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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365일, 한시 365수 (243)

243. 살구와 앵두[覽物有感], 이행

by 박동욱

243. 살구와 앵두[覽物有感], 이행

마당 살구 누렇게 익어들 가고

앵두 알 가지 가득 붉게 열렸네.

이제야 알겠구나. 부모님 심정

나 역시 내 아들을 생각하노니

庭杏欲黃熟 含桃紅滿枝

方知父母意 我亦念吾兒


[평설]

이 시는 26세의 나이에 충주로 유배 와서 쓴 것이다. 마당에 살구는 누렇게 익었고 앵두는 붉게 열렸다. 아마도 집에 있을 때 아이에게 살구와 앵두를 따서 바지춤에 쓱 닦아서 주곤 했으리라. 살구와 앵두는 있지만 따서 줄 아이는 자신의 곁에 없었다. 자신의 아이가 이렇게 자연스레 떠올려지는 걸 보면, 부모님도 아들을 유배 보내고 마음을 졸이고 계신 줄 알 수 있다. 자식에 대한 사랑은 사랑하지 말라 해도 사랑이 가지만, 부모에 대한 사랑은 나를 사랑해주는 마음을 말미암아 사랑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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