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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원빈 Jan 14. 2024

구조주의 관점과 수입산 소고기 전문점 창업의 방향

논리적 접근을 통한 봉래축산, 남산드럼통 브랜드 기획 사례

구조주의적 관점의 이해


전반적인 외식업을 바라볼 때 구체적으로는 모두 다르지만 지나온 흐름과 크게 고깃집 장르로 바라봤을 때 일정한 패턴이 반복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을 거창하지만 구조주의적 관점이라고 한다. 더욱 쉽게 말하면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이 있는데 이 역시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앞으로의 고깃집 트렌드는 어떻게 변화할까요?' 라는 질문을 꽤 받는다. 매번 새로운 기획형 식당들이 넘쳐나는 현 시점에서 트렌드를 예측하기란 나로써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구조주의적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어느 정도 방향성을 도출할 수 있다.


장르로 바라봤을 때 일정한 패턴이 반복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을 거창하지만 구조주의적 관점이라고 한다.


프랜차이즈, 신규창업 등 다양한 컨설팅 상담을 진행하면  여전히 고깃집 주제를 많이 받는다. 언론에서는 장기 소비침체가 이어질거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최근 상담한 굴지의 프랜차이즈 본사 역시 저가형 고깃집 기획을 의뢰 하는걸 보면 앞으로 유행에 민감한 아이템 보다는 고깃집처럼  안정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아이템을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자 관점에서 또 다른 한 편으로는 고깃집에 대한 인식이 많이 젊어진 느낌이다. 험하고 다소 올드하다는 이미지가 대부분이었던 과거와 달리 확실히 젊은 나이의 고깃집 대표들이 생겨나니 자연스레 업종의 이미지도 개선됐다. 단적인 예로 파리바게트를 운영하던 가맹점주가 고깃집 창업시장으로 넘어오는 사례들을 보면서 확실히 고깃집에 대한 이미지가 많은 부분 제고된 것으로 보인다. 고깃집 창업 붐을 따라 많은 기획형 식당들이 늘어났고 수준도 많이 향상됐다. 소비자들이 콘셉트에 다라 고깃집을 선택하는 현상들이 나타나고 자연스레 고깃집을 감싸는 전반적인 고객층 분위기 역시 젊어졌다.


그렇다면 고깃집 창업 대세일까? 과열 경쟁일까? 여기서 필자는 현상에서 좀더 떨어져 거시적으로 바라보기로 했다. 분명 치열한 경쟁임에는 확실하다. 특히 국내산 돼지고기 시장이 그러하다. 지금까지의 고깃집 승부수를 살펴보자. 확실히 익숙함보다는 새로운 기획으로 어필하는 곳들이 다수다. 하지만 외식업 큰 패턴으로 보면 이러한 현상도 슬슬 정체되는 구간으로 다가가는 것 같다. 단적인 예로 매출 추이의 변화점이다. 프리미엄 또는 콘셉트형 고깃집의 약하향세, 편안한 분위기의 고깃집(노포 포함)이 상승세다. 새로움이 많아지면 결국 새로움이 익숙함이 되고 뒷전에 밀렸던 습관적 구매들이 다시 희소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된 상황이다. 다시 말해 아메리카노는 이제 일상이 되었고 오히려 정성스레 차린 백반이 보기 힘든게 요즘이다. 고깃집도 동일하다. 깔끔한 인테리어, 그릴링 서비스, 독특한 사이드 메뉴 등 어딜 가든 새로움이 도처에 있지만 다시금 본질을 관통하는 고깃집을  찾는게 오히려 어려워지고 있다.


 새로움이 많아지면 결국 새로움이 익숙함이 되고 뒷전에 밀렸던 습관적 구매들이 다시 희소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된 상황이다.

