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또라이가 없다면..

갈등은 관리가 필요하다

by 밀코치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그리고 생각하는 인격체다. 77억이 넘는 인구, 모든 개개인이 내면에 각자의 우주를 품고 있다. 똑같은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세 살만 돼도 자기주장과 고집이 생긴다. 신발을 맛보겠다든지, 똥오줌을 못 가리지만 기저귀를 하지 않겠다든지, 이해할 수 없는 주장이지만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논리적으로 설명을 못해서 그렇지.


하물며 어른들은 어떻겠는가. 살아온 삶이 다르고 처한 상황이 다르며 추구하는 목표가 다르다. 내 마음과 같은 사람은 없다. 그리하여 관계 속에는 태생적으로 갈등의 씨앗이 곳곳에 심어져 있다.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처럼 인지하지 못하지만 언제나 곁에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갈등의 씨앗이 싹을 피우지 않는지 살펴보고,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지 않는지 관리할 필요가 있다. 싹이 올라온다면 잘라내고, 산소가 부족하면 채워 넣어야 한다.


이런 과정이 갈등관리이다. 세심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주변이 밀림이 되고, 숨 쉴 수 없는 탁한 공기로 변해버린다. 관계는 단절되고 서로에게 피로감을 안긴다. 삶이 피폐해지고 고단해진다.


몇 년 전 어느 선배와 갈등관계에 놓인 적이 있었다. 서로가 보기 불편하고 마주칠까 불안했다. 다른 좋은 일이 많다가도 서로를 만나면 표정이 굳었다. 너무 불편해 이야기하고 풀었지만 마음의 짐까지 모두 사라지진 않았다. 이런 상황을 다시 만들고 싶지 않았고, 갈등을 예방하는 방법에 더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는 사람이 있고, 늘 다투는 사람도 있다. 기질의 영향도 없지 않지만, 세심한 갈등 관리의 결과인 경우가 더 많다. 알아서 잘 굴러가는 것 같지만 누군가의 희생과 노력이 녹아들어 원만한 관계가 유지되는 것이다.


별 노력하지 않는데 주변 사람들과 관계가 좋은가? 타고난 호인이거나, 눈치가 없거나, 둘 중 하나다. 보통 후자가 많다. 주변에 또라이가 하나도 없다면 자신이 또라이일 가능성이 높다.


다행인 것은 갈등을 예측하고 관리하는 능력을 키워 나갈 수 있다는 점이다. 배우고 익히기에 그리 어렵지도 않다. 외줄 타기가 아니라 줄넘기 정도다. 잘 보고 배우면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다. 줄넘기하는 걸 자세히 지켜만 봐도 줄을 돌리는 속도와 점프 타이밍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즉,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 (물론 가끔 팔뚝만 한 썩은 동아줄을 넘어야 할 때도 있긴 하다)


사회 경험이 많은 사람이 사회 초년생보다 갈등 관리에 능하다. 여러 상황을 겪어보며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좋은지 경험적으로 습득한 것이다. 시행착오를 많이 겪어볼수록 다양한 해법을 찾아낼 수 있다. 상대의 행동을 분석해 ‘이렇게 하면 기분 좋게 해결할 수 있구나’, ‘이렇게 하면 정말 기분 나쁘구나’ 하는 오답노트가 차곡차곡 쌓인다.


10여년의 군 생활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갈등 관리를 위한 방법을 고민했다. 이것은 나의 실패 경험담이면서 소소한 성공의 기록이자, 그간 배우고 익힌 관계의 기술 처세술이다.


갈등은 소모를 불러온다. 정신적 소모, 체력적 소모, 효율의 소모, 미래의 소모다. 갈등관리는 이런 소모를 예방하거나 제거해 일(업무), 나아가 삶(인생)의 효율을 높이고자 함이다.




다양하고 복잡한 관계 속에서 어떻게 갈등을 관리해 나가는 것이 좋을지, 하나씩 둘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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