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 그게 도움이 돼?

종잣돈의 첫 걸음

by 미로나의 자유경제


내 집 마련을 꿈꾸는 후배의 가계부


나와 같이 근무하고 있는 후배가 집을 마련하려고 노력하는데 돈이 안 모인다고 하소연을 했다. 흥미가 생겨 대화를 나누었다. 이야기인즉슨, 둘 다 부부교사이고 한 달 실수령액이 600 가까이 되는데 모이는 돈이 200도 안된다고 한다. 현재 전세 살이 중이라 대출은 없다. 또한 아직 아기가 없는 신혼부부이다. 나는 정말 잘 이해가 안 가서 이것저것 물어보았더니 큰 문제점이 있었다.


"너네 그럼 돈은 합쳐서 모으고 있어?"
"아니요. 각자 따로 관리하고 저금을 각자 남은 돈으로 해요."


다른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었지만 내가 생각할 때는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가계가 분리되어있는 것이었다.





월급 얼마나 된다고 그걸 가계부 써



내가 아는 쿨한 동료가 한 명 더 있다. 그 친구는 어느 조직에나 꼭 한 명씩은 있는 멋진 스타일의 사람이다. 외제차를 타고 명품을 좋아하는 흔히 말하는 욜로족이다. 철마다 해외여행을 가고, 타고 싶은 차를 사서 바꾸고 하는 모습이 멋있게(?) 보인다. 커피를 마시다가 절약 이야기가 나오자 대뜸 하는 말이


"월급 얼마나 된다고 그걸 가계부를 써. 월급 조금씩 올라서 오르는 게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


호봉에 따라 다르지만 비슷한 월급을 받고 만족하는 나와는 정말 다른 사고를 가진 그가 신기했다.




작은 보너스만 모아서 빚을 갚다


교사들의 월급은 호봉제이다. 나중에 교사의 월급에 관해 따로 글을 쓸 예정이지만, 간단히 말하면 1년이 지나면 오르는 호봉에 따라 봉급이 정해진다. 봉급과 그에 따른 수당이 더해진 것이 월마다 받는 월급여이다.


그래서 또래 교사의 월급은 대동소이하다. 나는 위의 경우와 다르게 수당 중에서 특별한 월에만 지급되는 보너스만 모아서 신용 대출을 갚은 적이 있다. 명절 보너스 2번, 정근 수당 2번, 성과급 1번의 보너스가 교사에게 지급된다. (내가 생각하는 보너스다). 결코 보너스가 일반 대기업과 사기업에 비하면 많지 않다. 사실 아주 작다. 나는 이 수당들을 첫 주택을 산 이후로는 한 푼도 사용하지 않는다. 무조건 저축을 한다. 여기에 내 아내의 보너스를 합치면 상당히 많은 양의 돈이 월급 말고도 모인다. 우리는 몇 년 전 그 돈으로 추가 아파트를 사며 냈던 빚의 일부를 상환했다.


월마다 나가는 생활비라든지 고정비를 제외하고, 보너스 수당만을 모아서 갚았다는 게 나는 참 스스로 기특하고 대견했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고 실행할 수 있지만, 내 주변 또래 친구들은 많이 그렇지 않았다. 보너스는 그냥 추가로 받는 돈이라고 생각해서 받는 즉시 사용하거나, 미리 당겨서 쓰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럼 왜 이 사람들이 돈을 잘 못 모을까 고민해봤더니 가장 큰 차이점을 알게 되었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잘 안 되는 수당 모으기, 내가 쉽게 꾸준히 해오고 있는 비법은 바로 가계부이다.




종잣돈 마련의 시작은 가계부


어떤 이유든지 돈을 모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가정 통합 가계부이다. 신혼부부 기준으로 한 사람이 돈을 관리하고 가계부를 쓰는 것이 관리하는 데는 좋다. 물론 계좌와 가계부는 투명하게 서로 공유하여 조회할 수 있어야 한다.


부부가 각자 돈 관리를 해서 돈을 모으는 것은 새는 돈이 정말 많다고 생각한다. 공동 저금이라든지 공동 생활비로 월급에서 일부를 서로 공용 비로 내는 방식은 케이스에 따라 다르겠지만 돈을 모으기 힘들다.


작은 월급일수록 몰아서 관리해야 한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 내가 잘 기억이 안나는 소비는 가랑비다. 카드 명세서를 보며 지출된 금액을 보고 모두 설명할 수 있는가? 아마 설명을 거의 못 할 것이다. 1,2만 원씩 나가는 돈이 결국 전체 옷을 젖게 만든다.


내가 가계부를 정리하는 방식은 다른 분들처럼 섬세하진 않다. 하지만 공유하는 차원에서 글을 남긴다.




