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포지셔닝 전략이 중요한 이유
우연히 유튜브를 통해 BTS를 접했다. 영상은 방탄소년단의 데뷔부터 지금 전 세계의 성공에 이르기까지 요인에 대한 분석하는 내용이었다. 데뷔 초기 중소 기획사 아이돌 소속이라 방송에 많이 출연하지 못했던 어려움부터 아이돌이 왜 힙합을 하냐는 대중의 시선과 낮은 기대치. 그럼에도 한 단계 한 단계 쌓아가며 그들 만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기까지. 팬들과의 작은 소통도 마다 하지 않으며 BTS를 소비하는 10대 팬들의 니즈를 이해하고 끊임없이 일관된 이야기를 지속했던 것. 최종적으로 아이돌이 성장해 아티스트로 추앙받는 이 과정이 외식업과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다.
아이돌은 회사의 기획으로 사업성과 확장성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는 관점에서 프랜차이즈와 닮아있고, 아티스트는 개별적인 색깔과 대체 불가능함 을 기본으로 나타난다는 관점에 단일 점포 모델과 닮아있다. 외식업의 경제의 큰 흐름은 프랜차이즈가 주도하지만, 각기 다른 단일 점포 브랜들이 갖는 독창성과 깊이가 없다면 외식업은 존재하지 않는다. sm엔터의 소녀시대도 필요하고 안테나뮤직의 유희열도 필요하다. 두 가수를 비교해 우열을 가리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그래서 더욱 BTS가 해낸 결과가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돌과 아티스트가 양립하기 힘들었던 가요계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아 대중들의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서두가 길었다. 굳이 BTS이야기를 한 이유는 본격적으로 브랜드 포지셔닝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다. 브랜드 포지션에 대해 보다 쉽게 설명하기 위해 가요계를 예로 들었다. 잡지사에 근무하면서 정말 많은 외식업체 대표님들을 만났다. 작은 골목식당 사장님부터 굴지의 프랜차이즈 회사 대표님까지. 저마다 같은 외식업이었지만 또 다른 외식업이기도 했다. 음악에서는 이걸 '장르' 라고 표현하는 듯 하다.
컨설팅 업무 시 클라이언트가 신규 브랜드 기획 요청을 하면 내가 가장 먼저 묻는 질문 역시 장르였다. 아이템 설정부터 시작해 새롭게 기획하려는 식당이 단순히 점포 하나에서 끝나 인기를 끌게 할 것인지. 또는 식당이 잘되고 나면 프랜차이즈 사업 확장을 염두하는지에 대한 부분이다. 단일 점포 매장을 위한 식당은 독창성과 대체 불가능한 기획적인 요소가 필요하다. 노래로 치면 개성이 뚜렷하고 아티스틱하게 표현해야 한다. 힙합, R&B나 어쿠스틱, 밴드 음악들이 이에 해당하지 않을까. 프랜차이즈는 과한 독창성보다는 대중의 감도에 맞는 브랜드 설정과 사업을 이끌 수 있는 뒷배경 구축이 중요하다. 보다 기획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아이돌의 음악이나 보다 대중성, 확장성을 기반으로 한다면 트로트가 해당될 것 같다.
브랜드 기획 시 방향성 설정과 전략 초기 설정값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브랜드 포지셔닝 작업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창업 준비시 나는 브랜드 감도에 대해 예민해질 필요가 있다고 꼭 강조한다.
저마다 같은 외식업이었지만 또 다른 외식업이기도 했다.
요즘 핫플레이스에 가면 저마다 개성 있는 디자인과 메시지로 소구 하는 곳들이 대부분이다. 브랜드 표현에 대한 경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마치 <슈퍼스타K > 프로그램을 보는듯 하다. 개성이 존중되야 그중 새로운 아티스트가 탄생할테니까.