편안한 분위기 레트로풍의 강세


수입산 소고기에 관심을 두는 이유


그렇다면 필자는 왜 수입산 소고기에 관심을 두는가? 수입산 소고기에 대한 고찰을 해보려 한다. 작년부터 내가 수입산 소고기에 관심을 둔 이유는 1차적으로 돼지고기 시장의 포화 상태다. 두번 째로는 자기 소비침체로 인한 국내산 돼지고기와 한우 사이의 중간 가격대의 준고급육 시장이 비어있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1만원대 중후반~2만원대 초반 시장을 뜻한다. 몇년 전 서울 용산 삼각지의 <몽탄>이라는 브랜드가 전국구로 유명세를 구축하는 현상을 보면서 다들 우대갈비에 시선을 쏟았다면 나는 국내산 돼지고기와 2만원대 수입산 소고기의 혼합 판매 방식에 대한 눈을 기울였다. 가성비 소구로만 이뤄졌던 수입산 소고기에 브랜딩 관점이 더해진 유의미한 사업적 결과물이라 판단한다. 이전에도 돼지고기와 수입산 소고기가 혼재된 고깃집은 전국에 흔했지만 짚불구이라는 기획적 요소를 더해 브랜드가 된 것을 보고 이제는 수입산 소고기에도 전략적 접근이 필요함을 생각해볼 수 있었다.


수입산 소고기에도 전략적 접근이 필요함을 생각해볼 수 있었다.

수입산 소고기와 국내산 돼지고기의 복합 판매 형태


사실 몽탄 이전에도 전국 도처에 '수입산 소고기+국내산 돼지고기 결합 판매 형태'의 식당들은 도처에 있었다. 이러한 곳들은 양념육이 아닌 생고기 위주 판매라는 점에 주목할 수 있다. 수입산 소고기를 통한 가성비소구 그리고 국내산 돼지고기로 판매 뒷심 형성. 계속해서 같은 논리가 적용됨을 발견할 수 있다. 패턴의 반복 현상이다. 이미 오래동안 자리매김한 식당들에는 분명 논리적 근거가 존재하기 때문이라 판단한다.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하지만 이는 최근 서울권에서 오픈하는 수입산 소고기 전문점들이 즉석양념을 표방하는 것과는 상반된다. 여기서 문득 현재 수입산 소고기 전문점을 오픈하는 많은 분들이 야끼니꾸를 표방하여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에 대한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수입산 소고기에서 양념이 차지하는 역할에 대한 재고찰이 필요함을 깨달았다.


현재 수입산 소고기 전문점을 오픈하는 많은 분들이 야끼니꾸를 표방하여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에 대한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고객이 허용하는 수입육  마지노선


수입산 소고기가 흘러온 패턴을 파악해보자. 모든 소비자가 수입산 소고기를 선호하는가에서부터 시작이다. 넓은 범주에서의 수입산 소고기는 한우의 대체재일 수 있지만 결국 외식으로 소비하는 대부분의 부위는 갈비 부위임을 보면 하나의 장르이기도 하다. 그래서 하나의 장르로 보았을때 결국 수입산 소고기에서 뼈갈비와 늑간살은 소비자가 허용하는 수입육 마지노선이라는 전제로 시작한다. 따라서 지금부터 이야기할 카테고리는 수입산 소고기지만 본질적으로 갈비 부위에 대한 고찰일 수 다. 꽃살, 진갈비 등 다양하게 불리는 고급부위 역시 마블링 짙은 부드러운 지방 풍미를 내는 부위임을 감안 갈비와 일맥상통 하는 메뉴라 판단한다.

갈비에 대한 접근 방식이 어떻게 진행됐을까? 프랜차이즈 브랜드 중 수입산 소갈비 하면 머릿 속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는 여전히 <그램그램> 이다. 오래전 브랜드긴 하지만 지금까지 기억될 정도로 이미지가 강력했나 보다. 압도적인 가성비 소구 방식 브랜드였기 때문이다. 수도권보다는 지방을 중심으로 확장세가 무서웠다. 최근 수도권 중심으로 인기를 얻은 생갈비 전문점 <양문>, 수원식 양념갈비 전문 <청기와타운> 역시 가성비 소구를 내재한다.


