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건축의 인문학] 9편. 톨레도

— 겹겹의 시간, 겹겹의 문명

by 이안

1. 서두 — 현장 묘사와 문제 제기


스페인 중부의 고원지대를 달려가다 보면, 타호강이 거대한 고리처럼 휘감은 언덕 위에 성채 같은 도시가 나타난다.


붉은 기와와 회색 석조 건물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고,
그 위로 알카사르 요새가 도도하게 솟아 있다.


마치 중세의 한 장면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듯하다.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 아치형 석조 통로, 성벽에 매달린 옛날의 바람까지. 현대의 대도시가 고층빌딩과 넓은 도로로 자신을 과시한다면, 톨레도는 고요히 이렇게 묻는다.


“왜 이 도시는 중세의 모습을 간직한 채 지금까지 살아남았을까?”


스크린샷 2025-09-21 203238.png

1. 톨레도 전경 (타호강과 언덕 위 도시 파노라마)


2. 역사적 배경 — 다층 문명의 교차점


톨레도는 마드리드에서 기차로 불과 한 시간 거리다.
그러나 도시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시간은 몇 세기 거슬러 올라간 듯하다.


로마 제국의 흔적 위에 세워졌고, 6세기 서고트 왕국의 수도였으며, 8세기 이후에는 이슬람 왕조 알 안달루스의 중심 도시였다. 다시 기독교 세력이 레콩키스타를 통해 탈환하자, 톨레도는 카스티야 왕국의 정치·종교 수도가 되었다.


그 뒤 마드리드가 수도로 정해지면서 비켜났지만, 바로 그 덕분에 대규모 근대화의 칼날을 피할 수 있었다.


20세기 초 스페인 내전에서도 전면 파괴를 비껴간 몇 안 되는 도시였기에,
오늘날까지 중세의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할 수 있었던 것이다.

스크린샷 2025-09-21 203157.png

2. 알카사르 요새 (도시 상징)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이안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전) 서울 MBC 라디오 PD.

641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총 339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08화[세계 건축의 인문학] 8편, 괴베클리 테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