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이 그리는 시선> 두 번째 이야기
L은 3년 전 영어 비즈니스 교육에서 만난 소중한 동생이다. 당시 코로나로 인해 오프라인 수업이 한 달에 한 번 있었던 날, 우연히 양재에서 강남까지 함께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때는 그 우연한 발걸음이 이렇게 특별한 관계의 시작이 될 줄 몰랐다.
그 후 PT 수업을 함께 준비하며 줌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서로의 고민과 생각을 자연스럽게 공유하게 됐고, 그렇게 우리는 가까워지게 되었다.
그 시기에 L의 첫 취업 성공 순간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내가 도와준 건 작은 조언뿐이었는데, 그때 그가 ‘유레카’를 외치며 기뻐하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모든 건 그의 노력이었지만, 그 순간을 이야기할 때면 늘 고마움을 표현하곤 한다.
이제는 L이 전문 경영인의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나 또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그의 단단한 내면과 끊임없는 도전 정신은 늘 나에게 동기부여이자 원동력이 된다. 항상 나를 ‘Favorite 언니’라고 외치며 반갑게 맞이하는 모습이 참 사랑스럽다. 그리고 그런 순수한 에너지 또한.
그래서 L의 이야기를, 특히 그가 단단해져 온 과정을 들여다보고 싶었다.
Q. 상반기에 이직해서 정신없이 지내고 있잖아요. 적응하느라 힘들지 않았어요? 요즘은 어때요?
A. 초반에는 정신없었는데 지금은 좀 괜찮아요. 저는 매일 명상과 모닝 페이지로 하루를 시작하는데, 이게 항상 도움이 돼요.
Q. 저도 감정일기와 감사일기를 매일 쓰는데 가끔 자책과 후회로 끝이 나서 최근에는 모닝 페이지도 시작했어요. L은 어떤 방식으로 써요?
제 모닝 페이지는 5가지 질문으로 구성돼 있어요. “오늘 무엇에 감사한가?”를 쓰다 보면 자연스레 더 많은 감사함을 발견하게 되고, “오늘의 가장 중요한 태스크는 무엇인가?”, “어제 있었던 일 중에 어떤 에피소드가 있었나?”를 적으면서 3자의 시선으로 하루를 돌아보게 되죠. “지금 느낌은 어떤가?”, “앞으로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단기, 장기 플랜까지 정리하고 있어요. 글을 쓰다 보면 공책 한 페이지가 가득 차는데, 그때마다 자기 효능감이 생기면서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기분이 들곤 해요.
이 습관을 시작하게 된 건 제가 가장 힘들었을 때였어요. 특히 작년에는 ‘하와이 대저택’이라는 유튜버의 영상을 매일 아침 출근길에 들었는데요. “당신은 반드시 성공합니다.”라는 메시지로 시작하는 15-20분짜리 동기부여 영상이었는데, 무의식을 바꾸는 데 큰 도움이 됐죠.
66일 챌린지도 했었는데, 아침 6시에 일어나서 5분 명상, 따뜻한 차와 영양제 섭취, 5가지 질문 일기 작성, 그리고 시간이 좀 남으면 독서나 글쓰기를 하고 출근 준비를 하는 루틴이었죠.
이런 패턴이 습관으로 자리 잡히면서 일할 때 집중도 잘 되고, 짜증 나는 상황에서도 잘 견딜 수 있게 됐어요. 예전엔 하고 싶은 말도 많았는데, 이제는 먼저 차분히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게 됐죠.
Q. 말한 것처럼 일기도 쓰고 좋은 습관들을 만들었는데, 그럼 여전히 다른 글들도 쓰고 있어요?
A. 네, 한국어로 쓰는 블로그, 영어로 쓰는 블로그, 링크드인 등 다양하게 쓰고 있어요.
사실 회사 업무 외에도 개인적으로 할 일이 많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때면 시간이 부족해서 가끔 숨이 찰 때가 있어요. 그런데 특이하게도 대중교통에서는 글쓰기에 집중이 잘 되고 영감도 잘 와요. 특히 지하철에서 쓴 글들을 나중에 다시 읽어보면 스스로도 완벽할 정도로 잘 써져 있을 때가 많아요. 그래서 제 글 중에서 지하철에서 쓴 게 제일 마음에 들 때가 많죠.(웃음)
글쓰기도 운동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30분만 써보자.” 하고 가볍게 시작하는데, 쓰다 보면 욕심이 생겨서 한두 시간이 훅 지나가곤 해요.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이것만 쓰고 끝내자.” 하고 시작할 때 오히려 더 잘 써진다는 거예요.
Q. 앞서 지하철에서도 집중이 잘 된다고 했는데, 그 외에 선호하는 공간들이 있어요? 특히 올해는 유독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고 했잖아요.
A. 제 별명이 ‘에너지원’이잖아요. 별명처럼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지만, 올해는 그 에너지를 응집하고 충전하는 시간이 특히 필요했어요.
제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공간으로 첫째는 ‘집’이에요. 온전히 저에게 집중할 수 있는 아지트 같은 곳이죠. 둘째가 아까 말씀드린 ‘지하철’이고요. 붐비지 않을 때 이어폰을 끼고 30분 이상 집중할 수 있는 그 시간이 참 좋아요. 반면에 예전에 자주 갔던 카페는 사람도 많고 시끄러워서 요즘은 잘 가지 않게 됐어요.
이런 조용한 공간을 찾게 된 건 회사 환경과도 관련이 있어요. 파티션도 없는 핫데스크다 보니 사무실에선 저만의 공간이 없거든요. 그래서인지 퇴근 후에는 더욱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눈치 보지 않고 온전히 제가 되어, 생각하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곱씹어볼 수 있는 그런 시간이요.
이런 시간들을 보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어요. “이게 진짜 내가 하고 싶은 일일까?”, “그때의 내 선택이 최선이었을까?” 같은 질문들을 계속하면서요. MBA도 빠르게 시작하고 싶었는데, 문득 “그다음은 뭐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우리 인생이 동화처럼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지 않잖아요. ‘다음 이야기로 계속’ 이어짐을 깨달은 거죠.
결국 올해는 저에게 집중하면서 제 이야기의 다음 챕터를 준비하는, 그런 시간이 필요했어요. 지금까지는 앞만 보고 달려왔다면, 이제는 제 속도로 차근차근 걸어가면서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는 중이에요.
