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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365일, 한시 365수 (12)

12. 계집종과 어부의 한 판 승부[寄題西湖小隱壁上], 이용휴

by 박동욱

12. 계집종과 어부의 한 판 승부[寄題西湖小隱壁上], 이용휴

婢把銅錢問老漁 동전 쥔 계집종이 어부에게 묻기를

鮮魚論直賣何如 “싱싱한 생선 흥정하여 파는 게 어때요?”

老漁欹笠船頭坐 삿갓 쓴 늙은 어부 뱃머리에 앉은 채로

云有籃中活鯉魚 “다래끼에 펄떡 뛰는 잉어가 들어 있수.”


[평설]

마포 서강에서 벌어지는 흥정의 모습을 그렸다. 어떻게든 깎으려는 계집종과 제값을 받으려는 어부와의 팽팽한 긴장과 신경전이 잘 묘사되어 있다. 누가 이 승부에서 이겼을까? 어부는 계집종의 흥정에 대꾸도 하지 않으며, 엉뚱하게 다래끼에 들어있는 잉어를 말한다. 우리 집 잉어는 싱싱하니 살 테면 사고 내키지 않으면 사지 말라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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