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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날맘 쑥쌤 Apr 17. 2021

엄마의 도전은 항상 희망적인 것은 아니다

나는 나를 믿어줘야 하기에

몇 개월간의 블로그 강의를 끝내고 나는 어느새 1인 기업 대표가 되어 파이프라인을 넓히기 위해 새로운 일들을 시작했다. 공구, 스토어, 상담, 추가 스터디까지 아이디어가 샘솟을 무렵 환절기로 아이들의 코감기가 시작되었다.


또다시 가정보육, 아이들을 다시 유치원에 보내려니 내가 아파왔다. 엄마들은 신기하게도 아이들이 다 나으면 꼭 아픔이 그제야 밀려온다. 옮은 걸까? 긴장이 풀린 걸까?


엄마들은 나를 대단하다 했다. 대체 당신의 하루는 24시간이 맞냐고들 물었고, 내 수익이 내 일들이 부럽다 했다.


나는 체력의 한계가 오기 시작했고, 일주일 상담이 몰리던 어느 날에는 한쪽 귀가 간혹 아프기 시작했다. 아이팟을 끼고 내내 전화상담을 하며 체크하다 보니 볼륨 탓인지 무리한 스트레스인지 원인을 알 수 없었다. (지금은 다음 스터디 전 쉬는 시간이라 다 나아졌다.)



집에서 일하는 엄마, 반 워킹맘이 되었다.


아이들을 유치원에 보낸 시간, 남편이 퇴근하고 급할 때 한두 시간, 아이들 티비 보여주는 한두 시간, 그렇게 틈틈이 일을 해내야 했다. 갑자기 어느 날부터 내가 집에서 일하는 워킹맘이 된 것이다.


주위에는 아직 집에서 일하는 엄마란 직장 재택근무가 보통이기에 내 고민과 아픔은 공유할 사람이 없었다. 육아맘도 워킹맘도 나를 부러워했다. 나는 집에서 내 자유의지로 일하는 엄마가 되었고 수익을 원하는 대로 얻을 수 있게 되었기에..


그러나 사람들이 놓치는 게 있다. 나는 혼자 일하는 1인 기업 대표이기에 스터디도 공구도 사업계획도 세금 문제도 아이디어도 내가 다 해내야 한다는 사실, 그리고 나는 나를 홍보하고 애써야 한다. 아무도 모르는 사람의 정보에 귀 기울이지 않고 공부하지 않고 되는 건 이 세상에 없다.


블로그는 상위 노출과 키워드를 인스타그램은 해시태그와 광고와 피드 관리를 해야 하고 스마트 스토어는 그때 그때 주문관리를 해야 한다. 크몽도 전자책이 통과된다고 해서 갑자기 몇십 개가 팔리지 않는다. 편리함만큼 수수료는 빠져나가고 나는 그 전자책을 여러 채널에서 홍보해야 했다.



더 성장하고 싶은데 엄마의 시간으로 한계가 올 때

스터디 카페는 스텝을 뽑았고, 인스타그램은 광고를 돌렸다. 크몽도 포인트를 좀 주길래 루키 광고도 사용해보고 (효과 1도 모르겠음, 비싼 광고비 정도는 내야 상단에 위치하는 듯, 차라리 몇 십만 원 내느니 다른 채널에서 유입하는 게 나을 듯) 평소에 어색했던 홍보글도 써보고 사진도 좀 더 신경 쓰기 시작했다.


나에게 주어진 얼마 안 되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주위 엄마들의 도움을 요청하고 나는 작은 선물이나 활동비 등으로 그 감사함을 돌려드렸다. 빛날맘 엄마들도 러브엘 언니도 모두 나의 소중한 시간과 무게를 조금씩 나누어준거라 그 값은 더 비싸게 드려도 모자란 것이었다. (이 자리를 빌어 고마움을 표현해봅니다^^*)


 

1인 기업가와 엄마의 아슬아슬함

엄마가 된 이후로는 아프면 안 되기에 쟁여두는 감기약, 꼬박꼬박 목이 아프면 차로 챙겨마시고 딱 이틀이 지나니 떨어졌다. 몸이 아프면 아이들에게도 예민해지는 딱 그런 날, 이미 일이 많아지면서 아이들과의 놀이시간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아이들 물건을 찾는 시간이 줄었다.


