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를 하면 회의(懷疑)가 들어.

월요일 아침 회의는 너무하잖아.

by 작가님



월요일 아침마다 회의를?



직장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시간, 바로 회의 시간이다. 여럿이 모여 의논을 한다는 뜻을 가진 회의 시간은 즐거움보다는 고통을 수반한다. 나의 직장의 경우, 월요일 아침에 회의가 있다. 이 회의의 싫은 점은 원래 정해진 출근 시간보다 20분 정도 일찍 나와서 한다는 점이고, 돌아가며 부서 일정을 말하는 차원의 회의라는 것이다. 즉, 담당자가 나와서 프린트 물을 줄줄 읽는 수준으로 끝난다. 그래서 월요일 아침마다 회의를 하고 나면 한숨이 나오고 회의(懷疑) 감이 든다. '나는 누구, 여긴 어디'라는 생각이 절로 난다.



다른 회의도 다르지 않다. 관리자나 이끌어 가는 부서의 장이 답을 정해놓고 의견을 묻는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라고 해서 가지고 오면 이건 이래서 안 된다, 저건 저래서 안된다며 퇴짜를 논다. 그런 상황이 반복되다 보면 다들 말은 안 하고 네네 하기만 하는데 이럴 거면 정해서 그냥 통보하지 왜 회의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회의 시간이 금방 끝나면 그나마 다행이다. 답이 없는 회의를 몇 시간이나 하고 나면 힘만 들고 업무를 할 기력조차 없다.





코로나 시대 비대면이 일상이 되면서 회의도 여러 형태로 변모했다. 아침 회의는 여전했지만 줌 등 다양한 플랫폼을 이용한 화상 회의를 하게 되었고 메신저로 의견을 취합하고 나누며 회의를 대신했다. 처음엔 비대면으로 회의를 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고만 생각하고 그러한 상황이 어색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적응하게 되었고 불편한 감정에서 멀어지고 시간과 에너지를 줄일 수 있어 좋았다. 그러나 위드 코로나가 되고 여러 공적, 사적 모임이 다시 재개되면서 회의도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회의시간이 휴의(休意)시간이라면?





즐겁게 회의했던 지난 기억을 떠올려보면 자발적으로 공모전에 나가거나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 팀 프로젝트를 할 때였다. 만나자고 하는 구실은 회의였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그 친구가 좋아서, 그 사람들이 좋아서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다. 오랜만에 만나는 부서 사람이 반갑고 함께 얼굴 맞대고 얘기하는 시간이 즐거운 회의는 정녕 환상 속에서만 가능한 것일까? 회의에 대한 정의를 다시 해보면 좋을 것 같다. 관리자에 의해 정해진 사항을 그냥 따르는 회의가 아니라 새로운 아이디어를 함께 얘기하는 대화의 장으로 부서 간의 친목의 장으로 말이다.



일단, 바쁜 출근시간 즈음, 퇴근 시간 즈음엔 회의를 잡지 않는 게 좋겠다. 변수들로 인해 정해진 시간보다 더 걸리는 경우도 있고 회의로 인해서 하루의 일을 계획하는 아침 시간, 하루를 마무리하는 퇴근 시간을 송두리째 잡아먹는 일은 조직의 이익을 위해서도 지양해야 한다. 조금 루즈해지는 점심시간 이후 가볍게 커피와 다과와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이면 좋겠다. 가능하면 의견은 메신저, 메일 등 비대면으로 취합하고 회의 때는 프로젝트를 잘해보자는 파이팅의 시간으로 가지면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다. 그리고 정말 사람들의 의견이 중요한 거라면 '회의'라는 이름 대신 정말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얘기할 수 있는 '휴의(休意) 시간'으로 이름 붙이면 어떨까? 긴장과 걱정 없이 마음이 편한 상태가 되어야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고 그래야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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