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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원빈 Dec 21. 2023

프랜차이즈 맹목적 개수 확장 보다 모델링이 중요한 이유

*본 글은 삼성 웰스토리 잡지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지난주 모 외식 기업의 경영난 이슈로 업계 종사자 간 커뮤니티가 뜨거웠다. 최근 1~2년 사이 다양한 다이닝 브랜드를 선보이고 강남구 빌딩을 매입하며 승승장구 하던 회사였기에 놀라움이 더 컸다. 외식 잡지 기자부터 현재 작은 프랜차이즈 회사를 운영하기 까지, 필자가 겪어온 십여 년이라는 기간 동안 비슷한 케이스를 봐왔던 터라 솔직히 올 것이 왔구나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크고 작은 주변의 많은 외식 기업 대표들과 소통해보면 공통적인 고민이 있다. 지속 가능성이다. 코로나라는 커다란 외부 환경의 변화를 경험하며 외식 시장의 흐름이 변화했고 기대했던 보복 소비는 일어나지 않았으며 오히려 코로나 이전보다 심각한 경기불황으로 빠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요즘이다. 이상적인 외식사업 전략이 아닌 보다 현실적인 눈을 갖춰야 하는 지금. 역시 세상의 모든 일들은 상식선에서 일어남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최근 경영난을 겪었던 그곳은 아마도 회사의 지속가능한 핵심 가치(core value)를 테넌트 사업으로 판단한 것 같다. 단 기간 내 많은 브랜드를 기획하고 이를 매입한 부동산에 입점시킴으로서 시너지를 기대하는 전략이다. 궁극적으로 외식업이 아닌 부동산으로 수익을 얻는 셈. 원활한 현금흐름 기대했을 테지만 지속적인 경기침체로 하이엔드 소비가 줄어들고 금리인상이 맞물려 아마 회사의 현금흐름이 쉽지 않았을거라 예상한다. 선진화된 외식사업을 추구했던 전략은 동의하나 예측 불가능함이라는 산업의 가장 큰 특징을 간과한 부분이 아쉽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곧 매장 수 확장이라는 오해가 있다. 100호점 오픈이 마치 그 회사의 성장궤도를 증명하는 것처럼 상징적인 의미를 가졌으니까. 필자의 눈에는 많은 것들이 불안해 보였다. 장사는 생각보다 ‘운’이라는 요소가 작용 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의 성공이 운인지 논리인지 사업적 증명 없이 장사대박이 곧 프랜차이즈 가맹점 확장과 성공으로 연결지어졌기 때문이다.      


몇 년 전 겪었던 일이다. 모 부대찌개 프랜차이즈였는데 100호점 남짓 외적 규모가 작지 않았던 회사다. 하지만 내부 관계자 이야기를 들어보니 본사 내부 수익은 매장 수 대비 현저히 적었다. 수익구조 설계 없이 맹목적인 가맹점 수 확장이 갖는 그늘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시라 생각했다. 그리고 머지않아 해당 브랜드도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다. 반면에 모 회사는 코로나 시기부터 흐름을 타 꾸준하게 매출 성장을 일으키는 곳도 있다. 안정적인 아이템인 한식 위주의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통해 불황이라는 시기가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된 사례다.    

 

이렇듯 우리는 모두 같은 외식업을 하지만 다른 외식업을 한다. 저마다의 사업을 지속시키는 사업 모델이 다르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호흡이 매우 빠르다. 그리고 지금 세대의 외식업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생업의 직결이라는 창업에서 벗어나 예술 또는 다른 산업과 맞물려 거시적 전략들이 나타나기도 한다. 매장 수가 많다고 좋은 브랜드가 아니고, 유명하다고만 해도 좋은 브랜드가 아니듯 각 브랜드마다 이유와 목적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많은 이들이 브랜딩에 관심을 두는 시기 필자는 사업에도 아이덴티티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나는 모델링이라 표현한다.     


외식업은 1차적으로 장사이지만 이를 넘어서면 비즈니스 구조로 성장한다. 비즈니스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구조를 형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쉽게 설명하자면 햄버거 장사를 한다고 가정했을 때, 햄버거는 자동차의 엔진이고 상호는 자동차의 브랜드가 되는 것이다. 장사는 엔진을 파는 것이지만 프랜차이즈 비즈니스는 브랜드를 판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전략이 달라져야 한다. 서울에서 잘되는 브랜드가 지방에서 패하는 경우도 있고, 한국에서 외면받지만 오히려 해외에서 주목을 받는 곳들이 있다. 같은 브랜드지만 다르게 전개되는 사업들을 살펴보면 오히려 브랜드보다 비지니스 전략이 더욱 중요하게 작용할 때 가 있다. 비즈니스 전략의 관점을 기를 수 있는 사례라 볼 수 있다.     


격동의 시대. 외식업에서도 매각이라는 이슈를 빼놓을 수 없다. 최근 들어 외식 산업 내 브랜드 M&A 관련 기사를 자주 접하게 된다. 외식업에서 또 하나의 사업 방향이 제시 되는 부분이다. 천문학적인 금액이 오고 가는 걸 보면서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외식업의 숨은 가치가 발견되는 것 같아 종사자로서 기쁘기도 하고 한편으로 매각이라는게 너무 게임처럼 쉽게 소모되는 건 아닐까 우려된다. 이 분야에서도 결국 외식 비즈니스 모델이 얼마의 가치로 표현되는가가 관건이다. 유형적인 자산과 무형적인 요소가 결합하여 숫자로 평가를 받게 된다. 매장 수가 많다고 좋은 가치를 평가받는 것도 아닌 사례들을 보며 앞으로의 프랜차이즈 사업에는 비즈니스 모델을 얼마나 탄탄하게 가져가는지가 사업의 가치를 판단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다. 지금부터 브랜딩과 함께 모델링 전략을 함께 모색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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