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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듕쌤 Feb 26. 2024

러닝머신 위를 걷는 사람들

도파민 중독을 벗어나 효과적으로 유산소운동 하기

*메인사진은 필자 본인입니다. 사진도용을 절대 금합니다.


최근 크로스핏을 시작하면서 이상한 현상을 목격하기 시작했다.


크로스핏은 1시간 동안 주어진 '수업'을 들으며 그 안에 매일 정해진 WOD(workout of the day)를 수행하는 운동이다.


그런데 수업이 끝나고 집에 가지 않고 사람들이 크로스핏 센터(박스라고 부름)에 남아 머신 자전거를 타고 가는 게 아니겠는가?


처음에는 운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라 수업이 끝나고 유산소를 좀 하고 가려나보다 생각했다.


그러나 일주일이 지나도, 한 달이 지나도, 자전거 위에서 힘들게 타는 사람은 하나도 없고 전부 의미 없이 페달만 계속해서 돌리다가 적당한 시간이 지나면 집에 가는 것 아니겠는가?


"자기야, 사람들이 대체 왜 자전거를 타는지 이해가 안 돼. 빡세게 탈것도 아니면서 그냥 앉아서 핸드폰만 보는 것 같은데."


그렇다고 그들이 운동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는 말은 아니다. 운동이 진짜 싫은 사람이라면 집밖으로 나와 이렇게 힘든 운동을 하러 오지도 않았을 테니까.


그러나 그들이 자전거에 앉는 이유는 운동을 하려는 것과는 조금 다른 것 같았다.


"도파민에 중독돼서 그래."


신랑의 대답은 처음엔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지만 조금 생각해보고 나니 단번에 그들의 모습이 이해가 되었다.


"아!! 유산소를 하는 것 같은 행위를 함으로써 자신에게 정신적으로 보상을 줄 수 있는 거구나!!!"


과거 사이클을 정말 열심히 타던 시절의 나는 평범한 속도로 달리다가도 한 번씩 내가 가진 모든 힘을 짜내어 스프린트를 하기도 하고 일부러 언덕길을 찾아가 다리에 힘이 다 빠져 멈추기 직전까지 페달을 밟기도 하고, 하루에 10시간 가까운 시간 동안 안장 위에 올라가 있기도 했었다.


나야말로 '진짜 운동'했다고 자부하지만 사실 한편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욕구를 이런 식으로 채우며 도파민을 발생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과 나는 몸을 어떻게 쓰는지에 차이가 있었을 뿐, 정신적 쾌락을 얻기 위해 자전거를 탔다는 것에는 별 다를 바가 없었다.


걷기도 운동이다?


헬스장에 가면 런닝머신 위에서 30분이고, 1시간이고 영상을 보며 계속 걷기만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물론 몇몇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충분한 운동이 될 수도 있으나 운동 효율적 측면에서 보면 에너지소비에 가까울 뿐 실질적으로 심폐능력이나 근력을 크게 키워주지는 못한다.


하지만 그렇게 1시간을 걷고 난 이들은 자신의 노력에 감탄하고 스스로를 대단히 여기는 '도파민 보상'을 얻을 수 있다.


어찌 보면 시간낭비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실제 삶을 살아가는 데에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침대에 누워 의미 없이 영상을 보며 도파민을 충족하는 요즘 세대들. 이는 자신의 노력은 하나도 들이지 않은 일이기에 도파민 발생(영상시청)이 끝난 직후 급격한 우울감과 자기혐오에 빠지기 쉽다.


이는 포르노와 비교할 수도 있는데, 포르노를 보며 얻어낸 쾌락은 노력 없이 보상만 얻었기에 포르노를 자주 보는 사람들 또한 우울, 불안, 자기 비하 등을 겪는다고 한다.


신체보다는 정신적 운동이라고 봐야하지 않을까.

그러나 런닝머신을 1시간 걸어서 얻어낸 도파민은 어떠한가? 누군가의 기준에서는 운동이 전혀 되지 않아 보인다 할지라도 그들에게는 스스로 진짜 몸을 움직여 노력한 시간이다.


그렇다고 유산소 기구에서 룰루랄라 1시간을 보내는 것을 절대 권장하는 것은 아니다.


런닝머신에서 힘들지 않게 걷고, 자전거를 여유롭게 타는 사람들은 그만큼 그 외의 시간들도 효율적으로 쓰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유산소를 해야 정신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효과적일 수 있을까?


1. 목표를 정한다.

운동 전 웜업 혹은 운동 후 뭉친 근육을 풀기 위한 리커버리 시간인지, 혹은 심폐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함인지, 하체근육을 단련하기 위한 시간인지를 명확히 한다.


2. 목표 달성 후 빠르게 종료한다.

리커버리를 위해 가볍게 달리고 있었다면 뭉친 근육이 풀리는 느낌이 드는 시간즈음(약 20분이면 충분하다) 시간을 더 끌지 않고 빠르게 종료한다.

장시간 달리는 마라톤을 목표로 한다면 목표거리를 채우고 리커버리 걷기(5분 정도)가 끝나면 바로 종료한다.


3. 인터벌 타임을 정한다.

계속해서 달리는 게 어렵지만 심폐능력은 향상시켜야 하는 경우 인터벌 타임을 정하여 3분에 한번, 약 30초간 전력질주를 하거나 1분간 조금 더 빠르게 뛰는 등 인터벌 시간을 정해두고 걷는 시간이 길어지지 않도록 통제한다.


이는 근 유행했던 '타바타'와 비슷한데 운동시간과 휴식시간을 명확히 나누어 정해진 운동 시간이 끝나면 즉시 운동을 종료하는 효율적이면서도 효과적인 운동방법이다.


이렇게 하면 단순히 도파민만 좇지 않고 신체적 기능도 끌어올리면서 목표하는 운동량을 빠르게 채워 다른 시간들도 아깝게 흘려보내지 않는 사람이 되도록 도와줄 수 있다.


오늘도 헬스장에 걸으러 가는가?


그렇다면 자신의 시간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 다시 돌아보고 '진짜 운동'을 시작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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