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역할로 힘들다면, 내려놓고 내가 편해져야 모두가 행복합니다.
가정에서는 해야 할 일이 참 많다.
식사 준비를 해야 합니다.
부부와 아이의 출근/등교 준비를 해야 합니다.
집 청소를 해야 합니다.
아이의 교육에 대한 정보를 알아야 합니다.
가족의 건강을 위해 영양소가 골고루 담긴 식사를 계획해야 합니다.
아이의 유치원/학교/학원 시간을 꿰고 있어야 합니다.
아이의 친구 관계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
아이의 과제 상태와 준비물을 체크해야 합니다.
아이의 선생님과 상담을 해야 합니다.
아이와 대화하고 감정을 살펴야 합니다.
집안의 대소사 날짜를 기억하고 챙겨야 합니다.
아이의 학원을 알아보고 결정해야 합니다.
아이의 친구 부모들과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공과금을 내고 가정의 가계를 운영해야 합니다.
가족들의 옷과 신발 등을 때가 되면 바꿔야 합니다.
빨래를 하고 옷장에 정리해야 합니다.
냉장고의 물건들을 주기적으로 체크하고 정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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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정을 돌보는데 셀 수 없이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저 중에 얼마나 많은 역할을 맡고 있는가?
예전과 성역할에 대해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많은 가정에서 집안의 일들 중 많은 부분을
여자가 하고 있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내가 안 하면 남편이 안 할 것 같고
내가 안 챙겨주면 아이가 못할 것 같아
결국엔 여자가 많은 역할들을 도맡아 하게 되고
그게 정해진 규칙처럼 되어버리곤 한다.
나는 여자들이 조금 더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렸으면 좋겠다.
나도 ‘기다리느니 내가 하자’ 하는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남들보다 조금 더 느긋한 마음을 가졌다는
장점이자 단점이 나에게 있었다.
그래서 그냥 ‘딱 10분만’, ‘딱 30분만’ 하며 기다렸다.
그랬더니 제가 아무 말 안 해도 10개 중에 두세 개는 해냈다.
조금 더 기다렸다.
그랬더니 추가로 2개를 더 해냈다.
그냥 기다려주면 천천히라도 하는데
내가 기다리지 못하고 싫은 소리를 했던 건 아닌가 싶었다.
사람마다 느긋한 정도가 다른데
그 정도에 따라 역할을 더 맡기도, 덜 맡기도 하는 것 같다.
나머지 가족들이 일부러 안 해서가 아니라
내가 그들보다 빨리 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던 것뿐이다.
그래서 정말 다급하고 중요한 일이 아니면 기다린다.
사실 그렇게 안 될 때도 많지만 노력합니다.
자꾸 먼저 하려고 하고, 내가 손대려고만 한다면
내가 없을 때의 빈자리가 너무 커질 것 같다.
남편과는 적절한 선에서 함께 하는 방법을 찾아가고
아이는 스스로 자신의 일을 해나갈 수 있도록 도와서
내가 없어도 정상적으로 가정이 돌아갈 수 있게 해야 하지 않을까?
역할이 어느 한쪽에 많이 치우쳐진 상태가 지속되면 그 한 사람은 지치게 된다.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에게 표정과 말투로 짜증을 전하게 된다.
그들을 위한 일을 하고 기쁨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속상하고 짜증 나는 마음이 든다면, 그 역할이 너무 과한 것이라 그렇다고 생각한다.
우리 조금만 내려놓자.
우리가 안 한다고 큰일이 일어나지도 않고
우리가 안 한다고 망쳐지지도 않는다.
내가 안 하면 누군가 하기 시작한다.
결과물이 마음에 안 들어도 눈 질끈 감고 기다리자.
자꾸 해봐야 실력도 는다.
무거운 짐들을 내려놓고 몸과 마음이 편해지는 것이
가족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엄마의 행복은 남편에게, 아이에게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