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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로운 콩새 Mar 02. 2021

만학도의 한의대 편입과 졸업-바로 오늘입니다.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님께 감사


지난 편을 읽으시면 연결이 됩니다.

https://brunch.co.kr/@hee91801/55




국회의원들에게 드리는 진정서를 들고 당시 여, 야 국회의원들을 찾아가서 하소연이라기보다 상황을 설명하고 가능한 방법들이 없을지 문의했습니다.





당시 처음에 여당, 야당 국회의원 양쪽 모두를 찾아다녔습니다.

상황을 안타까워해 주셨지만 법이 그러니 방도가 없다.. 그냥 그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 는 다소 뻔하면서도 인위적인 답변만 받았습니다.


각고의 노력 끝에 만난 단 한분 당시 열린 우리당 대변인이셨던  김현미 의원님(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다른 여.야의원 님들과는  다르게 받아주셨습니다.


우선  저의 하소연을 끊지도 않으시고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들어주셨습니다.


          한국이 아직은 새터민에 대한 법률에 미숙한 부분이 많다, 새터민들의 한국사회 정착 과정에

          문제 되는 부분들은 하나하나 찾아서 점차 수정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동료 의원님들과 상의해서 잘 해결되도록 해보겠느니 용기 잃지 말고 정착 잘해달라고

          위로하셨습니다.

          그 말씀이 너무 고마워서 의원님 앞에서 펑펑 울었던 기억이 아직도 새록새록합니다. 


김현미 의원님께서는 제가 들고 갔던 "국회의원님들에게 드리는 진정서"를 "대한민국 국회에 드리는 청원"

으로 바꾸고 새터민 정착지원 법률 개선 및 재북 학력인정 심의에 관한 문제를 정식으로 국회에 상정시켜 주셨습니다. 그리고 저를 그해 가을 국무조정실 국정감사에 참고인 자격으로 세워주셨습니다.



김현미 의원님은 새터민들의 북한자격인정을 위해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국회에 상정시켜 주셨고 제가  국정감사에서 여야의원들앞에서 증언할  수 있도록 국무조저참고인으로 세워주



당시 야당에서 새터민이 무슨 국정감사 참고인이냐고 승인을 해주지 않아 국정감사 전날까지도 참석이 미정이었지만 김현미 전장관님은  새터민 정착에 대한 문제가 중요하다고 야당 의원들을 끝까지 설득하였고 저는 새터민 최초로 국정감사에 참가했을 뿐 아니라 여야 국회의원들 앞에서 발언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김현미 전 장관님의 성의있는 관심과 노력으로


           북한에서 온 의료인들의 자격심의 및 인정을 위한 논의는 사회적 이슈가 되었고

           오늘날에는 북한에서의 자격증을 준비하지 못해도 한국에서 의대 교수들과의 면접을 통하여

           북한에서 의료인이었는지의 확인을 해서 국가고시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을

           시작하시고 이끌어주시고 결과를 만들어 내셨습니다.

           북한에서 온 의료인들은 다시 대학에 다니지 않아도심의과정을 통하여  

           의사국가고시 시험자격을 부여 받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김현미 전 장관님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러한 과정을 밟아나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시고 도움 주시고 걸음걸음 함께 동행해주신 제가 다니던 주식회사 "북 마루"의 사장님과 홍보이사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의 오늘은 많은 고마운 분들의 도움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해 국정감사 시작의 첫날이었던 국무조정실 국정감사에 저는 여야 국회의원들 앞에서 증언했습니다.

지금까지의 상황을 소상히 말씀드렸던 거죠.


북한에서 의학대학 7년, 의사생활 거의 10여 년,이었지만 한국의 의료법에 맞게 시험 자격을 얻고 싶었는데 시험은 안된다고 한다. 분명히 한국의 교육부에서 한국의 한의과대학 6년을 졸업한자와 동등한 자격이 인정된다고 했지만 시험 자격을 줄 없으니 북한 가서 대학 졸업증을 가져오거나, 한의대 편입을 권유받았다. 한의대에 편입하려고 대학에 가니 한국의 법은 한 사람이 같은 전공을 두 번 공부할 수 없다. 이미 교육부에서 한의대 졸업자와 동등한 자격을 받았으니 한의대는 안된다 다른 학과를 공부하라고 한다 등 지금까지의 상황들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당시 저의 요구사항은


        1. 북한에서 온 의료인들의 국가고시 자격심의를 북한 가서 서류를 가져오는 방법이 아닌

           보다 합리적인 방법으로 할 수 있게 해 달라.

        2. 의사자격시험을 치를 수 있는 기회를 달라.  

        3.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도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개정해 달라

        4. 같은 전공을 두 번 공부할 수 없다는 법 조항이 있다면 확인하고 다시 한번 검토해 달라

        5. 북한에서 의사였다고 한국에 와서도 우조건 의사 하겠다는 건 아니다.

           다만 검증받을 수 있는 기회를 달라


대략 이 정도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덧붙여


국회에서 해결해주지 않으면 하소연할 데가 없다.

지금 김지은이라는 개인이 국회에 이런 청원을 하지만 이것은 김지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북한에는 몇십만명의 김지은이들이 있다.