우선 전체 소득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1년에 세전, 세후 소득이 얼마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지출의 규모를 결정해서 계획해야 한다. 또한 교사들은 특별한 달에 추가 수당이 들어오기 때문에 지출을 계획하기 위해서는 월, 연 소득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또한 교사의 월급은 사실 특별한 달 빼고는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호봉이 올라갈 때마다 작은 차이가 있다. 그렇지만 가랑비에 옷이 젖는 것처럼, 반대로 작은 티끌을 열심히 모으면 태산은 아니어도 작은 산은 된다.


소득은 월급 명세서를 보고 관련된 항목별로 정리하여 변하는 항목을 체크하고 책정되는지 파악하는 게 좋다. 그래야 내 월급을 뜯어보고 명세서의 항목을 유심히 보아 혹시 모를 월급 지급 사고와 소득 관리에 유리하다.



지출은 수입과, 지출 탭으로 나눠 쉽게 정리한다.


수입 탭은 들어오는 돈은 전부 정리한다. 월급 말고도 중고거래 비, 부모님이 주신 돈 등등 통장에 들어오는 모든 수입을 정리한다. 물론 부부의 월급도 들어오는 날 한 사람의 계좌로 보낸다.


지출 탭에는 항목을 정해 정리한다. 고정비, 통신비, 의료비, 경조사비, 식비 등등 주로 쓰는 항목을 정해 정리한다. 나 같은 경우는 신용카드를 지출 항목에 맞게 분류하여 사용한다. 식비를 쓰는 신용이나 체크카드, 통신비와 관리비, 고정비가 나가는 신용카드 등 분류하여 사용하니 신용카드 결제액만 쓰면 저절로 분류가 되어 편했다.


지출을 항목별로 세부 관리를 하게 되면 월마다 차이 나는 금액, 줄일 수 있는 금액 등 내가 관리하기가 용이해진다. 몇 개월만 해보면 내가 한 달에 얼마를 벌고, 지출은 평균적으로 얼마큼 하는 지를 알 수가 있다. 그렇게 되면 새는 돈이 줄어들고 지출을 조절하여 저금하거나 투자하는 돈을 만들 수가 있다. 또한 매달 나가는 소득세와 주민세를 연간으로 체크해 1년마다 나가는 세금에 대한 계산을 할 수 있고 연말정산에서도 상당히 편해진다.


한 달에 한 번만 정리한다.


가계부든 뭐든 번거롭기 시작하면 용두사미가 되기 십상이다. 나는 위의 절차를 한 달에 한번 카드 결제가 모두 끝난 날 정리하여 실시한다.

제일 처음에 컴퓨터 화면에 월급명세서 탭 띄우고, 월급 기록부터 한다.

"오 이번 달에는 건강보험료가 오르는 달이었네. 이런 이번 달에 기여금이 또 올랐네." 월급명세서를 하나하나 항목별로 적다 보면 해당 항목이 언제 오르는지, 얼마나 오르는지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수입 탭으로 이동해 부부의 월급 총액, 기타 수입들을 정리해 놓는다. 그 이후 카드 명세서와 현금 거래내역을 살펴보고 빠짐없이 적는다. 한 달에 한 번, 대략 30분이면 작업이 끝난다. 그럼 저번 달과 이번 달의 비교가 한눈에 되며 나중에는 쓰는 프로그램에 따라 통계도 내기 편하다.




가계부는 경제 공부의 첫걸음



여기서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내 소득과 지출의 정확한 파악이다. 내 월급, 우리 부부의 월급이 어떻게 어떤 항목에 의해 지급이 되는지, 한 달, 일 년에 얼마가 지급되고 보너스는 얼마인지 등 소득을 정확하게 파악하면 연간 지출 계획을 면밀하게 세울 수 있다. 내 월급 항목을 면밀하게 들여다본 적이 있는가? 잘 모른다면 월급명세서를 뜯어보기를 추천한다.


가계부를 쓰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지출은 관리되고 새는 돈이 정리된다. 따라서 우선 소득과 지출 파악을 위한 가계부를 써보자. 교사의 경우, 작은 돈이라고 무시하지 말고 새는 돈을 없애고 모아 보면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이 떠오른다.


또한 앞으로 다가올 큰 지출의 악재를 계획하여 막을 수 있다. 이미 알고 있는 악재는 악재가 아니다. 우리는 소득과 지출을 파악하여 악재를 대비할 수 있다.


나는 가계부를 엑셀로 정리하지만, 요즘은 어플도 많고 프로그램도 많다. 각자 편한 것으로 가계부를 실천해보시길 추천한다.


모든 재테크와 투자는 종잣돈 만들기부터 시작된다. 이 어렵고 숭고한 고통이 없다면 그 뒤에 오는 열매는 달콤하지 않고, 쉽게 얻게 되는 결과는 쉽게 잃기 마련이다. 가계부는 종잣돈 마련과 경제 공부의 첫걸음이자 가장 중요한 시작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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