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분장? 업무 환장!
똑똑하게 나를 지키는 법
여름휴가 기간이 끝나고 업무 분장 시즌이 왔다. 업무분장이란 업무를 체계적인 기준으로 분류하여 직원들에게 할당하는 것이라고 사전에 나와있지만 우리는 직장에서 사람에 따라 일이 바뀌는 것을 심심치 않게 경험하게 된다. 조직의 장점은 분업화고 누가 그 일을 맡더라도 해낼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있는 것인데 실제 직장에서는 사람에 따라 일의 경중이 바뀌어 누구는 같은 일도 쉽게 누구는 같은 일도 어렵게 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업무 분장 시즌에 환장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A라는 사람은 1,2,3,4,5까지 일을 했는데 동일한 직급이 사람인 B는 같은 일을 1,2만 하는 것이다. 같은 업무인데 누구는 더 일하고 누구는 덜 일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계속되면 조직은 말 그대로 전쟁터가 된다. 서로를 비방하고 헐뜯고 누가 일을 많이 하니 적게 하니 하면서 말이다. 불행하게도 이런 싸움의 희생양은 묵묵히 자기 일을 해내는 사람들이다. 자기가 한 일을 과대 포장하거나 업무보다는 사람들 뒷얘기를 하며 자기 입지를 공고히 다진 테이커들이 이런 사람들을 공략하여 자신의 일을 떠넘긴다.
Say No!
그럼 선량한 직원인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무얼까? 어떻게 하면 테이커들에게서 나를 지킬 수 있을까? 첫째, 안된다고 말해야 한다. 내가 이걸 하면 다음번엔 배려받겠지, 그냥 참고 이번 한 번만 하지 뭐라고 생각하면 그대로 그 포지션에 갇히게 된다. 설령 좋은 소리 듣지 못하고 업무를 그대로 하게 될 지라도 내 목소리를 내야 한다. 소극적인 방어만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는 것이 나를 지키는 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특히,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인 사람들은 괜한 분쟁을 만들고 싶지 않아 하고 '그냥 내가 하지 뭐.'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신데렐라 콤플렉스처럼 싫은 소리를 듣는 것이 싫고 자신의 평판에 신경을 많이 쓴다. 하지만 직장이라는 쓰디쓴 조직에서 오로지 나를 챙겨주고 지켜줄 사람은 나다. 내가 나를 돌보지 않으면 누가 나를 돌봐주겠는가? 사람은 누구나 이기심이 있다. 이브가 선악과를 먹은 것도 순자가 성악설을 주장한 것도 다 이와 맥을 같이 한다. 나도 예전엔 이상향을 꿈꾸며 모두가 착한 사회를 꿈꿨던 적이 있다. 모두 선한 마음을 가지고 나누며 도와주는 공산주의 사회가 지향하는 이상향 같이 말이다. 하지만 현재는 자본주의 사회고 자신의 능력과 이기심에 따라 누구는 쥐꼬리만 한 월급을 누구는 몇백억 대의 돈을 번다. 다시 말하지만 내 것은 내가 챙겨야 하고 내가 나를 지켜야 한다.
Say Yes!
둘째, 업무 분장 역시 사람이 하는 일임을 생각하자. 직장에서는 업무를 나누고 그것을 누군가 해야 한다. 사람이 하는 일은 아무리 매뉴얼화하려고 해도 깔끔하게 떨어지지 않는 부분이 있다. 상사나 동료의 어려운 부분을 보았다면, 당신에게 그걸 해결할 능력이 있다면 기꺼이 하자. 떠밀려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그 부분은 제가 할게요~'라고 말하자. 분명히 다시 말한다. 일을 하는 행위가 초점이 아니라 내가 그 부분을 한다는 것을 명확히 알리는 게 초점이다. 학연, 지연 등 뭐든 엮어보려는 한국 사회에서 나를 도와주고 내가 어려울 때 성심성의껏 자신의 시간을 내어주는 사람을 사람들은 잊지 못한다. 즉, 과중하게 일이 몰린 것이 아니라면 조금은 느낌 상 손해 보는 만큼 일하는 것이 직장 생활을 무난하게 해갈 수 있는 길이긴 하다.
Say It!
마지막으로 업무 분장 시즌이 되기 전에 미리 자신의 업무에 대해 짚어보고 요구하고 요청하자. 내 생각을 표현해야 상대방이 알 수 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는 초코파이 광고가 만들어 낸 환상임을 기억하자. 업무를 미리 훑어보고 내가 할 수 있는 부분과 어려운 부분을 잘 정리하여 업무 분장 시즌 전에 얘기하자. 업무분장이 발표난 이후는 너무 늦다. 다른 사람보다 한 발 빠르게 움직인다면 업무 환장이 되는 일은 줄어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