Q. 그렇게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주로 어떤 생각들을 해요? 아이디어나 영감 같은 것들도 많이 떠오를 것 같은데요.
A. 그때그때 다르지만, 결론적으로는 제가 되고 싶은 모습을 계속 그려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재무적인 면에서는 지금 가진 적은 금액을 어떻게 나누고 불릴지 고민하고, 사업적으로는 현재 상황에서 다음 단계를 어떻게 그려나갈지 구체적으로 계산해 보곤 하죠.
자기 계발도 비즈니스의 연장선이에요. 일을 오래, 그리고 건강하게 잘하고 싶어서죠. 제가 생각하는 경영인의 이미지에는 세 가지 축이 있는데요. 멘털과 피지컬, 그리고 재무적인 부분이에요. 올해는 특히 이 세 가지의 균형을 맞추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다른 사람의 단점을 찾아내는 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잖아요. 저 역시도 그럴 수 있고요. 하지만 장점을 보는 건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제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개선하고 싶은 작은 부분들을 하나씩 바꿔나가려고 해요. 건강하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만들어가는 것도 그중 하나고요.
결국은 저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이에요. 진정한 경영인이 되려면 이 정도의 준비는 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Q. 말한 것처럼 자신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가고 있는데요, 건강하게 자신을 만들어가는 동력이 되는 것들 중에서 발레, 명상, 글쓰기, 책 이런 활동들이 각각 어떤 의미가 있어요?
A. 먼저, ‘발레’는 2년 전의 제가 지금의 저를 상상도 못 했을 만큼 특별한 인연이 됐어요. 작은 것 하나도 이만큼 발전할 수 있다는 것, 평생 안 될 거라 생각했던 게 조금씩 이뤄지는 걸 보면서 설렘을 느끼죠. 정신적으로도 많이 배우지만, 제가 좋아하는 슬림하고 탄탄한 몸을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육체적으로도 큰 만족감을 줘요. 자기 만족감, 자신감, 자존감을 스스로 채워주는 영역이라고 할까요.
두 번째로 ‘명상’은 늘 흔들리는 저를 잡아주는 역할을 해요. 처음엔 “명상이 뭐야?” 하며 어려워했는데, 지금은 음악 없이 하는 명상을 더 좋아해요. 혼자 눈 감고 심호흡하면서 “내가 뭘 하고 싶을까?”, “지금 나의 감정은?”, “내가 지금 숨을 똑바로 쉬고 있나?” 등 이런 식으로 온전히 육체와 정신에만 집중하는 시간이 제 조급함을 많이 다스려줬어요.
세 번째로 ‘글쓰기’는 계속 제 중심이 되어주고 있어요. 글이 가진 힘을 미처 몰랐는데, 가끔 예전에 썼던 글을 읽으면서 놀랄 때가 많아요. “아, 내가 이때 이렇게까지 생각했구나.”, “생각보다 괜찮은데?” 하면서요. 글을 쓸 때의 과정과 배경, 당시의 생각들이 모두 담겨있어서 읽는 것 자체가 즐거워요. 결국 저를 다시 돌아보는 그 과정이 의미 있더라고요.
마지막으로 ‘책’은 마치 썸 같아요. 살 때부터 읽을 때까지 계속 설레요. 특히 비즈니스 관련 책들을 주로 읽는데, 자기 계발서나 에세이, 비즈니스 마인드에 도움이 되는 것들이죠. 다른 장르는 읽어도 크게 와닿지 않는데, 이런 책들은 생각만 해도 설레요. 아마도 제가 ‘Born to be 사업가’라서 그런 게 아닐까 싶어요.(웃음)
Q. 지금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을 발전시켜 왔는데, “좋은 마인드가 있으면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을 것 같아요.
A. 이제야 그 가능성에 대한 설렘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모든 것은 결국 마인드에서 온다고 생각하거든요. 부정적인 생각은 그냥 뿌리째 뽑아버리면 돼요. 물론, 저도 힘들고 에너지가 떨어질 때가 있죠. 그럴 땐 그냥 쉬고, 누워서 잠도 자고, 핸드폰도 봐요.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다시 움직이고 싶어 지더라고요.
꼭 모든 것에서 성취감을 얻겠다고 계속 달려갈 필요는 없어요. 마치 다이어트처럼요. 스트레스를 받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잖아요. 제가 저에게 스트레스를 주면 결국 상하는 건 제 몸과 마음이니까, 결국 제가 먼저 편해야 주변도 돌아볼 수 있게 되더라고요.
재미있는 건, 가끔 이런 생각을 해요. “만약 10년 뒤에 큰 성취를 이루고 갑자기 모든 걸 잃게 된다면 어떡하지?” 그럼 그에 대한 답으로 “아르바이트부터 시작해야겠다.”가 떠올라요.
Q. 마치 전 구글 디렉터, 로이스 김(정김경숙) 님처럼요? 그분도 어느 날 하루아침에 이메일로 정리해고를 당하셨음에도 다시 트레이더조에서 파트타이머로 근무를 시작하셨잖아요.
A. 네, 이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에요. 천재지변이나 큰 사고가 아닌 이상, 인간은 생각보다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도 필요하다면 아르바이트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어떻게든 문을 두드려볼 거예요. 어차피 먹고살아야 하니까 뭐라도 해보자는 마음이 들겠죠.
Q. 그럼 앞서 말했거나 그동안 해왔던 다양한 도전 외에도, 타 비즈니스에서 문제 해결이 안 되는 상황을 보면 그걸 해결하는 과정이 재밌다고 한 적 있잖아요. 이런 성향이 앞으로의 방향성과도 연결되나요?
A. 네, 저는 두려워하면서도 도전과 문제 해결을 즐기는 타입이에요. 언젠가 재무적으로 안정된 자산가가 되면, 비즈니스 자문을 더 적극적으로 하고 싶어요. 지금도 조금씩 하고 있지만, 그때가 되면 더 자신 있게 적극적으로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요.
저는 문제를 마주했을 때 “이렇게 하는 방법도 있는데,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요?”라고 하는 편이에요. 보통 사람들이 안 되는 이유를 수만 가지 얘기하면, 저는 “안 되는 이유는 그만 생각하고, 되는 방법으로 접근해 보는 언 어떨까요?”라고 제안해요. 실제로 그렇게 하면 문제가 많이 해결되는데, 막상 궁지에 몰리면 안 될 거라고만 생각하더라고요.