통일이 된다고 가정할 때 북한에 있는 몇십만 명의 의료인들의 자격심의를 어떤 수준에서 어떤 방법으로 진행할 것인가에 대한 예선전이기도 하고  그 준비의 기초이기도 하다. 지금 이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치부해 버리고 대충 넘어간다면 다가올 미래, 남한과 북한의 보건의료가 통합되는 시기가 온다면 그때는 이미 늦다고 생각한다.


북한에서 온 의료인들을 통하여 북한 보건의료 정책과 의료시스템, 의과대학 교육과정과 교육 수준, 보건의료현실 등에 대한 정보들을 취득하고 분석해서 후대들에게 남겨주어야 다음 세대들이 새로운 환경에서 정치할 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해결해달라. 미래를 위해 생각해달라, 부탁드린다...

하고 거의 협박도 했던 것 같아요..ㅎㅎ

당시 국정감사장은 찬 물을 끼얹은 듯이 조용했고 아무도 제 말에 토를 달지는 않았습니다.

당시 국무조정실 실장님은 보건복지부 관계자분들께 재차 질문을 하면서 상황을 알아보게 되었고 결국 저는 한의과대학에 편입하여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편입시험은 쳤죠)

         





한의대에 편입하기로 했다고 하자 주변 지인들로부터의 만류가 이어졌습니다. 그 나이에 무슨, 어떻게 한의대 공부를 따라가려고. 이제 무슨 다시 공부를, 먹고살기도 힘든데. 돈 벌어야지 ~~ 기타 등등.


하지만 저한테 중요한 것은 한국의 의료를 배운다는 것입니다. 북한과는 많이 다른 한국의 교육과정과 교육 수준, 교육방법은 물론이고 대학교 과정을 통하여 얻게 되는 같은 전공분야의 교수님들과 동기생들과의 끈끈한 인간관계 - 어디 가서 돈 주고도 살 수 없죠. 저한테는 큰 재산입니다.



이후 3년이 지나서 2007년도쯤 통일부에서 북한에서 온 의료인들이 시험 자격 받을 수 있게 되었으니 시험 치르겠으면 치르라고 전화가 왔더라고요.

당시 저는 한의과 대학 본과 3학년이었고 1년만 있으면 본과 4년을 마치면서 졸업을 하게 되는 시점이었습니다.

이제 시험을 치르는 것보다 현재 하고 있는 한의과대학 편입과정을 마치면 명실공히 저는 남한과 북한에서 한의과대학 정규과정을 모두 마친 한반도 7.000만 명 중의 유일한 한 사람이 되는 건데요. 중간에 포기하고 시험칠 수는 없었습니다. 저는 끝까지 공부를 마치치로 결심했습니다.


이제 저는 남한과 북한의 의료와 관련된 건 어느 정도 비교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대학 다니지 않고 국가고시 시험만 치르었다고 해도 한의사 생활을 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남북한 보건의료 통합을 위한 준비를 하려면 남과 북의 의료를 비교하고 장, 단점을 분석하고, 보다 높은 차원의 시스템을 연구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에 의미를 두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밝혀둘 것은요.
언론에서 붙여준 이름 "남북한 통합 1호 한의사"로 소개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북한에서 한의사 하시다가 남한에 와서도 한의사 하시는 분들도 꽤 계십니다. 저보다 먼저 한의사 되신분이 계시기도 하구요.  그럼 1호가 무슨 의미냐고 의문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제가"남북한 통합 1호 한의사"라고 불리는 이유는 남북한 한의과대학 정규과정을 모두 졸업했다는 것이 것으로 차별화됩니다. 그냥 자격을 받았느냐. 남한과 북한 양쪽의 의학 대학을 모두 졸업했느냐의 차이입니다.
즉.. 허무한 거짓은 아니라는 말씀드립니다. ㅎㅎㅎ


"남북한 통합 1호 한의사"라는 타이틀이 민망하기는 하지만 거짓말은 아니고, 그렇다고 없는것으로 해달라고 할 수도 있지만 남한이라는 사회에서 타이틀은 무시할 수 없는 매리트가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럭저럭 넘어가고 있습니다. 대신 타이틀에 오점을 남기지 않으려고 제 스스로가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한의과 대학 편입 및 졸업과 함께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을 합격하면서 대한민국 한의사로서의 면허증을 소지한 대한민국 한의사가 되었습니다.




졸업식 하는 날 만감이 교차하여 얼마나 울었는지 모름니다.

                                졸업식 하는 날 만감이 교차하여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바로 오늘입니다. 대한민국 한의사 면허증 받은 날          


                                         2009년 3월 2일



지금까지 저와 함께 북한을 출발하여 중국에서 함께 고생해주고 동남아를 통하여 대한민국 입국까지의

긴 여정을 동행하시면서 울고, 웃고, 용기 주시고, 응원해주신 모든 작가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추신.

아..좀 엉뚱한 부분을 집고 넘어가고 싶어요.

국정감사에 참석할 때의 사진을 보니 30대 중반의 제가 아니네요. 하하하.

힘들었던 지난 삶을 드러내는 모습이지만, 그래도 역사적 사진이라 그대로 올립니다.


한국사회에서의 삶이 저한테는 잘 맞았나 봅니다.

점차 저는 내외적으로 많이 틀을 잡아가면서 밝게 웃음을 찾가갔던 것 같습니다.

물론 최근에는 성형외과 중 어디가 괜찮을가..하고 검색하고 있는 중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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