율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현장근무자들에게는 단기적으로 팀원들에게 작지만 동기부여가 가능해진다. 매장을 벗어나 더 큰 외식업을 바라본다는 관점에서 벤치마킹은 꽤나 가슴 두근거리게 만드는 일일지도 모른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회사는 팀원 개인과의 비전공유로 결속력을 강화하고 그동안의 현장 경험이 벤치마킹을 통해 결과물로 만들어지기 까지 시간을 줄임으로써 이를 통해 큰 기회 비용을 벌고 있는 셈이다.
점포 내부에만 있던 시야를 외부로 움직여 줌으로서 개인의 경험치를 능력으로 전환하는데 벤치마킹이 효율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세 번 째는 위기 대응 능력 배양이다. 매 년 아니 분기 단위로 시대의 흐름이 변화한다. 외식업은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산업 군이다. 지나온 역사 속에서 본질적인 해답을 찾 듯 벤치마킹을 통해 위기를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다. 우리는 같은 외식없을 하지만 다른 외식업을 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신사업 비지니스 모델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다른 곳에서는 세월을 다지며 자리를 지키고 있는 오래된 식당들이 여전히 건재하다. 음식을 다룸에 있어서 같지만 전혀 다른 비지니스 모델을 갖고 있다. 경기불황, 소비 침체 여기저기 위기와 불안에 대한 우려가 많다. 흐름을 바꿀 수 없기에 우리는 답을 외부에서 찾아야 한다. 비니지스 전략 차원에서 세월의 풍파를 미리 겪어온 선배 식당들을 벤치마킹을 놓치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흐름을 바꿀 수 없기에 우리는 답을 외부에서 찾아야 한다.
본사의 입장이 아닌 점주라 해서 벤치마킹에 대한 중요성이 배제되는 건 아니다. 프랜차이즈 창업은 누군가에게 종착지일 수 있겠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프랜차이즈 창업은 개인 외식사업을 위한 일종의 디딤돌의 역할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좋은 프랜차이즈 브랜드 선택을 하기 위해서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이 벤치마킹이다. 많이 알아야 좋은 브랜드를 선택할 수 있다. 언제까지 지인의 입소문에 의지하는 구시대적 사고로 창업을 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보자. 또한 벤치마킹은 점주 차원에서 벤치마킹은 더 나은 미래로 도약할 수 있는 능력 배양의 기초 공사인 것이다. 안주하는 타입의 점주들이 많다. 점주라는 단어 자체가 개인을 무능하고 수동적으로 만들게 하는 보이지 않는 힘이 존재하는 것 같다. 본사와의 건강한 긴장감 유지, 긍정적인 줄다리기를 위해서는 점주도 끊임없이 공부해야 함을 명심해야 한다.
많이 알아야 좋은 브랜드를 선택할 수 있다.
나도 프랜차이즈 본사 대표가 되기 이전에는 슈퍼바이저였다. 다양한 역할을 해왔기의 지금의 내가 있고 현재도 여전히 가맹점주 상담을 놓지 않고 있다. 일종의 공부라 생각하고 의무적으로 행하는 편이다. 가맹점 상담 중 듣는 내용 맥락의 대부분은 매장 일이 바빠 밖에 돌아다닐 시간이 없다고 말한다. 일부는 오토형 매장으로 다점포를 운영하며 이미 성장한 메가 프랜차이저들도 존재하지만 여전히 시장이 대부분은 생계형 '사장노동자'인 경우가 다수다. 점주를 대하면 솔직히 양면의 감정이 느껴진다. 적당히 지킬 것 만 지키는 사장노동자의 비율이 많을수록 본사는 확실히 사업 운영이 수월해진다. 이기적인 마음이다. 하지만 이 분들도 언젠가 높은 단계로 도약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이타적인 생각도 든다. 프랜차이즈 대표와 컨설턴트라는 두 개의 자아를 갖은 나로써, 방법을 찾지 못해 여전히 많은 이들이 현재에 머물고 있는 점주들을 보며 방향을 잘 잡아주면 훨씬 도약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본사 입장에서는 오래된 가맹점이 많을 수록 긍정적이다. 이 글의 주제가 벤치마킹인 만큼 벤치마킹을 통한 개인의 성장이라는 관점으로 대한민국의 가맹점주 분들에게 이야기를 해보자. 점주도 곧 한 식당의 대표임을 인지하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 수동적인 자세에서 능동적으로 변화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기회비용' 창출에 대한 개념을 숙지하자. 앞서 강조했 듯이 본사는 내부 팀원 벤치마킹 교육을 통해 사업적 기회비용을 만들고 있다. 이러한 행위는 스몰 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직원을 두고 조직을 물리적으로 매장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다른 방법으로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투자 없이는 미래의 성장을 도모할 수 없다.