반면에 프랜차이즈 회사에서 신규 브랜드 출점 시에는 철저하게 시장 상황과 데이터에 이존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과정, 이른바 힘을 빼는 작업을 거친다. 이는 일부러 편안함을 더하는 것이다. 프랜차이즈는 전국 상권에서 어우러지고 남녀노소 불문 누구에게나 소비될 수 있게 직관적인 브랜드 메시지 전달을 주로 해야하기 때문이다.
아래 두 곳 카페를 예로 들어보자.
좌측 메가커피 브랜드는 저렴한 가격과 대용량 커피를 직관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고객이 쉽게 기억할 수 있게 노란색이라는 컬러를 사용했다. 멀리서 일부러 찾아오기보다는 상권 내에서 반복구매가 이뤄질 것이다. 커피의 맛과 감성보다는 접근성에 기인한 소비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측 어니언 브랜드는 좌측과 다르게 중의적 표현의 상호와 파사드로 가게를 표현했다. 이런 곳들은 부가적인 설명이 필요하기 때문에 필수적으로 마케팅이 수반된다. 직관적인 표현보다는 공간 안에서 브랜드를 느낄 수 있도록 무드 구현에 초점을 맞췄다. 이곳 고유의 감성과 상품으로 멀리서도 시간 내어 찾아오는 장소일 것이다. 메가 커피의 직관적인 브랜딩은 전국적인 확장을 가능하게 했고 어니언의 독창적인 표현은 이곳만의 감성으로 자리매김하게 한다.
브랜드 포지셔닝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래프를 참고하자. 모든 외식업은 위의 그래프 안에서 움직인다. 메가 커피는 저가형과 다점포 집약적이 만나는 우측 하단에 포지셔닝이 될 것이고 어니언은 단일 점포 집약적과 중고가형이 만나는 좌측 상단 중앙쯤에 포지셔닝이 될 것이다. 이 두 브랜드 간 거리가 브랜드 간극이다. 간극이 작은 브랜드 간의 차이를 느낄 수 있도록 연습하자. 이 브랜드 간극에 대한 감도가 예민해질수록 창업에 유리해진다. 만약 필자가 카페 창업을 하고 싶다면 무작정 좋은 원두, 멋진 인테리어가 아닌 이제 어떤 형태의 업태로 사업을 가져갈지에 대한 브랜드 포지션을 우선적으로 할 것이다.
어떤 형태의 업태로 사업을 가져갈지에 대한 브랜드 포지션을 우선적으로 할 것이다.
외식 창업 준비 시 브랜드 감도를 높이는 방법 TIP.
내가 실제로 소비하고 있는 주변의 식당들을 위 그래프 안에 넣어 포지셔닝해보자.
같은 아이템, 업종이지만 브랜드 간극이 달라지는 것을 발견하고
이에 따라 해당되는 브랜드가 각기 어떤 전략을 펼치고 있는지 분석하고 정리하자.
그렇다면 한 곳에서 오랫동안 희소성을 지켜가는 식당이 참된 가치일까. 아니면 히트하는 아이템으로 프랜차이즈 전개해 사업을 높이는 것이 우선일까. 정답은 없다. 노래도 모든 장르가 모여 대중들의 각기 다른 취향을 충족 시키듯이 외식업도 각기 다른 장르가 모여 결국 하나를 이룬다. 우리는 각기 다르지만 결국 하나의 고리로 연결되어 있다.
필자의 개인적인 토로.
외식업. 유행성 아이템들이 매번 등장해 판을 흔든다. 진입장벽도 낮아 누구나 할 수 있으며 경쟁도 치열하다. 어제의 성공이 내일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으며 경험치가 매출액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오히려 경험치만 쌓다가 만렙 찍는 순간 하늘나라를 갈 수 있는 유일한 업종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외식 창업에 도전한다. 그래서 더욱 전략을 강조하는 이유다. 감탄을 자아내는 실력의 플레이어가 많이 나타나는 요즘이다. 여기에 전략까지 더해지면 어떻게 될까. 외식업에서도 BTS같은 브랜드가 나올 날이 머지않아 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