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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온 시간들 Oct 24. 2021

건전한 사회와 병든 사회


  에리히 프롬은 “누구도 남의 목적을 위한 수단이 될 수 없으며 예외 없이 항상 자기 자신이 목적이 되는 사회”를 건전한 사회라 보았다. 그가 말하는 건전한 사회는 “인간이 자신의 생활의 주인임과 동시에 사회생활에 능동적이며 책임감을 가지고 참여자가 되도록 허용하는 사회, 사회 구성원이 서로 사랑하도록 허용할 뿐 아니라 사랑하도록 조장하는 사회”를 말한다. 즉, 한마디로 프롬의 건전한 사회는 인간주의적 공동체이다. 


  인간주의적 공동체란 인간이 가장 중요시되는 사회를 뜻한다. 존재로서의 인간이 우선시되며 그 외 다른 것은 차선이 되어야 건전한 사회라 할 수 있다. 


  인간이 가장 중요시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존재로서의 인간은 보다 나은 가치와 삶을 위해 노력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존중을 받아야 하는 이유는 그만한 존재로서의 의무와 책임을 다하며 더 나은 자신과 자신이 속해 있는 사회를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 있을 것이다. 


  이러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인간으로서의 존중을 받지 못할 행동을 하거나 자신을 위해 다른 사람을 이용하고 수단화하는 사람은 건전한 사회의 일원으로서의 자격이 없다. 그러한 사람이 많을수록 그 사회는 건전한 사회가 되기에는 너무나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건전한 사회는 그 구성원 또한 건전한 개인이어야 가능하다. 건전한 개인이 없이는 어떤 제도나 규범이 존재하더라도 건전한 사회가 되기에는 불가능에 가깝다. 건전한 사회를 위해서는 우선 건전한 개인으로서의 성장이 필수적이다. 


  건전한 개인이 아닌 병든 구성원들이 많을 경우 그러한 사회는 건전한 사회로서 보다는 병든 사회로 될 가능성이 더 많다. 


  니체는 병든 사회를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전례가 없는 미숙한 판단, 도처에서 볼 수 있는 즐거움에 대한 중독, 오락 만능주의, 예술에 종사하는 자들이 예술의 진지성을 빙자하면서 보여주는 지식인인 체하는 위선과 거짓 꾸밈과 기만, 돈에 대한 기업가들의 거리낌 없는 탐욕, 사회에 만연된 공허함과 무사려함, 이 모든 것들이 현재 우리의 예술적 상황을 지배하고 있는 무감각하고 타락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반시대적 고찰, 니체)”


  니체는 병든 개인으로 인해 그 사회 자체가 병들어 가고 있다고 말한다. 병든 개인이란 인간 그 자체에 대한 존중보다는 다른 것을 더 우선시하는 사람을 말한다. 돈을 위하여 인간을 수단시하고 속이며 위선과 거짓으로 인간을 사용하여 돈을 더 많이 축적하기 위해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병든 개인이 아닐 수 없다. 자신의 재산과 권력을 위하여 다른 사람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 다른 사람을 속이거나 수단화하여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사람, 다른 사람의 형편을 전혀 생각하거나 배려하지 않고 돈과 자신이 생각하는 목표를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사람, 이러한 사람들이 바로 병든 인간이다. 


  그러한 병든 인간이 많은 사회일수록 건전한 사회로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위선과 탐욕과 기만으로 가득한 사람들이 많은 사회일수록 그 사회는 점점 병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병든 사회가 될수록 그 사회의 모든 구성원은 그에 해당하는 대가를 치러야 할 수밖에 없다. 


  건전한 개인이 건전한 사회를 만들어 간다. 건전한 사회에서 인간은 존중받고 존재로서의 가치를 누릴 수 있다. 권력과 재물과 탐욕을 쫓는 사람이 많은 사회일수록 그 사회는 병들어 갈 수밖에 없다.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 것일까. 우리 사회는 어느 정도의 건전한 사회일까. 나는 건전한 개인일까, 병든 개인일까. 건전한 사회를 위하여 우리는 조그마한 노력이라도 하고 있는 것일까. 


  인생은 어차피 죽음으로 끝나기 마련이다. 무엇을 위하여 우리는 현재의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 노력이 진정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 항상 되돌아볼 필요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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