수입산 소고기는 한우의 대체재일 수 있지만 결국 외식으로 소비하는 대부분의 부위는 갈비 부위임을 보면 하나의 장르이기도 하다.


여기서 의문. 가성비 소구 시 기준이 되는 준거가격이 돼지고기일까? 한우일까? 에 대한 고민이다. 개인적인 생각은 절대적 구매 기준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수입산 소고기집에 대한 접근 방법이 결정되는데, 고깃집을 떠올렸을 때 가격적인 연상 이미지를 어느 정도로 설정할지에 대한 부분이다. 과거, 그리고 현재의 수입산 소고기 집들을 살펴보면 기획형 보다는 오래가는 콘셉트에 충실한, 보다 본질적인 키워드를 갖고 간다는 것을 도출할 수 있었다. 후킹 요소 보다는 기교 없이 구매 사이클을 오랫 동안 이어온다는 뜻이다. 의외였다. 수입산 소고기 전문점은 생각보다 튀는 기획 요소보다는 오히려 군더더기 없이 떨어지는 가게들이 성업한다는 것이. 여기서 앞으로의 가야하는 실마리를 찾았다.


수입산 소고기는 특히 가격 책정의 넛지(Nudge)가 중요했는데, 다시 말해 한우집을 떠올렸을때는 그보다는 저렴하며 돼지고기집과 비교했을 때는 비슷하거나 조금 우위에 있어도 혀용된다는 의미다. 물론 그보다 저하다면 금상첨화겠지만. 같은 원육이지만 판매할 수 있는 가격 스펙트럼이 넓다는 것은 여전이 시장 속에서 부가가치 즉, 가능성의 기회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입산 소고기 전문점 창업은 심리적 가격 저항선을 어느 정도 설정할 지를 우선 결정하고 이후 콘셉트 기획으로 전략을 연결지어야 한다.


수입산 소고기 전문점 창업은 심리적 가격 저항선을 어느 정도 설정할 지를 우선 결정하고 이후 콘셉트 기획으로 전략을 연결지어야 한다.


서울역 상권 월 매출 1억원 <봉래축산> 기획 논리


서울역 만리동 상권에 일 년 전 <봉래축산> 이라는 고깃집을 기획해 오픈했다. 코로나 기간 동안 공실이었던 50평 남짓 중대형 평수의 공간이었다. 서울역 부근 상권에 이만한 공간을 확보한 고깃집이 드물었기 때문에 확신을 갖고 진행할 수 있었다. 인근 소형 건물들이 주를 이뤘기 때문에 초기에 대형 규모를 강점으로 고깃집을 만들면 품목에 상관없이 중간 이상을 할 거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고깃집 영업에서는 상품 뿐만 아니라 제공하는 공간 서비스의 규모도 중요하다. 확실한 강점이 있으니 그동안 해 온 삼겹살집 보다는 다른 아이템으로 접근하고 싶었다. 서두에 말 했 듯 국내산 돼지고기 시장이 과포화 되어 또 다시 삼겹살로 화제를 몰기엔 여러가지로 피로도를 느끼던 찰나기도 했다.


고깃집 영업에서는 상품 뿐만 아니라 제공하는 공간 서비스의 규모도 중요하다.