개인적인 생각으로 경영인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지점은 직원들도 한 팀인데 위기가 왔을 때 안 되는 이유만 얘기한다는 점이에요.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말하지 않고 방어적으로만 대응하죠. 리스크를 지기 싫어하는 마음은 이해해요. 누구나 그럴 테니까요. 하지만 실제로는 대표가 선택하고 책임지면 되는 일인데, 해보지도 않고 안 된다고만 하는 거예요. 직원들이 “절대 안 됩니다.”라는 태도를 보이면 아무것도 할 수 없죠. 대표조차 그런 마음가짐이라면 더더욱 안 되고요.
리더라면 그 정도 대담함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런 리더가 될 수 있다고 믿고, 되고 싶어요. 그래서 저의 재무 상태를 튼튼하게 만들고 있는 거예요. 도전해서 실패했을 때 책임져야 하는데, 그때 재정에 문제가 생기면 안 되잖아요. 리더로서의 시행착오는 있을 수 있어도 재정 문제는 최대한 없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결국 제가 돈을 벌고 자산을 만들고 싶은 이유가 참된 리더가 되기 위해서예요. 이 모든 것이 처음부터 스텝 바이 스텝으로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는 단계인 거죠.
Q. 정말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네요. 그럼 리더가 되기 위한 준비 과정에서 기존에 해오던 일들과 새로운 시도들을 어떻게 연결하고 싶나요?
A. 기존에 해오던 방식이 있긴 했는데, 방향은 같되 그 방식을 조금 바꿨어요. 경영인이 되기 위해 필요한 자질과 목표는 분명한데, 거기까지 가는 최선의 방식을 찾기가 어려웠거든요. 특히 제가 글 쓰는 것도 좋아하고 말하는 것도 좋아하는데, 이 둘을 적절히 섞을 방법을 못 찾았었어요.
그러다 커뮤니티 형식으로 가닥을 잡게 됐어요. 팟캐스트도 공부하고 있지만, 저는 혼자 떠드는 것보다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뭔가를 나누는 걸 더 좋아하거든요. 특히 독서 모임을 통해 같은 책을 읽고도 사람마다 다르게 느끼는 점들을 나누는 게 재미있더라고요.
사실 기존에 다른 커뮤니티에도 참여해 봤는데, 제가 리딩하지 않으면 지속성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직접 운영해 보기로 했어요. 마침 회사에서 멘토단 모집한다고 했을 때 “한번 해보자.”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이 방식으로 가기로 했죠.
궁극적으로는 이를 통해 책도 쓰고, 블로그도 하고, 컨설팅의 기반도 만들어갈 계획이에요. 자문을 하려면 실제 성과가 필요한데, 이 커뮤니티를 키우는 과정 자체가 비즈니스 성과가 될 수 있거든요. 운영, 재무, 마케팅 등 모든 걸 직접 해보면서 경험을 쌓으면, 나중에 다른 분들이 “당신이 이렇게 해냈으니 나도 할 수 있겠다.” 하며 자문을 구하실 수도 있겠다 생각해요.
결국 그동안 모호했던 것들이 하나로 연결된 거예요. 기존의 경험들이 따로따로가 아니라 모두 이어지면서, 저만의 새로운 시작점이 된 거죠.
Q. 그럼 이렇게 해온 모든 경험들이 지금의 L다운 모습을 만든 거네요.
A. 네, 맞아요. 지금까지 해온 모든 자잘한 경험들, 그리고 작은 시도들이 모여서 현재의 제 모습을 만든 거죠.
Q. 지금까지 알고 지내면서 보니까 습득력과 응용력이 정말 타고난 듯하다고 늘 생각했어요. 이런 강점들은 정말 타고난 건가요, 아니면 후천적으로 만들어진 건가요?
A. 타고났을 수도 있지만, 후천적으로 만들어진 게 더 크다고 생각해요. 이런 능력들은 제가 혼자서 춤을 추고, 가르치고, 무대를 기획했던 경험에서 많이 발전했거든요. 어릴 땐 엄마가 “그게 네 재능이야.”라고 하셨는데, 당시엔 이해하지 못했어요. 제가 할 수 있으면 남들도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왜 못하는지도 이해가 안 됐죠. 중고등학교 때쯤 되어서야 조금씩 깨닫기 시작했어요.
제가 10대였을 때는 유튜브 같은 곳에 안무 영상이 지금처럼 많지 않았어요. TV와 뮤직비디오가 전부였죠. 한 곡의 안무를 배우려면 뮤직비디오와 무대만 보고 배워야 했는데, 뮤직비디오는 얼굴 클로즈업이나 안무가 안 나오는 부분이 있고, 무대 영상도 카메라가 안 잡아주는 부분이 있었어요. 그래서 여러 영상들을 계속 합치면서 봤어요. 여기서 못 본 장면은 저기서 보고, 저기서 못 본 장면은 여기서 보고. 그렇게 보고, 보고, 계속 보는 방법뿐이었어요. 또, 거울 모드도 없었기 때문에, 영상 속에서는 누군가가 오른손을 들면 실제로는 제 왼손을 들어야 하는 식의 자체 변환도 했죠. 무대 안에서의 콘셉트이나 분위기까지 모든 걸 파악해야 했고요.
특히 응용력은 무대를 기획하면서 많이 발전했어요. 혼자 출 때는 괜찮지만, 무대를 기획할 때는 팀원들과의 조화가 필요했거든요. 어떤 동작을 못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이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어야 했어요. 미완성으로 무대에 올릴 순 없으니까,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응용력이 자연스럽게 생겼던 듯해요.
이런 스킬들이 10대 때부터 조금씩 쌓여왔고, 지금은 여러 방면에서 활용되고 있어요. 처음 시작한 계기는 그저 좋아서였는데, 10년 동안 혼자 훈련하면서 계속 발전했죠. 어릴 때는 춤추는 것 하나만 잘했는데, 그게 이렇게 다방면으로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게 신기해요.
Q. 어렸을 때는 아이돌을 꿈꿨는데, 지금은 CSM(Customer Success Manager)로 일하고 있잖아요. 마케팅, 세일즈 등의 업무들을 거치기도 했고요. 직업을 선택하는 데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궁금해요.
A. 우선, ‘마케팅’은 아이돌의 꿈을 접으면서 시작하게 됐어요. 당시에 제가 진짜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던 중이었는데, 여러 활동을 하다 보니 마케팅을 알게 됐어요. 원래 사업에도 관심이 많았는데, 비즈니스의 꽃이 마케팅이라는 말도 많이 들었고, 실제로 비즈니스에 가치를 만들어내는 게 마케팅이기도 했거든요.
