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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땅 작가 Nov 24. 2022

지리교사 주역을 만나다.

61. 풍택(風澤) 중부(中孚): 카타르 월드컵

카타르 월드컵 개막

카타르 월드컵이 시작되었다. 앞으로 몇 주 동안은 축구 팬들에게 축제 기간이다. 그런데 월드컵은 시작되었는데 카타르라고 하는 나라가 생소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구글링을 해보았다. 조사해보니 흥미로운 사실들이 있었다.

카타르는 국토 대부분이 사막이다. 낮 기온이 연중 20℃~ 40℃가 넘고, 연강수량이 100mm 미만으로 매우 건조한 나라이다.  자연적 측면에서 보면 농업과 목축업에 매우 불리하며 풍요로움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카타르 도하의 기후 그래프. 연 강수량이 100mm가 되지 않는 매우 건조한 지역이다.
카타르 위치(출처:구글어스)

그런데 카타르는 세계적인 부국이다. 영화 <와칸다 포에버>에 나오는 '와칸다'처럼 부자 나라이다. 2015년 기준 1인당 GDP가 8만 6,300 달러였고(총 인구 293만 명), 2022년에는 천연가스 가격의 상승으로 금년(2022) 더 많은 국가 소득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카타르는 국민 복지도 잘 되어 있어 대학을 졸업한 국민에게는 집을 무료로 빌려주고, 수도 요금, 전기 요금, 의료비, 교육비가 무료이다. 교육비, 주택가격, 물가가 높은 우리나라 국민으로서 카타르는 참으로 부러운 나라가 아닐 수 없다.

어떻게 카타르는 인간이 살기 어려울 정도로 자연환경이 척박한데 부자 나라가 될 수 있었을까? 그 이유는 천연가스와 관련이 있다. 카타르는 1971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천연가스를 개발하면서 급성장하였다. 카타르는 전체 수출의 77%, 재정 수입의 83%가 천연가스로서 국가 경제의 근간에 천연가스라고 하는 자원이 자리하고 있다. 국영기업 QP(Qatar Petroleum)가 천연가스를 안정적으로 수출하고 있으며, 현재 세계 최대 천연가스 수출국으로 자리하고 있다.(출처: KOTRA)

천연가스 수출량 순위(출처:국제가스연맹(IGU, International Gas Union)의 2016 World LNG Repor)

믿을 구석이 있다는 건 참 부러운 일이다. 국토라는 그릇(☱)에 천연가스(☴)라는 현금이 가득 있어 오래도록 사용해도 사라지지 않는다면 그것 만큼 믿음직한 일이 또 어디 있을까? 카타르의 사정을 살펴보니 풍택 중부(䷼, 中孚) 괘가 떠오른다.

䷼ 풍택 중부


풍택 중부의 의미

풍택 중부는 크게 두 가지 의미로 볼 수 있다.

하나는 '나약한 것을 품음'과 관련이 있다. 중부(中孚)의 '부(孚)'는 '손톱 조(爪)'와 '아들 자(子)'의 결합이다. 금문(金文)에서는  '부(孚)'가 '새가 새끼를 품고 있는 모양'으로 표현되어 있다. 바람 불면 흩어질 것 같은 나약한 새끼(☴)를 애지중지하여 보호(☱)하는 모양이다. 천연가스를 품고 있는 카타르의 대지도 이 의미에서 중부가 된다.

금문(金文)에서의  '부(孚)'는  알을 발톱으로 에워싼 모양이다.

다른 하나는 '가운데가 빔'과 관련이 있다. 중부 괘(䷼)는 모양으로 보면 안(1,2)과 밖(5,6)이 모두 양이고 가운데(3,4)가 음이다. 가운데가 비어 있는 모습이다. <주역사전>에 "읍이 가운데 비어 있는 것을 '부(郛, 가운데가 빈 외성을 의미함)'라고 하고, 갈대가 속이 비어 있는 것을 '부(莩)'라고 하고, 배가 가운데 비어 있는 것을 '포(脬, 오줌보)'라고 하니 중부는 가운데가 빈 것을 가리킨다.'라고 하였다.


마음 비우기

괴로울 때 그 원인이 무엇인지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 정체가 드러난다. 아집(我執)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천년만년 살 것처럼 자신에게 집착한다. 자신에게 매어 있으면 마음 속에서 욕심이 끝 없이 솟아 나온다(풍택 중부를 교역하면 큰 과오를 뜻하는 택풍 대과(大過) 괘(䷛)이다). 욕심을 채우기 위해 남에게 상처를 내고 결국 어리석은 선택을 한다.

풍택 중부(䷼)는 대리(大离)의 상(겸획하면 ☲)을 지니고 있다. 아집이 없는 마음 비움의 상태이다. 아집을 버리면 욕심낼 일도, 남에게 화 낼 일도 없다. 이런 평화로운 상태라야 비로소 그 빈 곳에 다른 사람이 들어올 수 있다.  

월드컵 축구팬들이 자국의 승리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축구선수들도 자신의 부와 명예를 향해 몸을 아끼지 않는다. 자본들은 이 틈을 노려 수익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축구공은 속이 빈 풍택 중부다. 축구공은 질긴 가죽에 공기가 들어가 있을 뿐이다. 축구선수들이 공을 차는 순간 모든 관중, 축구선수, 자본들이 축구공에서 풍택 중부의 상을 떠올린다면 어떻게 될까.


"대한민국 선수의 드리블, 그리고 슛, 아, 빗나갔네요. 괜찮아요, 괜찮아, 너무 아쉬워하지 않아도 돼요. 공에 풍택 중부가 보이네요. 욕심 내지 않아도 돼요."


월드컵 기간 동안 대한민국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스포츠맨쉽을 발휘해보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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