<봉래축산> 브랜딩에 모티브가 되었던 자료

다시 수입 소고기 시장이 확대될 거라 예측을 바탕으로 수입산 갈비(늑간)를 테마로한 식당을 그렸다. 앞서 언급했 듯이 가격적 포지셔징을 얼마에 할지를 우선 결정했는데 비교군은 당연히 인근의 고깃집을 참고했다. 즉석양념 베이스 소갈빗살을 대표 메뉴로 했고 양념포함 무게 한 600g 기준 45,000원 가격으로 책정했다. 1인분 기준 160g으로 변환했을때 국내산 돼지고기보다는 저렴한 포지셔닝이다. 가성비 소구를 기본적으로 끌고 가는 셈이다. 인근 아파트 배후 수요가 있기에 고정 고객층을 확보 하도록 상차림에도 힘을 주었다. 근래 고깃집 상차림을 보면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걸 볼 수 있다. 이전에는 고기를 위한, 곁들임 위주로 상차림을 구성한 반면에 최근에는 고기와 직접적 연상 관계가 없더라도 강한 기억을 주는 메뉴들이 종종 보인다. 봉래축산 역시 기본 상차림 메뉴로 찌개와 묵은지고등어조림을 제공했다. 혹자는 고깃집이라는 콘셉트를 흐리는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 수 있겠지만 본질적 목표는 고객의 만족감 구현을 통한 재방문 연결이 목적이었다. 결과적으로 1년이 지난 후 월매출 1억 달성에 성공했다. 돼지고기만 다루다 수입산을 경험해보며 느낀건 확실히 돼지고기보다 마케팅 투입대비 반응이 약하다. 여전히 고객이 느끼기에 생소할 수 도 있음을 시사한다. 다시 말해 지금부터의 수입육 전문점들은 여러가지 장치들을 보완해 만들어가야 함을 명심하자.


근래 고깃집 상차림을 보면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걸 볼 수 있다. 이전에는 고기를 위한, 곁들임 위주로 상차림을 구성한 반면에 최근에는 고기와 직접적 연상 관계가 없더라도 강한 기억을 주는 메뉴들이 종종 보인다.


만족독를 높이기 위한 <봉래축산>의 상차림


봉래축산을 오픈 하기 전 생소갈비 전문점 <양문> 브랜드 론칭에 자문한 적이 있다. 서울 구로구 한판참숯소갈비에서 모티브를 받아 양념에 재운 소갈비집은 많은데 생갈비 전문점은 상대적으로 적다는 시장 경쟁우위를 발견하고 아이템을 첨언 했다. 론칭 당시 양문 역시 큰 기교 없이 '수입산 소갈비+가성비 소구 및 가격 책정+만족감에 충실한 상차림'으로 전략을 꾀했고 예상대로 크게 성업했다. 봉래축산과 같은 논리로 이어진다.


'수입산 소갈비+가성비 소구 및 가격 책정+만족감에 충실한 상차림'으로 전략


<봉래축산> 브랜드 로고


야끼니쿠와 겉양념, 결국 원육 베이스


그렇다면 수입육 전문점은 가성비 만으로 점포의 성업이 보장될까? 우선적으로 가성비 포지셔닝이 안정적으로 언급했고 이후 본질적인 고찰을 담아보려 한다. 다시 돼지고기 전문점의 양상을 살펴보자. 전체의 패턴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보면 결국 모든 고깃집이 흘러온 패턴은 서로 닮아 있다. 트렌드가 가장 빠르게 변화한건 돼지고기였고 그 다음 타자는 수입산 소고기다. 한우가 아닌 이유는 가격적 무게감 때문이다. 다시 말해 돼지고기 전문점이 흘러온 패턴을 보면 수입 소고기 식당의 방향을 도출할 수 있다는 뜻이다. 초창기 돼지고기도 가성비소구로 시작해 점점 질적 소비로 이어가는 양상을 보였다. 지금은 돼지고기 한 점을 먹어더라도 퀄리티 있게 먹으려는 다양한 시도가 생겨났다. 불과 10년전에는 상상도 못했을 와사비가 이제는 돼지고기 식탁에 필수적인 곁들임으로 자리매김한 것과 같은 이치다. 수입산 소고기도 비슷할거라 예상한다. 현재 가성비 소구점에서 질적 소비로 이어가는 중간쯤에 있다고 생각하다. 수입산 소고기 원육, 맛에 대한 집착이 시작된다는 의미다. 서두에 단언 했듯이 고객이 외식으로 허용하는 수입산 소고기의 마지노선은 갈비부위. 결국 사람들이 선호하고, 수입산 소고기에 기대하는 맛은 갈비부위가 선사하는 독보적인 풍미와 식감이다. 이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논리적 접근이 필요하다.