그때가 21살 대학생 때였는데, 마케팅을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하지만 완전히 그 길로 가지는 않았는데, 기획은 좋아했지만 크리에이티브한 디자이너적 면이 부족하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마케팅을 보는 눈은 길러졌는데 실무적인 능력은 부족했던 거죠. 그렇게 제 한계를 받아들이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직무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당시 선택할 수 있는 직무 중 ‘영업’만이 유일한 선택지였어요. 영업은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직무라고 생각했지만, 뛰어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가장 어려운 직무 중 하나라고 느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케팅에서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 영업뿐이었기에, “한번 도전해 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진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회사라는 조직 안에서 직장인으로서 경력을 쌓고 업무의 본질을 직접 체험해보고 싶었어요. 그렇게 영업을 시작했고, 그 안에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지금의 CSM 역할에 이르게 됐죠.
“모든 답은 현장에 있다.”는 말처럼, 대학 시절부터 비즈니스와 사업에 대한 관심이 컸어요. 거시적 관점에서 현장 경험을 쌓아야 상대방을 효과적으로 설득하고 이해시킬 수 있다는 믿음이 제 모든 선택의 기준이 되었어요.
Q. 그럼 지금까지 해왔던 일과 현재 하고 있는 일이 본인에게는 좋아하는 일인가요, 아니면 잘하는 일인가요?
A. 저는 지금의 일이 ‘잘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 일이 100% 좋아하는 일이 될 수 없는 이유는, 제가 이 일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에요. 특정 직무의 스페셜리스트가 되는 것보다는, 비즈니스 전반을 이해하고 다루는 비즈니스 우먼으로 성장하는 것이 제 목표이기에 완전히 ‘좋아하는 일’이라고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잘하는 일임은 분명해요.
잘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제가 비즈니스를 넓은 시각으로 보고 이를 잘 정리해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전달하는 데 강점이 있기 때문이에요. 직무의 핵심을 빠르게 파악하고 구조화해 팀에 공유하는 것은 누구보다 자신 있는 부분이죠.
다만, “어떤 작업을 위해 어디에 들어가서 무엇을 하고, 누구에게 어떤 요청을 해야 하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와 같은 세부적인 실무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를 제가 특별히 잘하는 일로 보지는 않아요.
저는 오히려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팀이 한 방향으로 일할 수 있을지”에 대해 판단하고 이끌어 나가는 데 강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매니저의 역할이란 직접 실무를 하기보다는 팀이 잘 해낼 수 있도록 체계를 만들고 이끄는 데 있다고 보거든요.
이전 회사에서도 직무에 대한 깊은 이해와 전체를 조율하는 역량, 그리고 팀원들이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고, 이 부분이 제가 잘하는 일이라고 확신하는 이유예요.
Q. 그럼 어렸을 때 상상했던 지금 나이의 모습과 비교하면 어때요?
아이돌을 꿈꾸던 시절의 상상과는 다를 것 같은데, 어떤 변에서 비슷하고 어떤 면에서 다르다고 느껴요?
A. 비슷한 점이라면, 10살 때 아이돌을 꿈꾸면서도 27살의 제 모습을 구체적으로 상상해 본 기억이 생생해요. 그때는 “커서 무슨 일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멋진 커리어 우먼이 되고 싶다”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그 꿈이 무의식적으로 지금의 저를 만들어준 듯해요. 당시에는 자신감이 뭔지도 몰랐고, 그저 ‘굳은 믿음’ 하나로 품었던 꿈이었죠.
지금 돌아보면 그 꿈의 7-80%는 이룬 듯해요. 남들이 보기엔 어떨지 몰라도, 비즈니스 정장을 입고 스스로 자신감 있는 느낌을 줄 때면 행복하거든요. 20살 때도 이런 스타일을 좋아해서 종종 성숙해 보인다는 말을 들었는데, 이제야 제 나이에 맞는 옷을 입은 느낌이에요.
다른 점이라면 결혼 계획이에요. 원래는 27살에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싶었는데, 2년 전에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고 깨달았어요.
재미있게도 저에게는 27살이 두 번 온 듯한 기분이에요. 연 나이로 27살일 때는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만 나이로 맞이한 현재의 27살은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거든요. 마치 평행우주 속의 또 다른 삶을 사는 것처럼요.
어렸을 때 상상했던 27살의 모습이 지금에 와서 조금씩 실현되고 있는 느낌이에요.
Q. 다시 한번 느끼지만, 스스로를 정말 단단하게 만들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럼에도 어렵고 힘든 순간들이 있었을 텐데, 그때는 어떻게 마음을 다잡았나요?
A. 앞서 말했던 것처럼, 저에게는 유독 작년이 정말 힘든 시기였어요. 생활고에 여러 스트레스까지 겹쳤지만, 그때 마음가짐을 하나 새롭게 다잡았어요.
“지금 조금 힘들더라도 제대로 해보자. 내가 가고 싶은 방향을 정하고 나아가자.”
당시 이 시기가 제게 너무나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했거든요. 여기서 흔들리면 잘못된 방향으로 갈 수도 있고, 그러면 다시 바로잡는 데 10년이 아니라 평생이 걸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매일 야근을 하고 집에 돌아가면서 스스로에게 “오늘 잘 버텨준 나에게 칭찬할 날이야.”라고 말하며 하루를 마무리했죠.
더 좋은 일이 있을 거라는 희망을 매일 새기면서, 오히려 이 상황을 즐기자는 마음으로 버텼어요. 명상, 감사일기 등 “이 문제를 잘 해결하면 오늘도 성장한 거야.”라고 스스로에게 박수를 보내며 하루하루를 견뎌냈고요. 그래서 지금은 그런 노력 덕분에 꽤 만족스러워요.
Q. 많이 어렵고 힘든 순간들이었을 텐데, 묵묵히 스스로를 다독이며 버텨내고 결국 해낸 모습이 대단하고, 대견하게 느껴져요.
그렇다면 지금의 L에게 중요한 가치는 무엇이에요?
A. 지금 저에게 특히 중요한 가치는 역시 ‘성장’이에요. 그 이유는 제가 지향하는 목표가 있고, 이미 거기에 속도가 붙었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에요. “과연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이 건강한 마인드셋이 나를 어디까지 올려줄 수 있을까?” 하는 설렘이 있어요.