투자 없이는 미래의 성장을 도모할 수 없다.
지금까지 서술한 내용은 '벤치마킹을 왜? 해야하는가' 벤치마킹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그렇다면 벤치마킹. 어떻게 해야 잘 할 수 있을까?
벤치마킹을 해야 하는 시점에 대한 설명이다.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새로은 프로젝트나 사업을 앞두거나 또는 상시적 벤치마킹이다. 두 가지 모두 사업적 기회비용을 얻기 위한 투자 행위다. 결국 모든 일은 크고 작은 의사결정들이 모여 완성된다. 벤치마킹은 이러한 의사결정에 논리적 타당성을 더해줄 수 있는 중요한 무기가 된다. 따라서 중요한 결정 전에 벤치마킹 시간을 축적해 놓는 것이 옳다. 예를 들면 사업 아이템의 설정, 새로운 메뉴의 개발, 서비스 동선의 개선 등 과 같이 브랜드나 점포 내에서 대대적인 변화점이 필요한 시점이다.
외식업이라을 논할 때 대개 형체가 불분명한 단어들을 위주를 이야기해야 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예컨데 콘셉트, 마케팅, 디자인, 서비스 등 모두 사업에 중요한 요소들이지만 물리적인 형체가 없는 것들이다. 이들을 개개인의 느낌적인 느낌으로 소통하기에는 의미와 의도가 와전될 수 있는 상황을 마주하기 충분하다. 따라서 이러한 형체 없는 것들에 구체적인 논리와 명확성을 더해주는 행위가 벤치마킹을 통한 사례적 뒷받침이다.
형체 없는 것들에 구체적인 논리와 명확성을 더해주는 행위가 벤치마킹을 통한 사례적 뒷받침이다.
벤치마킹은 미래의 기회비용을 얻기 위한 공부이자 투자와 같다고 앞서 언급했다. 전문적인 정의는 경쟁 업체의 경영 방식을 면밀히 분석하여 그들을 따라잡기 위한 전략 중 하나다. 하지만 현재 외식업에서 소모되는 벤치마킹의 의미는 다소 와전된 경향이 있다. 단적으로 카피와 벤치마킹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다. 한 번의 벤치마킹에도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도 벤치마킹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벤치마킹에 접근하는 관점이 중요하다. 관점을 어떻게 형성해야 하는지 살펴보자.
벤치마킹 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목표와 그에 맞는 주제를 설정하는 것이다. 벤치마킹 할 현장 사례들을 리스트업하는 것은 주제를 설정 한 뒤라는 점을 꼭 기억하자. 예를 들어 고깃집 프랜차이즈 회사의 슈퍼바이저 또는 메뉴개발자라고 가정하자. 점포에 적용할 반찬 메뉴를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는 미션을 받았다. '반찬 기획' 이라는 목표치가 설정 됐다면 그 다음 이를 위한 벤치마킹 주제를 설정해야 한다. 목표와 주제는 구체적일 수록 좋다. 하지만 여기서 쉽게 오류 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고깃집 브랜드를 한다고 해서 고깃집만 리스트업 하는 것이다. 목표와 주제는 '반찬' 에 포커스를 두었기 때문에 굳이 고깃집만 국한되어 볼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틀에 박힌 기획에서 나올 수 없는 이유다.
벤치마킹 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목표와 그에 맞는 주제를 설정하는 것이다.
반찬을 업그레이드 하고 싶다면 반찬이 콘텐츠가 있는 식당을 가야 한다. 이렇게 목표와 주제가 명확해지면 사례를 탐색할 때 검색하는 키워드 부터 달라지게 될 것이다. 고깃집 반찬의 영감을 해장국집에서 또는 횟집 아니면 한정식집에서도 얻게 될 수 있을 테니까.
