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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똑선생 Aug 09. 2021

엄마들의 말에 날이 서 있어요

교사도 사람이다

교사는 아이들과의 관계가 가장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학부모와의 관계입니다. 학부모와 신뢰를 바탕으로 한 관계가 형성됐을 때, 교사의 교육은 국도가 아닌 고속도로로 가게 됩니다.


출처: 스카이캐슬 드라마 캡쳐

“어머님 전적으로 저를 믿으셔야 합니다.”


유명한 드라마 속 명대사인데 사실 모든 교사의 바람이기도 합니다. 내가 아이들에게 하는 모든 교육 활동, 말과 행동을 믿고 전적으로 맡겨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요즘은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학부모들의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학부모의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학교의 변화 속도와 교사의 자질은 반성해야 할 부분입니다.  



하지만 요즘 지나친 학부모님들이 간혹 계십니다. 말에 날이 서 있어요. 저도 나름 학부모님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고 자부해왔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정적인 분들을 대하는 것은 참 어렵습니다. 특히 코로나를 겪으면서 그런 학부모님들을 더 많이 겪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가정에서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지치고 힘드셔서 더 그렇겠지요. 저도 아이를 데리고 있어 보니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부모님과 교사가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은 아니기에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서로 교육관이 다를 수도 있고 아이를 대하는 방식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나와 맞지 않는 담임교사를 만날 수도 있고 찰떡처럼 잘 맞는 교사를 만나는 해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맞지 않을 때마다 교사에게 함부로 이야기한다면 교사들은 위축되어 진짜 하고 싶은 교육활동을 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교사도 사람인지라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힘이 빠지거든요.


주변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들, 동료 교사들이 겪는 일들을 보면 사실 교사의 일이 교육활동인지 아니면 화난 감정을 담아내는 것인지 헷갈립니다. 앞뒤 상황을 자세히 들어보지 않고 일단 아이가 기분 상한 것 자체로 화가 나서 쏟아내는 부모님도 간혹 계십니다. 그럴 땐 부모로서 속상한 마음이니 당연히 그 감정을 공감하며 안지만, 교사를 향한 비난과 책망을 필터 없이 쏟아내는 분들의 말에는 상처 받곤 합니다. 제가 겪지 않았다고 먼 일로 생각하기에는 코로나라는 상황을 같이 겪고 있기에 남의 일로 안 느껴지네요.


“우리 아이에게 그런 말을 하셨나요?”

“주간 학습 안내 진도와 수업이 왜 다른가요?”

“줌에서 왜 우리 아이에게만 칭찬을 적게 해 주시나요?”

‘저희 아이 손들었는데 안 시켜주시네요. “

“선생님 2학기 때에도 담임인가요? 기간제인가요?”

“선생님이 그 상황은 통제하셨어야지요.”

“그때 선생님은 뭘 하셨나요?”

“선생님은 처음 와서 모르시나 본데 여긴 이렇게 해요.”


그런 분들은 원격수업을 하는 것도 불만이고 쌍방향 수업(줌 등)을 길게 해도, 짧게 해도 불평합니다. 코로나를 교사가 만든 것이 아닙니다. 원격수업 상황도 교사들이 원치 않습니다. 제 주변 대부분의 교사들이 정상 등교를 원합니다. 아이들과 직접 대면해서 이야기하고 싶고 공부하고 싶습니다. 교과서 속 활동도 그대로 하고 피드백 주고받으며 살아 있는 수업을 하고 싶습니다.

교사와 학부모는 아이를 위한 교육 공동체입니다. 서로 믿고 밀어줘야 흔들림 없이 갈 수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서로 대화를 원활히 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날 선 감정적인 말은 한 번 걸러주시면 어떨까요? 충돌이 아니라 합심으로 함께하면 좋겠습니다. 교사도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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