저는 안정을 추구하기보다는 도전에서 오는 위기와 불안감을 직면하는 방식을 택해요. 힘들 때는 “일단 쉬자.” 혹은 “8시간 푹 자고 나서 생각하자.”라고 다짐하는 편인데, 그러다 보면 대부분 피곤해서 힘들었다는 걸 깨닫게 돼요.
또, 1인 가구로서 스스로를 돌보는 것도 중요해요. 집에 돌아오면 제가 저의 엄마가 되어 저를 챙기죠. 평소에는 스스로를 채찍질하다가도, “내가 나의 엄마라면 어떻게 할까?”라는 생각을 하며 더 잘 보듬으려 노력해요. ‘우리 엄마’가 아닌, ‘내가 나의 엄마’라는 마음으로요.
이건 미래의 자녀 교육관과도 연결돼요. 비즈니스와 일을 좋아하지만, 그 일만 평생 할 생각은 아니에요. 가정을 꾸리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그전까지는 최대한 올라갈 수 있는 데까지 올라가고, 이후에는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는 계단식 성장을 계획하고 있어요.
1인 가정을 꾸려가다 보니 가장, 주부, 재무관리사, 육아 담당자 등 여러 역할을 동시에 해내야 해요. 회사 일이 끝나면 진짜 일이 시작되는 셈이죠. 그래도 가족을 챙기거나 친구들과의 교류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어요.
Q. 여러 역할을 소화하며 일상을 꾸려가는 지금, 가족이나 친구, 연인 같은 사람들과의 사랑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A. 저는 사랑을 ‘시간’으로 표현하는 편이에요. 선물을 할 때도 물건 자체보다는 그 선물로 인해 상대가 누릴 행복한 시간에 더 집중하죠. 이 사람이 어떤 선물을 가장 잘 사용할지, 어떤 선물이 진정한 행복을 줄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준비해요.
가족에게는 부모님이 원하시는 행복을 드리려고 해요.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거나, 제 성취를 함께 나누면서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는 것이 큰 기쁨이죠.
친구나 연인에게는 그 사람의 행복을 만들어 주는 게 저에게도 즐거움이에요. 인생의 어려움이 찾아와도 함께 맞서고, “어제 이런 일 겪었어.” 같은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는 사람과 감정을 공유하는 것, 그런 관계가 저에게는 사랑의 정의예요.
최근에는 회사에 대한 사랑도 새롭게 느끼게 되었어요. “S(회사)를 사랑해야겠다”라고 결심한 이유는 사랑에도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에요. 회사는 제가 선택한 곳이고, 저를 먹고살게 해주는 곳이잖아요. 사랑은 서로가 느껴야 진정한 사랑이 되고, 거기에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죠. 그래서 링크드인에 회사에 대한 감사와 애정을 담은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제가 일을 사랑하는 방식, 만나는 사람들, 경험들을 기록하며, 그 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도 담고 있어요.
Q. 저도 그 부분에 깊이 공감해요. 저는 회사를 사랑할 순 없지만…(웃음) 그와 비슷하게, 저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건강과 조화예요.
완벽한 화합은 어렵겠지만, 함께 있는 사람들과 조화롭게 지내며 건강한 연결고리와 유기적인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A. 저도 공감해요. 관계에서 서로를 배려하고 조화를 이루려는 마음가짐이 삶에 큰 힘이 된다고 생각해요. 거기에 더해, 그런 관계 속에서 서로 성장해 나가는 과정이 특히 의미 있어요. 함께 건강한 영향을 주고받으며 균형을 찾아가는 게, 결국 개인의 성장과 행복에도 중요한 기반이 되니까요.
Q. 이렇게 보면 모든 면에서 결국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최고의 타이밍’이라는 게 있을까요?
A. 저는 ‘최고의 타이밍’이라는 건 없다고 생각해요. 결국 각자의 상황이 맞물릴 뿐인데, 맞지 않는 순간이 있었다고 해서 제가 그걸 ‘최악의 타이밍’이라고 판단하는 것도 오히려 웃기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그 순간에만 집중하려고 해요. 예를 들어, 일할 때는 일에만, 쉴 때는 온전히 쉬는 데만 집중하면서 만족도를 높이려 하고 있어요.
지난 5월에 현 회사 일로 미국에 다녀왔어요. 동료들과 함께 샌프란시스코에 갔을 때, 골든게이트 브리지 근처에서 일몰을 보며 문득 “여기서 죽으면 어떨까?”라는 질문을 던졌는데, 다들 놀라서 말리더라고요.(웃음) 진짜로 죽고 싶다는 뜻이 아니라,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의미였어요. 그만큼 현재를 충실히 살고 있다는 느낌이었죠. 물론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도 있지만, 이제는 오늘의 삶이 행복하고 즐거웠는지, 최선을 다했는지, 후회는 없는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어요.
결국 저의 모든 경험이 저를 더 성숙하게 만들어주고 있고, 지금의 삶이 충실하다는 걸 느끼고 있어요.
Q. 맞아요. 이렇게 여러 경험을 통해 자신도, 관계도 더 성숙해지는 거죠.
이제 곧 연 나이로 30대를 앞두고 있는데, 30대에 대해 어떤 기대와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A. 30이 된다는 게 아직 실감 나지 않는데, 사실 나이를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살고 있어요.(웃음) 특히 영어를 자주 사용하는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보니 나이에 대한 고정관념이 많이 사라졌어요. “이 나이에는 이래야 한다”는 생각이나 위아래 서열 의식 대신, 이제는 사람을 판단할 때 나이보다 태도를 더 중요하게 여기게 되었죠.
나이가 많다고 모두 어른스럽지도, 어리다고 미성숙한 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세대마다 다양한 사람들이 있을 뿐이고, 그저 환경이 큰 영향을 미치는 듯해요. 가끔 주변에서 “몇 살 때 이건 해야지.” 같은 이야기를 들으면 괜히 조급해질 때가 있긴 하지만, 의식하지 않으려고 하죠.
20살 때 저와 한 약속이 있어요. 20대에는 제 자신을 최우선에 두고 살기로 했죠. 이제는 30대가 되면 부모님을 돌봐야 할 책임이 좀 더 생길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은 재정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요. 누군가를 돌보려면 부담 없이 할 수 있어야 하니까요. 가정을 꾸리게 된다면 함께 지켜줄 수 있는 가족이 되고 싶다는 마음에, 저도 한층 더 성숙해진 듯해요.