수입산 소고기에 기대하는 맛은 갈비부위가 선사하는 독보적인 풍미와 식감이다. 이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논리적 접근이 필요하다.


확실히 생갈비 전문점에 대한 수요는 존재한다. 다만 한우든, 수입육이든 소고기 지방층의 최대 단점은 기름진 풍미 때문에 돼지고기에 비해 금방 물린다는 점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즉석양념 형태의 수입산 소고기 전문점들이 많이 존재한다. 일본말로는 '야끼니꾸' 라고 표현한다. 간혹 양념이라는 단어 때문에 소고기맛이 아닌 양념맛에 치우쳐저 집중하는 오류를 범하게 되는데, 양념에 재워 먹는 돼지갈비와 달리 소고기는 확실히 원육의 맛이 최우선이며 양념은 이를 뒷받침하는 역할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무엇보다 간장에 절여진 육색 보다는 겉양념을 통해 소고기 원육 고유의 붉은 빛이 강력하게 잔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돼지갈비는 색이 짙을 수록 맛있어 보이고 겉양념 수입소고기는 원육의 색이 보존되어야 값어치이 있게 느껴진다. 그래서 필자는 소고기 작업 시 '겉양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소고기 원육의 맛을 헤치지 않는 선에서 느끼함만 잡아주고 감칠맛을 올려주는 정도의 까지의 적정선을 찾는 것이 수입산 소고기 양념 방향의 출발이겠다. 소고기의 양념은 풍부한 지방맛을 위한 보조제임을 명심하자. 그래서 지역별 유명 수입산 소고기 전문점들을 보면 대부분 삼삼한 양념의 겉양념 형태를 띄는 것을 볼 수 있다. 맛에도 논리가 존재함을 기억하자.


 소고기 작업 시 '겉양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소고기 원육의 맛을 헤치지 않는 선에서 느끼함만 잡아주고 감칠맛을 올려주는 정도의 까지의 적정선을 찾는 것이 수입산 소고기 양념 방향의 출발이겠다.
소고기의 육색을 살리는 겉양념의 형태


수입산 소고기 화제성을 얻기 어려운 이유


앞서 언급했듯이 동네별 유명 수입산 소고기 집들을 보면 공통적으로 꽤나 오래된 업력이 됐음을 알 수 있다. 일종의 공통된 공식들을 기반으로 브랜드까지는 아니지만 나름의 저력 있는 곳 들의 수가 셀 수 없다. 오래가는 아이템임에는 분명하다. 좀 더 비약하자면 슬슬 수입산 소고기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다수 나올만한 논리적 타당성이 더해지고 있는 셈이다. 이를 통해 앞으로는 기획적 요소들이 다분한 수입산 소고기 전문점들이 다수 나올거라 예측 가능하다. 여기서 고민은 우리와 같이 후발 브랜드들이 이러한 초반 화제몰이와 사업적 안정성을 어떻게 고루 갖출수 있냐는 것에 대한 것이다.


현재 수입산 소고기집들은 가성비만으로 소구하는 집들이 많기 때문에 브랜드로서 떠올리는 것이 생소하다. 가성비 우선 소구의 점포들은 대개 습관적 소비형태의 식당들이 대부분이다. 습관의 소비는 구매는 쉽게 일어나지만 브랜드로서의 자산으로 쌓이긴 어렵다. 반대로 경험소비로 화제성과 대세감을 얻으면 한 번의 시도는 쉽지만 재구매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오마카세가 대표적인 예다. 현재의 수입산 소고기 전문점들은 기획형 보다는 습관적 소비에 맞춘 곳들이 많기에 화제성을 얻기 어려운 것이다. 결국 앞으로의 수입산 소고기 전문점 역시 브랜딩 전략으로 바라볼 때 습관적 소비 베이스를 가져가되 특별함을 가미할 수 있는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어떠한 콘텐츠를 넣을 수 있을까?

