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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보 글쟁이 Sep 16. 2020

내 나이 마흔여섯 '이제 늙는구나'라고 느꼈을 때

우리 나이가 몇 살이더라?


친구와 통화하면서 서로 여기저기 아프다고 하소연하다가 문득 내가 친구에게 물은 말이다.

"우리 이제 낼모레면 지천명이야 벌써 마흔여섯이라고"


그렇구나~ 여기저기 아플 때가 됐구나...

제조 연도가 40년도 넘었으니 웬만한 가전제품이라면 벌써 최소 두 번은 바뀌었을 햇수가 지났으니 말이다.

맞다.

그러고 보니 작년부터 핸드폰의 글씨가 잘 보이지 않는 걸 보니 노안이 왔나 보다

또, 언제부터인가 한 달에 한 번씩 뿌리 염색도 하기 시작했다.

머리 감을 때마다 빠지는 머리카락에 속상해했던 적도 있었고,

키가 작아 젊어서부터 즐겨신었던 높은 구두는 '그런 거 신으면 관절 나가'라며 신지 않게 되었다.


세월이 감에 따라 익숙해져서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많은 것들이 내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제 늙어가는 걸 알려줬지 싶다.


어떤 것들이 있을까?

마흔여섯 중년들이 '이제 늙어가는구나'라고 느낄 때가?

이참에 친구들에게 물어보았다.


"정수리에 머리가 없어 왜 엄마들이 아줌마 파마를 하셨는지 알겠더라니까 나도 지금 그거라도 해야 될까 봐"


"사춘기 아들 혼내는데 나보고 갱년기냐고 하더라고 그러고 보니까 요즘 감정 기복이 심한 거 같아"


"몸 여기저기에 멍이 생겨 나이 들면 공간지각 능력이 없어서 여기저기 부딪힌다는데 그래서 그런가 봐 그래서인지 요즘 주차도 잘 못하겠어"


"직장에서 부하직원에게 한소리 했더니  

장님, 요즘 그런 말씀하시면 꼰대라는 말씀 듣습니다 이러더라고 진짜 안 하려고 해도

나 때는 말이야~ 이런 소리가 나오더라니까"


"이젠 하루라도 밤샘하면 다음날 아무것도 못하겠어 예전에 며칠밤 꼬박 새도 다음날 거뜬했는데"


"몸 여기저기 안 아픈 데가 없어 오늘도 한의원 가서 침 맞아야 해"


"새벽마다 눈이 일찍 떠져 마음 같아선 9시까지라도 자고 싶은데 눈이 저절로 떠져 나이 들면 새벽잠이 진짜 없어지나 봐"


어쩜 이렇게 다 똑같이 느끼고 있니?

내 친구들은 거의 학창 시절부터 친구다.

그 좋은 날, 그 젊은 날, 인생의 가장 좋은 날을 같이 했기에 서로가 나이 들어감을 안타까워한다.


어느 날, 카페에서 친구들과 만났을 때 옆자리의 고등학생들이 화장하는 것을 보고

친구가 말했다.

"쟤네들은 화장 안 해도 저때가 가장 예쁘다는 걸 알기나 할까?"

"그 말, 우리 젊었을 때도 들었던 말 같은데?"

"저 때는 모르지 아마도 우리 나이쯤 돼봐야 알걸?"

"하긴 갖고 있을 땐 모르지 놓치고 나서 알게 되지 우리도 천천히 늙었으면 좋겠어 너무 빨리 늙어가는 거 같아"

즐거운 수다가 우울하게 끝나버렸다.


그래도 누군가 그랬다.


오늘이 우리 인생에 가장 젊은 날이라고..


우리 어른들도 지나가셨던 중년,

우리도 지혜롭게 잘 지나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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