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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공 Sep 22. 2024

(소설) 아빠, 영어의 신이 되다

(프롤로그)

김훈은 자기 머리를 감싸 안았다.

"아 이것도 모르다니, 나 지금까지 영어 몇 년 했지?"

9세, 8세, 두 딸의 아빠이자 공무원으로 지금까지 인생에 특별한 일이 없던 남자, 그게 바로 김훈이었다.

하지만 김훈은 둘째인 행복이의 책장에 꽂혀있던  영어 동화책을 보고 극도의 충격에 빠졌다. 분명 초등학교 1학년이 보는 영어책인데, 왜 이렇게 모르는 단어가 많지?

물론, 과거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거쳐 배운 쥐꼬리만한 영어 실력은 아이의 영어 동화책 문맥을 읽는 데에는 거의 문제가 없었다.

중요한 건, 단어였다. 기껏해야 초등학교 1학년이 읽는 수준인데 상상 외로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았다.

김훈은 자신이  모르는 단어를 인터넷 영어 사전을 검색해가며 적어 보았다.

1. steer: 조종하다, 움직이다

2. trail: 자취, 자국, 느릿느릿 것다, 따라가다

3. farrier: 편자공(말의 편자를 만드는 사람)

4. trim: 다듬다, 손질하다, 잘라 내다

5. hooves: hoof(말 등의 발굽)의 복수

6. trot: 빨리 걷다

7. spook: 유령, 귀신, 겁먹다, 겁먹게 하다

8. mucking out: 똥치기

9. stall: 마구간, 외양간, 피하다, 시동이 꺼지다

10. pat: 쓰다듬다, 토닥거리다

11. chestnut: 밤나무, 밤

12. scout troop: 스카우드단

13. giggle: 피식 웃다

14. weird: 기이한

15. gasp: 숨이 턱 막히다

16. meadow: (특히 건초를 만들기 위한) 목초지

17. beneath: 아래(밑)에, ~보다 못한

18. gulp: 벌컥벌컥 마시다, 침을 꿀떡 삼키다

세상에나, 무려 18단어였다.

"아, 내가 그래도 명색이 아빠인데 아이에게 읽어주는 영어 동화책 단어조차 모르면 안되겠다, 영어 공부를 하자, 챗gpt 어쩌고, 번역기 어쩌고 해도 제일 중요한 건 바로 내가 말하고, 듣고, 생각하는 거야, 우선 내가 영어를 잘하면 우리 아이한테도 자랑스러운 아빠가 될 수 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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