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천

by 지나온 시간들

<동천>

서정주

내 마음속 우리 님의 고운 눈썹을

즈믄 밤의 꿈으로 맑게 씻어서

하늘에다 옮기어 심어 놨더니

동지섣달 날으는 매서운 새가

그걸 알고 시늉하며 비끼어 가네.

그동안 수많은 시간의 우리의 노력은 얼마나 가치가 있는 것일까? 낮이건 밤이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살아왔던 우리의 인생은 어느 정도의 의미가 있는 것일까? 살아오는 순간마다 최선의 선택을 하려고 애를 썼고 그 선택으로 인한 책임으로 나의 모든 것을 쏟아부으며 살아왔건만 우리의 그러한 삶의 시간들은 우리 자신에게 무엇을 돌려주었을까?


삶의 많은 것들을 위해, 그것이 사랑이건, 자신만의 궁극적 목표이건 나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나름대로의 그러한 노력은 어느 정도의 보람으로 돌아올 수 있는 것일까?


이제는 우리의 그러한 삶의 노력들을 하늘에 맡길 때가 된 것은 아닐까? 주어진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기에 앞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그리 많을 것 같지 않기에 이제는 그동안 노력의 결실을 보고 싶을 때도 된 것은 아닐까?


다만 바라는 것은 지나온 시간들의 그 많은 노력과 애씀을 하늘도 어느 정도 알아주기를 바랄 뿐이다. 만약 그것마저 없다면 그동안의 모든 선택과 최선이 너무 허무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힘이 센 운명이라도 우리의 남은 시간을 위해 어느 정도 비껴갔으면 한다. 이제는 그러한 것에 맞설 수 있을 만한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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