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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자까 May 10. 2023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을까?

매사 바쁘기만 하면, 나를 돌아볼 여유는 부족해지기 마련이다. 분명 내가 선택한 일은 맞는데 나를 점점 잃어만 가는 기분이 든다. 껍데기만 남겨진채 주어진 일을 수행하고 있자니 지금 이게 무엇을 하고 있는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럴 때는 잠시 멈춰서서 숨을 고르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 나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는 내가 제일 잘 안다. 



회사를 다닐 때 일 때문에 야근했던 적은 많지 않다. 하지만 내가 나를 생각할 여유가 없어지게 만든 것은 인간관계가 가장 컸다. 타인의 눈치를 많이 보고 출근하는 것이 긴장되기도 했다. 점점 익숙해질 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았고 결국 퇴사를 감행했다. 그 이후로 한 두달간은 불안한 감정이 컸다. 내가 다른 회사에 취직하지 못하면 어쩌지? 싶었는데, 사실 그때의 마음으로 회사에 취직하든, 즐거운 마음으로 다녔을 것 같지 않다. 아무튼 운이 좋게도 일감을 받게 되어 재택근무로 경제적 연명을 하는 지금까지, 어쩌면 지금의 시기가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고 삶의 결을 다질 수 있으며 나와 더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이 아닌가 싶었다. 



더 나아가기 위해 일을 하는거지, 나를 내팽겨 두고 일만 하겠다는 다짐으로 시작한 것 아니었을 테다. 비교적 시간에 대한 자율성이 주어진 지금, 처음에는 빈 시간들을 어떻게든 채워넣어야 한다는 생각이 컸지만 지금은 가만히 앉아서 지금 드는 생각을 적고 싶다거나, 그저 멍을 때리고 싶고, 하루를 살아가면서 들었던 여러가지 생각들을 정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여러가지를 한다고 해서 그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다.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그것에 집중하고 주변의 잡다한 것들을 가지치기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도 배우고 있다. 



얼마전 시청했던 한 아이돌 콘텐츠에서 어느 멤버가 말하길, ‘나는 섬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누가 오면 오는대로, 가면 가는대로, 그렇게 그자리에 있는 사람.’이라는 말을 들었다. 이처럼 나는 내게 주어진 이 시간들을 보내며 어떻게 살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묻는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어쩌면 내게 필요한 것은 진정으로 원하는 것에 집중하고 그에 방해가 되는 것들을 적당히 타협할 줄 아는 태도가 아니었을까. 



말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타인의 이야기에 주의 집중하여 듣는 사람을 찾기 어려운 요즘, 글쓰는 것만큼 또한 위로가 되는 것도 없다. 내가 많은 말을 한다고 해도 모든 단어와 문장을 받아주는 글. 그리고 순수하게 좋아하는 마음으로만 점철된 취미생활, 그리고 이 시간 동안 나는 오히려 혼자 있기 보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노력하기도 한다. 피곤하긴 하지만 그로인해 나를 발견하게 되는 것도 크기 때문이다. 



그렇게 요즘의 시간들을 채우고 있다. 그렇게 되면 더욱 부지런해질 수 밖에 없다. 내가 나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너무나 잘 알게 되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들로 채우는 시간과 나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 등, 내가 더욱 부지런해져야 하기 때문이다. 



질문을 던져본다.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 

혹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최근에 했던 생각에 의하면 나는 타인의 아름다운 점들을 발견하기를 좋아한다. 외적으로는 웃는 모습이 예쁘다거나, 피부가 좋다거나, 머리결이 좋다는 등으로만 국한되지만 여기서 말하는 아름다운 점이란 내면의 특성을 의미한다. 그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특성, 강점으로 발휘된다면 더할나위 없이 빛이 날 수 있는 장점 말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상대방이 보지 못하는 스스로의 아름다운 점을 발견하고 알려주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단 생각을 한다. 아, 그래서 내가 학생 기자 때 대단한 사람들의 인터뷰를 즐거워했던가. 



내가 바라는 사람에 한 발자국 더 다가가는 오늘, 그리고 내일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싹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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