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보호사는 힘쓰는 일이 많다.
어르신을 휠체어에 태우고 이동하는 모든 일들이
힘든 일이다.
축 쳐진 어르신을 휠체어에 태우고, 움직이지 못하시는
어르신들의 기저귀케어와 옷을 입히고 벗기는 일, 목욕등
항상 힘을 쓴다.
게다가 매일 누워만 계시니 관절이 구축돼서 옷을 입히고
벗기는 일도 조심스럽다.
겨울에도 몇 명 어르신 기저귀 케어가 끝나면 선생님들
이마엔 땀이 송골송골 맺혀있고 여름에는 무슨 독립투사들
처럼 이마에 수건 머리띠가 매어져 있다.
나는 관절염 같은 건 없었다.
유연하지 않았을 뿐이지...
출근 셋째 날 어르신들 목욕날이었는데 두 명으론 되지 않아
나보고 침대로 올라가라고 하는데 다리가 올라가지 않았다.
집에 있으면서 그 정도 높이로 다리 올릴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침대 옆 사이드바를 내리지 않아도
거뜬히 올라간다.
아무튼 건강하나는 자신 있었는데
이 일을 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먹는 약이 생기고 게다가
종류가 많아지고, 이주에 한 번씩은 관절염약을 먹고
거의 매일 맨소래담 도포를 하고 있다.
손가락 관절이 아프기 시작하더니, 손목으로, 그리고 또
팔꿈치로... 지금은 허리까지 아프다.
야간에 40여 명의 기저귀 케어를 하면 허리를 펼 수가 없다.
그리고 매일 다친다.
어제도 기저귀 케어 때 같이 하던 선생님이 어르신이 휘두른 발에 맞았는데 코 쪽 눈 옆이 2센티가량 찢어져 피가 났다.
아니 나는 정도가 아니라 줄줄 흘렀다.
치료는 대일밴드 붙이는 게 고작이다.
발톱에 스친 모양이었다.
어르신들 발은 거의 무좀 발톱이라 두껍고 날카롭다.
집에 가서 보면 언제 생긴 줄도 모르는 멍이 항상 발견된다.
만일 어르신께 멍이 발견되면
CCTV를 돌려보고 야단들인데
우린 그저 또 멍들었구나 한다.
처음 할 때는 처음이라 요령이 없어 그런 줄 알았는데
5년 넘은 선생님도 10년 넘은 선생님도 매일 다친다.
항상 본인이 조심해야 한다.
요양보호사 입사 첫날 교육을 받고 있을 때 창문밖으로
119구급차가 보였다. 어르신들 중 누군가 위급하구나 했다.
그런데 선생님이 실려갔단다.
어르신을 침대 위에서 옮기고 내려오려는 선생님을 어르신이 발로 찼다구했다.
그대로 침대에서 떨어져 머리를 다친 거 같다고 했다.
그 선생님은 내가 그곳에서 일하는 두 달 동안
다시 볼 수 없었다.
나도 입사 21일째 되던 날 어르신 목욕을 위해서 휠체어에
어르신을 태우다가 팔목을 삐끗해 버렸다.
다음날이 되도록 계속 아파서 휴무일에 병원에 갔더니
손목 골절이라고 했다.
5주 정도 깁스를 하고 일하다가 다른 선생님께 폐가 되어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
누군가 아프면 그 사람 일까지 해줘야 하니
항상 미안했다.
그래서 새로운곳에서 다시 일하게 됐을때
항상 조심했는데도 다치고 멍이 들고 관절이 많이 아프다.
이 일을 계속 할수 있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