20대에는 모든 게 처음이라 몰랐던 부분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경험이 쌓였고 앞으로도 더 많은 경험을 쌓아가면서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20대에는 기회가 많긴 했지만, 그만큼 돈도, 경험도 부족했죠. 지금은 마음가짐이나 태도 면에서 훨씬 성장했다고 느껴요. 그리고 40대, 50대가 되면 더 노련해지겠죠.
특히 최근 있었던 일이 의미 있게 다가왔어요. TF팀에서 중국계 캐나다인 동료와 함께 일하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그 친구가 좀 어렵게 느껴졌어요. 하지만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하면서 점점 가까워졌죠. 마지막 날, 그 친구가 제 ‘아우라’를 언급하며 칭찬해 준 게 인상 깊었어요. 영어로 대화할 때 더 친근하고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는데, 네이티브가 아닌데도 아우라가 있다고 해준 말이 신선하게 느껴졌어요.
그 한마디로 제가 새로운 단계, 새로운 차원으로 넘어왔다는 걸 깨달았어요. 더 이상 어리지 않지만, 드디어 제가 원하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 시작점에 선 것 같달까요. 준비가 안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이 일이 또 하나의 전환점이 되었어요.
아직은 낯설지만, 받아들이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결국, 모든 게 마음가짐에 달렸죠.
그래서 저는 지금의 제가 좋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고 생각해요.(웃음)
Q. 지금까지의 경험과 깨달음들이 앞으로의 방향을 더 구체적으로 만들어 주고 있네요.
그렇다면, 개인적인 관점에서 3년, 5년, 10년 후의 모습은 어떻게 그리고 있나요?
A. 우선 3년 안에 한국을 떠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예요. 회사에도 늦어도 5년 안에는 해외에서 일하고 싶다는 계획을 전해두었어요. 그중에서도 MBA가 큰 목표인데, 특히 목표로 하는 학교에서 꼭 듣고 싶은 특정 교수님의 수업이 있어 쉽게 포기할 수 없어요. 만약 안 된다면 다른 플랜을 고려해 봐야겠지만요.
‘또 하나의 중요한 목표’는 3년 안에 파이프라인을 통해 월급 이상의 수입을 만드는 거예요. 이 과정이 쉽지는 않다는 걸, 이전에 마케팅이나 컨설팅 등 사이드 잡으로 여러 시도를 해봤기에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그만큼 경험도 쌓였고, 조금씩 더 나은 가능성을 만들어가고 있음을 느껴요.
Q. 그럼 MBA 진학과 경영인으로서의 꿈에 대해 어떤 기대나 비전이 있어요?
A. MBA 진학을 위해 먼저 파트타임과 풀타임 과정의 차이를 고려하고 있어요. 회사와 병행할 경우 파트타임 과정밖에 선택할 수 없는데, 제가 목표로 하는 학교는 대부분 풀타임 과정만 운영하거든요. 사실 스토리텔링이나 추천서 등 진학 준비에는 자신이 있지만, 일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을지, 아니면 일을 쉬면서 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지 그런 부분이 걱정이에요.
그래서 파이프라인 구축에 더 집중하는 이유도 있어요. 앞서 말한 것처럼 이 과정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지만, 대신 이 시간을 경제관념이나 자산 관리에 대해 배우는 시기로 여기고 있어요. 제 꿈은 언젠가 수조 원을 운영하는 글로벌 경영인이 되는 것인데, 자기 자산도 관리 못하면서 회사의 자산을 관리할 수는 없잖아요.
이렇게 마인드를 바꿔서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성장의 기회로 여기고 있어요. 나중에 더 큰 자산을 다루기 위해 지금 이렇게 공부하고 연습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심리적으로도 좀 더 안정이 되더라고요. 결국 이러한 계획과 경험이 제 꿈을 이루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될 거라고 믿어요.
그리고 경영인으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크게 세 가지 능력이 필요하다고 봐요:
첫 번째는 ‘비즈니스 아이디어와 전문성’이에요. 기술 산업이면 기술을 알아야 하고, 마케팅이면 마케팅을 잘 알아야 하듯, 각 분야의 전문성이 중요하죠.
두 번째는 ‘시장에 대한 이해’에요. 전문 경영인이나 비즈니스 컨설턴트처럼 시장의 흐름을 정확하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재무에 대한 이해’에요. 그래서 C레벨에는 CEO, CFO 같은 다양한 직책이 있는 거죠. 재무를 잘 이해하고 관리하는 능력은 필수죠.
이 모든 것에서 단순히 ‘One of them’이 아니라, ‘유니크한 One of them’이 되려면 지금부터 여러 방면에서 체계적인 훈련이 필요하다고 느껴요. 이러한 과정들이 저를 더 나은 경영인으로 만들어 줄 것이라 확신하고, 앞으로의 성장에 기대감도 가지고 있어요.
Q. 수조 원을 다루는 기업은 보통 혁신이 기반이 되잖아요. 그런 기업에서 어떤 혁신을 이루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A. CEO는 크게 창업자와 전문 경영인으로 나뉘는데, 저는 전문 경영인이 되고 싶어요. 특정 산업에 국한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하나의 분야에 매몰되면 지루해질 수 있기 때문인데, 그런 면에서 다양한 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믿어요.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훌륭한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사람 관리와 유지 및 확장의 어려움도 극복해야 해요. 많은 혁신이 이 부분에서 실패하곤 하는데, 저는 특히 ‘사람 관리’라는 측면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혁신은 특정 아이템이나 기술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어야 해요.
결국 진정한 혁신은 후대가 지속적으로 이어가야 하는 것이고, 저는 그 ‘다음’을 잘 해낼 수 있을 듯해요. 자본을 다루는 것보다 그 자본을 어떻게 활용하고 유지하며 확장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느끼기 때문이죠.
따라서 저는 다양한 분야의 경험을 쌓아, 큰 자금을 다루면서 운영 방법을 잘 모르는 기업들이 찾는 전문 경영인이 되고 싶어요. 사람들의 좋은 ‘알맹이’(아이디어)를 제대로 활용하도록 도와주고 싶고, 그렇게 할 때 저에게도 큰 기쁨으로 될 거예요. 결국 금액과 범위, 규모가 달라질 뿐이니까요.
이러한 목표는 저의 인생 프로젝트와도 연결되어 있고, 커리어 프로젝트로서도 분명한 목표가 있어요. 다만 1-20년 후의 트렌드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그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해야 할 필요도 있겠죠.