벤치마킹을 꼭 오프라인에서 몸을 움직여 다닐 필요가 없다. 이미 우리 모두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 블록, 페이스북 그리고 인스타그램. 넘쳐나는 맛집 정보들이 존재하는 지금 앞서 언급한 벤치마킹을 위한 '관점' 만 터득한다면 수많은 맛집 정보들이 관점과 해석을 통해 벤치마킹 자료로 탈바꿈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의 경우 브랜드 기획 업무를 주로 하고 있어 새로운 아이템 발굴이라는 목표를 갖고 즉시 적용 가능한 대중식이라는 주제를 정하고 정보들을 바라보니 사실 매일의 일상이 벤치마킹의 연속이 되었다. 시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셈이다.
주제를 정하고 정보들을 바라보니 사실 매일의 일상이 벤치마킹의 연속이 되었다.
특히 온라인에서 벤치마킹 하기 좋은 카테고리 중 하나가 공간 디자인 기획 시 인테리어 레퍼런스 자료를 찾는 일이다. 특이 요즘은 음식 뿐만 아니라 맛있는 간판을 찾아 올리는 형태의 콘텐츠들이 붐이다. 나 역시 이러한 콘텐츠들을 적극 활용해 자사 브랜드인 <상록수>의 노포 느낌의 콘셉트 구현에 큰 도움이 된 적이 있다. 요즘은 유투브 콘텐츠가 상용화 되면서 영업 및 경영 노하우 심지어는 개인의 성장 스토리 까지 간접 경험 할 수 있게 됐다. 물리적인 시간이 없어 벤치마킹을 할 수 없다는 핑계를 대기에는 지금은 많은 정보들로 인해 풍요로워졌다. 부디 이 많은 정보들을 관찰하고 기록 그리고 구성하여 본인 만의 벤치마킹 자료로 활용 할 수 있길 바란다.
벤치마킹을 통한 아웃풋을 극대화 하는 것 중 하나가 동종 업계 종사자 간의 대화다. 서로 다른 관점을 통해 바라본 정보를 양질의 대화를 통해 살 찌울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벤치마킹의 본질은 사례 연구라 했다. 사례는 직접 경험과 간접경험으로 나눠진다. 직접 경험은 오프라인을 통한 사례 경험. 간접경험은 온라인 자료 수집을 통한 정보 획득 그리고 대화가 될 수 있다. 필자는 특히 종사자 간의 대화를 통해서도 많은 정보와 영감을 얻는 편이다. '대화도 벤치마킹이 될 수 있다' 라고 주장하는 이유다. 하지만 여기서 대화가 벤치마킹이 되려면 양질의 대화 구조를 짜는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중요함을 인지해야 한다.
서로 다른 관점을 통해 바라본 정보를 양질의 대화를 통해 살 찌울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벤치마킹은 추상적인 개념을 사례를 통해 구체화 하는 작업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를 회사에 보고하거나 타인과 공유할 때 부적합한 표현으로 벤치마킹의 결과값을 다시 와전 시킬 수 있다. 예를 들면 '대기고객 두세팀' 과 같은 단어다. 두 팀과 세 팀은 면밀히 다르다. 비슷한 종류로 몇몇, 가끔 등 구체화 작업을 방해하는 단어들이 존재한다. 벤치마킹을 위한 대화 시 이러한 단어들을 배제하는 연습이 도움이 된 다. 벤치마킹을 받아들이는 자세는 F 성향을 갖되 이를 습득하고 표현하는 작업에는 철저하게 T 성향이 적합하겠다.
타인과 공유할 때 부적합한 표현으로 벤치마킹의 결과값을 다시 와전 시킬 수 있다.
벤치마킹 시 같은 업계에 있지만 다른 직무를 하는 사람들과 의견 공유하는 것을 추천한다. 예를 들면 개인적으로 백화점 또는 유통사 MD 분들과 벤치마킹을 하거나 대화 하는 것을 선호하는데, 같은 외식업이라는 범주 안에 있지만 전혀 다른 직무로 다른 관점을 공유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획, 메뉴개발 등 주관적 견해가 자칫 강해질 수 있는 팀이라면 오히려 이를 상충해줄 영업, 판매 관계자들과 함께 동행하는 것도 전략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개념의 유연성'을 강조하고 싶다. 예컨데 필자는 같은 곳을 시간적 차이를 두고 여러번 방문할 때가 있다. 같은 곳이지만 시기성과 개인적 경험치에 따라 전혀 다른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념을 단정 짓지 말고 유연한 사고로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함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