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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365일, 한시 365수 (11)

11. 겨울에 길을 가다[途中], 윤계(尹堦, 1622~1692)

by 박동욱

11. 겨울에 길을 가다[途中], 윤계(尹堦, 1622~1692)

日暮朔風起 날 저물어 북풍이 불어대서는

天寒行路難 날씨 추워 갈 길이 험난하구나.

白烟生凍樹 나무에서 흰 연기 피워 오르니

山店雪中看 산속 주막 눈 속에 보이는구나.


[평설]

저물녘에 바람까지 불어대니 추위는 더해만 간다. 가는 길이 너무 험해서 당장이라도 주저앉고 싶다. 그런데 얼어붙은 나무 사이로 주막에서 밥 짓는 연기가 피워 오른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것처럼 반가운 마음이 든다. 조금만 더 걸어보자. 발에다 힘을 싣고 다시 한번 힘을 내어본다. 삶의 길도 마찬가지다. 죽을 것 같다가도 살다 보면 거짓말처럼 희망이 찾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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