Q. 명확한 꿈과 목표가 있다는 것은 삶에 큰 의미를 주는 요소이기도 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모든 것에는 끝이 있기 마련이잖아요. 그런 점에서 죽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A. 죽음은 ‘모호한 개념’이라고 생각해요. 결국 죽음이라는 단어는 남겨진 사람들이 만들어낸 것이고, 제 죽음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제가 아니라 남은 이들이에요. 오히려 저는 죽음 이후 평온하지 않을까요?
죽음의 끝이나 시작을 정의하기도 어려워요. 만약 죽어서 다시 태어난다면, 새로운 저는 이전의 삶을 기억하지 못할 테니까요. 그래서 끝없는 삶의 연속이라면 매번 더 나은 제가 되기를 바랄 뿐이에요.
사실 2년 전에 깊은 우울증을 겪었는데, 지금의 저를 보면 “그때의 걔는 어디 갔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20살 때, 늘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기도했어요. 그런데 2년 전 그때는 그런 자아를 완전히 잃어버렸었죠. 점차 나아지기 시작하면서, 인생은 항상 고난과 힘듦의 연속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어요. 그리고 그런 상황을 조금이라도 덜 힘들게, 지혜롭게 헤쳐 나가고 싶었고요.
현재도 그 지혜를 추구하며 살아가고 있어요. 계속 말했던 것처럼, 그 과정에서 얻는 경험들이 저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줄 것이라 믿고요.(웃음)
Q. 그럼 지금까지 삶에서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이 있어요?
A. 가장 존경하거나 영향을 준 사람이 있다고 말하기는 어려워요. 사실 그런 인물이 거의 없거든요. 특히 어떤 면에서는 자주 언급되는 비즈니스 관련 인물들을 존중하기는 하지만, 그들처럼 되고 싶지는 않아요.
어렸을 때부터 롤 모델을 만들고 싶어서 찾아보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잘 안 됐어요. 누군가를 머릿속에 그릴 때 그 인물이 남들도 존경할 만한 사람인지, 도덕성과 윤리성을 항상 고려해요. 특히 경영에서는 그 부분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그나마 한 사람이 있다면 ‘김연아 선수’에요. 어려운 환경에서도 버티는 정신력과 실력으로 승부를 보려 했던 점, 그리고 건강한 마인드를 가진 점을 본받고 싶었어요. 저는 항상 여러 사람을 고려하는 선택을 하다 보니 그런 점이 어려웠거든요. 그래서 누군가를 롤 모델로 삼는 것이 쉽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제 자신을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결국 제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Q. 그럼 만약 지금까지 단단하게 쌓아온 모든 것들을 하루아침에 잃어버린다면 어떨 것 같아요?
A. 대학교 초반에 심리 상담을 받을 때 비슷한 질문을 받았던 적이 있어요. 그때는 “그럴 수 없어요. 상상할 수도 없어요. 그렇게 되면 저는 이 세상에 없는 사람이 돼요.”라고 대답했어요. 당시에는 모든 것을 잃는다면 저라는 존재 자체가 없어진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반대로 “다 없어져도 괜찮다”는 마음가짐을 갖게 되었어요.
‘죽음’과 관련된 질문의 답변처럼, 이런 생각의 변화는 2년 전, 깊은 우울증을 겪으면서 생겼어요. 그 시기에 이전의 저를 완전히 다시 태어난 듯한 기분이 들었고요. 현재는 제2의 삶을 살고 있는데, 어쩌면 제3의 삶도 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인생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아무도 모르니까요.
원래 처음 샌디에이고 갔을 때의 경험이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라고 생각했어요. 그 경험이 제 많은 것을 바꿔놓았고, 넓은 세상을 바라보게 해 주었으니까요. 지금도 그 순간은 가장 영감을 주고 충격적이었던 경험 중 하나예요.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고, 그 환상이 현실과 마주치면서 완전히 흔들리게 되었어요.
결국 2년 전이 진짜 터닝포인트가 된 이유는 처음으로 다시 일어설 수 없을 것이라고 느꼈기 때문이에요. 그때는 제가 열심히 쌓아온 모든 것이 무너졌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마음가짐 하나가 바뀌었을 뿐인데,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 펼쳐졌어요. 2년 전의 제가 지금의 저를 상상할 수조차 없을 정도예요.
그래서 지금은 “다 없어져도 괜찮다”라고 느껴요.(웃음)
Q. 이제 고정 질문을 할게요. L이 인생이라는 여정을 이끄는 리더라면, 어떤 청사진을 그리고 있나요?
A. 저는 제 인생의 리더이자 PM(Project Manager)으로서, 하나의 거대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어요. 이 여정의 최종 목표는 ‘수조 원을 움직이는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 되는 것’이에요. 솔직히 이 목표를 세운 진짜 이유는 과연 인간이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는지 직접 시험해보고 싶었거든요.
우리 한국인의 유전자에는 강인함이 새겨져 있잖아요 ‘빨리빨리’하면서도 ‘못할 게 없다’는 마인드로 여기까지 왔고요. 인류가 지구도 바꿀 수 있을 만큼 대단한 존재라고 생각해요. 물론 나쁜 쪽으로도 가능하지만, 좋은 방향으로도 얼마든지 갈 수 있죠. 제가 불가능할 것 같았던 발레도 여기까지 해냈듯이, 진짜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봐요.
그래서 이 여정의 제목은 단순해요 -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저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100명, 200명만 모여도 세상은 완전히 달라질 거예요. 다 같이 힘을 모으면 수조 원을 움직이는 건 식은 죽 먹기일 걸요?(웃음)
정상에 섰을 때 제가 뭘 느끼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너무 궁금해요. 그다음엔 또 어떤 목표를 세울지, 그때 제가 몇 살일지, 누구와 함께 있을지, 진짜 행복할지 등등. 이런 궁금증이 저를 계속 전진하게 만드는 원동력이에요.
죽을 때까지 끝나지 않을 이 대작과도 같은 리더십 여정을 나중에 책으로도 써보고 싶어요. 제 스토리가 너무 재미있거든요!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도 궁금하고요. 뭐라고 하든 상관없어요. “이게 바로 제가 그린 인생의 청사진인데, 어떠세요?” 이런 마음이에요.(웃음)
Q. 그럼 인생이라는 여정을 이끄는 리더이자 PM으로서, L을 대표하는 단어나 문장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에너지원(Energy One)’이라는 말 외에는 아직도 다른 정의를 찾지 못했어요. 이 표현이 여러 의미로 저를 잘 표현하거든요.
