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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듕쌤 May 29. 2023

인스타로 대기업 연봉을 벌었다.

인스타 인플루언서 이야기

처음 시작은 단순했다.


등산 사진을 찍어 올리니 반응이 좋았고, 좋아요와 팔로워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등산을 꾸준히 하고 좋아하던 나였기에, 인스타도 함께 꾸준히 하자 생각했다.


때마침 코로나가 시작되고 실내 운동센터들이 문을 닫으며 등산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그리고 내 계정도 그 흐름에 올라타고 있었다.


팔로워 1천이 넘어가니 협찬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하다가 어느 순간엔 인스타 계정이 돈이 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협찬품과 광고비용(원고료 명목으로 지급되는 돈)이 함께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러나 4천이 되고, 계정의 성장이 멈추어 버렸다.


불안감도 함께 찾아왔다. 여기가 내 한계인가? 더 이상 내 사진들은 인기가 없나? 이젠 내가 지겨운가? 각종 생각들을 하며 팔로워 늘리기에 집착하게 되었다.


일이 된 취미는 일상을 좀먹기 시작했다.


그저 재미로, 신나서 시작한 인스타인데 이제 인스타가 내 일상을 지배하고 때로는 내 감정까지 좀먹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인스타는 더 이상 취미가 아닌 나에게 '일'이 되었다.


팔로워를 늘리기 위해 하루에 2개씩 게시물을 업로드하고, 다른 사람들의 계정에 들어가 좋아요도 눌러주는 등 뒤처지지 않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하루 종일 핸드폰만 붙잡고 살게 되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나의 실제 지인들이 오히려 내 인스타에 반응을 하지 않게 되고 일부는 언팔로우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현실 속의 나와 SNS 속 나의 삶이 분리되고 있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이때부터 난 소위 '인싸(insider)'가 되었지만 현실에선 점점 '아싸(outsider)'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새로운 감정, '질투'가 생기기 시작했다. 내가 1천 일 때는 다른 계정을 봐도 질투할 이유가 없었지만 6천, 7천이 넘어가며 나보다 팔로워가 낮은 계정이 더 많은 좋아요와 댓글을 받을 때 속이 상하기 시작한 것이다.


인플루언서, 계속해야 돼?


라는 고민이 계속해서 들었지만 끊이지 않는 광고요청에 나도 모르게 "더 많이!"를 외치며 나아갔다.


직장생활 당시 받던 연봉만큼 벌다.


그리고 팔로워 1만 명.


이때쯤 난 이미 인스타를 통해 2천만 원이라는 돈을 번 후였다.


2천만 원.


필라테스 강사를 준비하며 사용했던 금액.

가난한 자유를 얻어보자며 회사를 나왔지만 내 삶을 열심히 살다 보니 자연스레 돈도 따라왔다.


인스타 광고뿐 아니라

스포츠 의류 모델,

영상 촬영,

각종 협업 제안들이 들어왔다.


그 외 물건으로 받은 것 등을 모두 포함하면 직장생활 당시 받던 연봉을 상회하였다.


고작 그 정도로 연봉이라고 하는 거야?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옷이나 화장품 등을 모두 협찬품으로 살다가 내 돈 주고 살라니 너무 아까운 건 경험해본 사람만 안다. ㅎㅎ



*****


당시 나에게 팔로워 1만은 작은 숫자일 뿐이었다.


1천 일 때는 3천을 바라봤고, 3천 일 때는 7천을, 그리고 1만이 된 나는 10만 명을 바라보고 달렸다.


나의 삶은 늘 그러했다. 어떤 최종 목표를 향해 가는지 알 수 없지만 현재 내가 하고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한다. 그렇게 눈앞의 목표를 달성하고 나면 그다음 목표를 향해 항로를 수정한다.



기회는 자연스럽게 찾아온다.


잘 나가는 다른 인플루언서들을 보며 부러워만 했더랬다.


"저 사람은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근데 왜 나는 소소한 일 밖에 안 들어오는 거지?"


사진을 잘 찍는 것에 한계를 느낀  근육에 좀 더 초점을 맞춰보기로 했다.


인스타와 유튜브에 턱걸이 11개를 하거나 클라이밍을 하는 등의 운동 영상을 꾸준히 올리니 여기저기에서 출연 제의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턱걸이 아시아 챔피언 바벨라토르 채널에서 출연 제의가 들어왔고, 운동복 브랜드에서 모델 제의가 들어왔다.


아주 오래전 유튜브에 올렸던 필라테스 영상을 통해서 유명 온라인 PT 회사에서 강의 요청이 들어왔다.

(엄연히 말하면 지인을 통해 일이 들어왔지만 유튜브 영상이라는 포트폴리오가 없었다면 추천 자체가 불가능했을 거라고 했다.)


클라이밍 영상을 보고 TV 광고 촬영 제의도 몇 번 들어왔을 만큼 나 스스로를 드러낸 결과는 어마어마했다.


바벨라토르와 유튜브 영상 촬영


운동복 모델 사진



인플루언서가 되면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


앞서 말한 질투가 생기는 것 외에도 불특정 다수에게 관심을 받는 것은 생각보다 정신적으로 타격이 크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듣기 싫은 조언이나 타박을 들어야 하고, 한참 관심을 받다가 어느 순간 그 관심이 뚝 끊기는 것에도 익숙해져야 한다. 그럼에도 나는 나 자신으로서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나아갈 길을 찾아야만 한다.


1. 포용하기

필연적으로 이상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도 나를 팔로우하게 되어 있는데 보고 흘릴 수 있어야 한다. 일일이 반응하고 싸울 수 없을뿐더러 가시가 돋친 사람을 대중들은 좋아하지 않는다. (끝까지 싸워 시궁창을 보여주면 노이즈 마케팅의 효과를 얻을 수도 있긴 하다.)


2. 남이 아닌 내 안에서 비교하기

남들은 어떤 걸 받고 있지? 좋아요를 얼마나 받지? 가 아닌, 내 게시물 중에서 인기 있는 건 어떤 걸까? 사람들은 나의 어떤 부분들을 좋아할까? 혹은  지금보다 나은 내가 되려면 어떤 것들을 발전시켜야 할까? 와 같은 고민을 하자.


3. 목표 설정하기

그저 숫자만 바라보고 나아간다면 반드시 회의감이 밀려온다.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일을 하고 있는가? 정말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해 주는 사람인가? 진짜 나의 삶이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가? 이 질문에 답을 할 수 없다면 언젠가 나아감을 멈추게 되고 공허함과 껍데기뿐인 숫자만 남게 된다.



2023년 지금, 팔로워는 2만이 되어있다.

하지만 이제는 궁극적으로 나의 가치를 올리는 일, 혹은 일을 하지 않아도 장기적으로 수입을 가져다주는 일에 에너지를 쏟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나의 창작물이 미래에 오래도록, 나이 먹은 내게도 돈을 벌어다 줄 그날이 오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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