경북 영덕 <소대장> 생갈빗살 강조형 전문점 이미지로 본질 추구 + 습관적 구매 접근

돼지고기를 와사비로 먹기 시작해, 수제맥주를 판매하는 삼겹살집이 나타났고, 이층에 판매하는 형태가 생겨났으며 지금은 빵가루에 찍어먹거나 다이닝부터 오마카세, 레트로풍의 선술형 콘셉트까지 공간을 넘어 다양한 디테일로 승부보는 곳들이 나타났듯, 수입산 소고기 전문점들도 이제 이러한 패턴을 따라 태동한다고 생각 된다. 구조의적 관점의 중요성이다. 고깃집의 큰 패턴 파악을 우선 해야 소고깃집의 방향성을 알 수 있다. 예시로 들었던 양문과 청기와타운 모두 수입산 소고기가 돼지고기처럼 질적 소비로 이어진다는 대표적 예시다.


고깃집의 큰 패턴 파악을 우선 해야 소고깃집의 방향성을 알 수 있다.


확실하거나 아예 새롭거나 <남산드럼통>


봉래축산 오픈과 비슷 한 시기에 수입산 갈빗살을 다루는 또 다른 브랜드를 론칭했다. <남산드럼통> 이다. 봉래축산과 남산드럼통의 차이는 양념의 형태와 가격적 포지셔닝 그리고 나아가 타깃 설정이었다. 규모를 우선으로 했던 봉래축산은 직장인 단체 회식 대관 그리고 쾌적함을 원하는 가족외식을 타깃으로 했다면 남산드럼통은 보다 저렴한 고객에 소구되는 소규모 고객들을 타깃으로 했다. 대신 레트로 감성과 사이드메뉴의 특이점과 관련한 감도를 매우 높였다. 소위 말해 인스타그래머블한 요소를 배제하지 않았다. 1호점 론칭은 안정적이었다. 의도했던 마케팅 계획대로 고객에게 노출됐고 반응으로 즉각 이어졌다. 남산드럼통 브랜드 론칭 이후 다양한 수입산 소고기 전문점들이 연달아 론칭됐다. 공급자의 확대로 인해 수요가 창출됐다. 운이 좋았다.

서울 용산구 위치한 <남산드럼통> 본점


론칭 후 일년 정도가 지나 공격적으로 직영점 확장에 돌입했다. 종로 상권과 장충동 두개의 직영점을 오픈했다. 둘 모두 2층이었고 대형 평수다. 2층이라는 입지적 불리함이 존재하지만 인근 상권 대체불가 공간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료였기에 결정할 수 있었다. 장기적인 관점이었다. 확실히 소형점포였던 1호점과 달리 대형규모의 2,3호점은 고객 반응이 더뎠다. 동일한 메뉴, 동일한 마케팅 그리고 보다 넓은 상권 배후였음에도 양념육 대표의 포지셔닝은 확실히 대형규모에서 입기에는 부족함을 느꼈다.

(좌) <남산드럼통> 장충점 / (우) <남산들머통> 종로

새로움으로 어필되기에는 기존의 남산드럼통이 1년6개월이라는 시간이 벌써 흘렀고, 더 많은 고객을 담기에는 갖추고 있는 무기들이 부족했음을 반성했다. 국내 고깃집은 삼겹살 전문점과 그 외의 영역으로 이분화 된다고 생각한다. 과포화된 삼겹살 전문점을 피해 수입산 소고기를 선택했다면 수입산 소고기를 내세우는 것보다는 그외의 것 즉, 고깃집 그 자체로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이야기다. 많은 고객들이 올 수 있도록 다양한 취향에 부합하는 요소를 갖추는 일이 중요해졌다. 물론 두루두루 갖춘다는 것은 물론 어려운 방법론일 수 있지만 기회가 있는 시장임에는 분명하다고 판단했다.


국내 고깃집은 삼겹살 전문점과 그 외의 영역으로 이분화 된다고 생각한다. 과포화된 삼겹살 전문점을 피해 수입산 소고기를 선택했다면 수입산 소고기를 내세우는 것보다는 그외의 것 즉, 고깃집 그 자체로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이야기다.