우선, 사람들이 제 에너지를 참 좋아해요.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건 국내외 어디서나 자주 듣는 이야기예요. 어떤 회사, 어떤 팀에서든 사람들이 저와의 협업을 즐기고 또 함께하고 싶어 하더라고요. 이건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저만의 고유한 특성이에요.
또, 제 에너지가 다른 이들의 원동력이 되는 순간들이 있어요. 제가 길을 제시하고, 조언하고, 새로운 시각을 나누는 모든 순간이 에너지를 주는 자원이 되는 거죠.
‘Energy One’은 제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만들면서 시작됐어요. 처음에는 똑같은 별명이나 아이디를 쓰는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1등이 되겠다는 야망으로 지었지만, 지금은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단 하나의 존재’라는 의미가 더 커졌어요. 1등이란 순위보다는, 고유한 ‘1’이라는 숫자처럼 유일무이한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하거든요.
아직 다른 슬로건을 찾진 못했지만, 이 키워드 하나만으로도 충분해요. 사람들이 처음 들었을 때는 정확한 뜻을 몰라도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다 보면 그 의미를 자연스럽게 알아가더라고요. 제 이름도 담겨 있어서, 이제는 이 정체성을 제 삶의 핵심 가치로 지켜나가고 싶어요.
Q. 마지막 질문이에요. L에게 저(N)는 어떤 존재인가요?
A. 우선, 누구보다도 제 마음을 잘 이해하고 표현해 주는 언니와의 대화가 늘 즐거워요. 따뜻한 리액션, 바디랭귀지, 시선, 답변, 호응하는 멘트 등 이런 것들이 저를 계속 이야기하고 싶게 만들거든요. 사실 모든 사람이 굿 리스너라고 생각했었는데, 대화하다 보면 지루해하거나 눈치를 보는 경우가 많았어요. 하지만 언니에게선 그런 모습을 한 번도 못 느꼈어요.
교육 끝나고 양재에서 강남까지 걸어가며 나눈 대화가 아직도 생생해요. 말도 안 되는 타이밍이었을지 모르지만, 그때의 순간이 정말 특별했다고 생각해요. 시간이 흐르면서 느슨하면서도 깊고 넓은 유대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었고, 바쁜 일상 속에서 자주 만나지 못해도 이런 편안함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참 좋아요.
제가 보는 언니는 참 말랑말랑하면서도 단단한 사람이에요. 따뜻한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면서도, 동시에 심지는 엄청 단단해 보여요. 힘든 시기에 연락이 잘 안 되면 대부분 거리를 두게 되는데, 우리 사이에선 그런 걱정을 해본 적이 없어요. 서로의 바이브가 잘 맞고, 에너지도 자연스럽게 주고받을 수 있어서 그런가 봐요. 그래서인지 주기적으로 만나야 한다는 부담도 없고, 언제 만나도 변함없이 끈끈한 연결고리가 느껴져요.
언니의 포스팅을 보면 그런 면이 더 잘 느껴져요. 기쁜 내용의 글에서도 묻어나는 따스한 슬픔의 정서가 참 특별하거든요. 우울하거나 무거운 게 아닌, 왠지 모를 편안함을 주는 그런 감성이에요. 최근에 저는 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더 선명하게 하려고 인스타그램 프로필을 바꿨는데, 2년 전 바닷가에서 찍은 사진이 제 성격을 가장 잘 보여주더라고요. 링크드인처럼 프로페셔널한 모습이 아닌, 회사 밖의 제 모습을 담고 싶었거든요. 분홍색과 보라색으로 제가 좋아하는 발레의 정체성도 자연스럽게 녹여냈고요. 언니도 그렇게 자신만의 독특한 감성을 가지고 있어요. 뚜렷하게 밝은 느낌보다는 노련하고 차분한, 그런 특별한 매력이요.
성격은 많이 달라요. 언니는 차분한 편이고 저는 활동적인 편인데, 오히려 그래서 더 결이 잘 맞는다고 느껴요. 2년 전 크리스마스 때 친구들과 있을 때의 모습도, 작년 공연에서의 모습도 다 좋았어요. 그 몽글몽글하면서도 단단한 매력이 참 특별했거든요. 이렇게 서로의 에너지를 이해하고 맞춰가다 보니 자연스러운 편안함이 생겼어요.
사람 간의 에너지 매칭이 참 신기해요. 하이텐션과 로우텐션이 적절히 만나면 오히려 더 좋은 시너지가 나타나죠. 전에는 풋사과 같은 사람들을 주로 만났는데, 언니를 통해 함께 익어가는 관계의 행복을 알게 됐어요.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이 관계의 특별함이, 시간이 흐를수록 더 깊이 와닿아요.
L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의 성장 여정이 특별하게 다가왔다. 아이돌을 꿈꾸던 어린 시절부터 춤을 추며 습득력과 응용력을 키웠고, 그 능력들이 지금의 비즈니스 역량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마케팅과 영업을 거쳐 CSM(Customer Success Manager)이 되기까지, 그리고 이제는 전문 경영인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까지. 각 단계에서 겪은 도전과 성장이 그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왔고, 여전히 그 여정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늘 스스로를 “단단하지 않으며, 불안정하고 불완전하다”라고 표현해 왔다. 외부 환경에 쉽게 영향을 받고, 자신에게만큼은 유독 높은 기준을 적용하며, 한번 흔들리면 다음 발걸음을 떼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기 때문에. 그래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냐”는 질문에 항상 “단단한 사람”이라고 답했다.
그런 내게 L의 에너지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깊은 우울함 속에서도 명상과 감사일기로 자신을 일으켜 세우고, 66일 챌린지로 새로운 습관을 만들어가는 모습에서 진정한 단단함을 보았다. 넘어져도 다음 스텝이 궁금해 계속 나아가는 오뚝이 같은 모습, 체력이 소모되더라도 사이드 프로젝트와 사이드 잡을 계속 시도하며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도전적인 태도에서 나는 또다시 배운다.
처음 만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L은 직장생활과 동시에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나는 좀 더 안정적인 성향이라 신중하게 한 걸음씩 나아가는 편인데, 이런 서로 다른 성향이 오히려 특별한 시너지를 만들어낸다. L의 도전적이고 열정 넘치는 모습을 보며 나도 조금씩 용기를 얻는다. 그의 단단한 내면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는 내게 늘 새로운 영감이 된다. 앞으로도 그의 여정을 응원하며, 나 또한 함께 성장해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