나는 남산드럼통이 <마포갈매기>와 <새마을식당> 처럼 토탈 고깃집으로의 포지셔닝이 되길 바란다. 봉래축산과 남산드럼통 모두 직접적인 소갈비나 메뉴를 연상시키는 상호를 사용 하지 않은건 속도는 더디더라도 중의적인 상호를 통해 보다 오래가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화제성보다는 토탈 고깃집으로서의 포지셔닝이다. 일상적이고 습관적 구매를 통해 장기적으로 유행에 비교적 영향을 덜 받는 콘셉트 말이다. 고깃집 자체로서의 접근하기로 결심했다. 마포갈매기와 새마을식당 두 곳의 패턴을 보면 각각 대표메뉴로 양념육을 표방하되 다양한 구이 메뉴들이 뒷받침 됨을 알수 있다. ‘이미지용 대표 육류 메뉴+뒷받침 구이 메뉴 구성’ 공식이다. 수입산 소고기 전문점들이 해온 공식과 동일하다. 이는 최근 필자가 거듭 강조 하고 있는 콘셉트 기획 이전에 다양한 고객 니즈를 부합하는 것이 기본이라는 내용과 상응한다.

수입 소갈빗살을 뒷받침 해줄 구이메뉴 구성


토탈 고깃집으로 도약하기 위해 남산드럼통은 규모가 더 커진 만큼 더 다양한 고객층을 수용하기 위해 론칭 1년6개월만에 과감히 리브랜딩을 결심했다.

인스타그래머블 콘텐츠에 집중했던 초창기 <남산드럼통> 메뉴 콘셉트


갈빗살, 추가 주문이 높은 양념 방식은?


가장 첫번 째 변화를 준 요소는 양념의 방식이다. 같은 갈빗살 부위지만 봉래축산과 남산드럼통은 다른 방식을 취했다. 봉래는 간장베이스, 남산은 소금양념 베이스였다. 결과값만 따지고 보았을 때 간장베이스 양념의 봉래축산의 소갈빗살이 판매 금액이 더 높았음에도 고기의 추가주문율이 높았다. 간장 양념은 소금양념에 비해 덜 자극적이다. 앞서 말했던 소갈빗살의 양념은 원육의 맛을 헤치지 않는 선에서 정도를 기준 잡아야 함에 역시 부합한다. 소금양념의 달고 짠 맛은 숯불과 함께 만났을 대 첫 입은 분명 강력할 수 있었으나 지속적으로 먹기에는 보이지 않는 허들이 존재함을 느꼈다. 장기간 매장 내 고객의 형태를 살펴온 결과다. 남산드럼통의 양념방식을 소금양념에서 간장베이스로 과감히 변화하였다. 물론 기존 고객들의 반발이 있었다. 하지만 빠른 시간 내에 수그러 들었다. 장르의 변화는 맞지만 상품력이 퇴보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모든 고객은 변화에 보수적이다. 하지만 도약을 위해서는 이러한 변화에 과감해질 필요가 있다.


결과값만 따지고 보았을 때 간장베이스 양념의 봉래축산의 소갈빗살이 판매 금액이 더 높았음에도 고기의 추가주문율이 높았다.

양념 종류에 따라 고객의 추가 주문률이 달라진

특히 생갈빗살을 메뉴판 가장 높은 자리로 옮긴 것이 중요한 전략이다. 1세대 수입 갈빗살 전문점이 표방한 빗스듬하게 컷팅한 손가락 모양의 형태의 컷팅 방식이 아닌, 남삼드럼통은 직접 수제 작업을 강조 불규칙적이지만 직접 포뜬 형태의 갈빗살 모양을 강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입산 소고기는 본질적으로 원육 컨트롤을 판매자가 할 수 없기 때문에 원육의 차별화 방법을 다른 곳에서 모색해야 한다. 내가 채택한 방식은 컷팅의 모양이다. 생갈빗살을 대표 메뉴로 내세우는 것은 일종의 정육 전문점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방법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대폿집 분위기의 레트로풍 인테리어 역시 와인은 집에서 마시고 소주는 밖에서 마시게 되는, 일상적 소비가 특별해지는 트렌드에 부합하기 위한 요소이다.

생갈빗살을 전면 배치한 <남산드럼통> ver.2 메뉴판
1세대 소갈빗살의 모양
수제 작업 느낌을 강조 할 수 있는 <남산드럼통>의 갈빗살 정형 방식


돼지고기 시장에서 수입 소고기 방향을 찾다


구조주의적 관점에 대한 결론이다. 거듭 강조하는 내용이다. 사람들의 머릿 속에 각인 되려면 두 가지 전략이 필요하다. 하나는 확실하게 통하는 것을 채택하거나 나머니 하자는 완전하게 패턴에서 어긋나게 하는 것이다. 두루두루 갖춘 토탈 고깃집으로 도약하기 위해서 남산드럼통은 한치의 의심없이 전자를 선택해야 한다. 확실히 통하는 것, 통하는 전략을 찾기 위해 돼지고기 시장에서 해답을 찾았다. 돼지고기 시장 역시 초기 시장 태동기부터 지금까지 ‘저렴한 가격 - 가성비 - 원육강조 - 먹는방법 - 콘텐트(질적 소비)’  의 순서를 따라왔기 때문이다. 돼지고기 시장은 현재 확실히 고도화됐다. 수입산 소고기는 어떨까? 아마 원육강조와 먹는방법 그 사이 어딘가쯤 와있는 것 같다. 남산드럼통에서 생갈빗살을 강조한 이유다. 생갈빗살을 창의적이고 다양하게 먹는 방법을 개발하는 행위 자체가 현 시점 수입산 소고기 시장에서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0년 전에는 없었던 돼지고기의 생와사비 곁들임이 지금은 일상이 된 것 처럼, 생갈빗살과 함게 곁들여 먹을 수 있는 또 다른 무언가를 발굴해내는 것이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구조주의적 접근으로 패턴을 파악하는 관점을 갖을 수만 있다면 불확실한 외식 시장에서 어느 정도 앞으로를 예측해볼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관점은 감이 아닌 레퍼런스(케이스 스터디)를 통한 논리적 접근의 외식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이 될 것이다.

수입산 소고기는 어떨까? 아마 원육강조와 먹는방법 그 사이 어딘가쯤 와있는 것 같다. 남산드럼통에서 생갈빗살을 강조한 이유다.


 구조주의적 접근으로 패턴을 파악하는 관점을 갖을 수만 있다면 불확실한 외식 시장에서 어느 정도 앞으로를 예측해볼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관점은 감이 아닌 레퍼런스(케이스 스터디)를 통한 논리적 접근의 외식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이 될 것이다.


의정부 <만원집> 소안창살과 라이스페이퍼 조합 / 수입산 소고기도 다양한 먹는 방법의 시도가 필요하다

수도권 고깃집 트렌드를 보면 모든 고깃집들이 전문점을 내세운다. 전문점이지 않으면 마치 망할 것 같은 불안이 쌓인 것만 같다. 전문점을 목표하는 이유는 결국 고객의 머릿 속에 빠르게 인식되기 위함이다. 다시 말해 고객의 머릿속에 빠르게 인식만 된다면 꼭 전문점을 표방하는 전략이 최선일까 라는 질문이 남는다. 이러한 현상 속에서 국내 고깃집 시장에서 토탈 고깃집 포지셔닝의 브랜드는 상대적으로 줄어든 걸 볼 수 있다. 이러한 기회를 포착해 남산드럼통을 적용시켜볼 예정이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이러한 측면에서 남산드럼통은 관점을 갖춘 브랜드다. 이러한 전략을 기반으로 전국구 모든 고객에게 설득할 수 있는 전천후 고깃집 브랜드가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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