아이들 하원 시간은 2시에서 3시,

그전에 집안일을 내려놓아도 멍 때릴 시간도 없이 하루가 촉박하게 흐른다. 얼마 전에는 내 생애 처음 가스레인지 불을 켜고 애들 하원을 시키고 돌아오니 국물이 쫄아들다 못해 하얀 무가 숯이 되어버렸고 집에 안개는 자욱했다. 주말까지 내 탓으로 가득한데 그걸 인정하면 몇 달간 해온 일을 다 접어야만 할 것 같아서 아이들 작아진 내복 핑계로 몇 시간을 나가서 마음을 정리하며 지나가야 했다.


없는 돈이지만 성격 탓에 샘플을 꼭 아이들과 사용해보고 지인들에게도 물어보거나 나눠주고 후기를 물어봤다. 상품 문제 다음에는 가격 문제, 오늘은 비용 때문에 고민하다 금세 품절되었던 상품의 입고 알림 문자가 울렸고, 바로 주문을 완료했다. 잠시 후 모르는 번호로 걸려온 전화, 세트 구성으로 두 가지가 꼭 필요한데 없단다.. 한 가지는 한 달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고 한다. 이쯤 되면 올해 삼재인가 신년운세 사업운을 어디 물어볼까 싶어진다.



적당히..

아이들이 어리니깐 적당히 하라는 말, 5년을 넘게 그렇게 살아왔는데 또??라는 생각에 울컥해지는 그 한 마디..


그런데 막상 지내보니 참.. 그 말이 맞는 건가?? 싶어질 때가 있다. 하다보니 사업자등록증을 내고 세금을 알아봐야 하며, 스터디를 운영하고, 상담전화도 가끔 오고, 댓글 문의 카톡, 지인들의 연락을 조금 미뤄두는 편인데 이게 몰리는 어느 날이 있다. 일이 꼬이는 어떤 날에는 밥 차릴 기분도 아니고 애들 수저통이 바뀌고 유치원 설문지 체크지는 맨날 깜빡하고 하원도 맨 마지막에 가니 그 달려가는 순간에 숨이 턱턱 막힌다.


이걸 포기해야 하는건가 깊은 곳에서 콕콕 쑤실 때, 뻔한 대답이 돌아올까봐 나름 돌려가며 얘기를 털어놓으면 이런 말을 듣는다.


“네가 일을 너무 많이 벌려서 그런 거 아니야?”


맞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의 두 세배의 일을 하고 싶어 하는데 욕심일 수 있겠다.


속사정이야 첫 공구가 대박 나기 어려운 법이고, 어느 날 페이스북 광고가 계정이 잘못되어 한참을 붙들고 있다가 끝나고 계정을 새로 만들어서 겨우 처리를 하니 홍보 없이 판매가 이루어질 리 없으며, 스터디 모집글도 적당히 쓰면 안 된다. 나는 원래 물건의 장단점을 자세하게 기술하는 그러니깐 6년을 블로그를 해온 사람으로서 절대! 이렇게 따라 하면 다 잘된다!!라고 말할 수 없다. 아니 못한다!! 결국 남들 한 번 글쓰고 홍보할 것을 두 번 세 번 정확하게 정리하고 안내를 한다.


결국, 나와 인연이 된 사람들은 오래도록 나를 믿고 따라오고 나를 모르는 사람은 쉽게 나를 선택하기 어렵다. 물론 처음보다는 더 나를 홍보하는 기술도 늘어났고 수익도 조금 오픈해보고 내 딴에는 최선을 다하지만 그래프들이 설명해준다.


“너 아직 멀었어.” 라며..



내 일을 늘리니 아이들을 보는 시간이 자동으로 줄어든다.. 집에 있는 엄마가 아니라 꿈이 있는 엄마가 되고 싶었다. 나는 내가 잘한다고 괜찮다고 믿고 달려가야 했다. 그랬다. 너무 부족해서 그렇게라도 암시를 걸어야 했다. 다행히 감사하게 관심도 많이 받고 수익도 늘어났다.


꿈꾸는 엄마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같이 꿈꾸고 서로 아이들에게 채워줄 것들을 돌아가며 준비해주고 얘기하고 인생 한번 재밌게 만들어가고 싶다.



언니, 내가 지원해줄게 같이 워크북 만들어보면 어때??

야, 그게 얼만데 그 돈을 나한테 써?? 나도 부담스럽고 안돼. 넌 그게 재밌어??

응, 언니, 같이 준비하고 꿈꾸고 내가 이 일을 못하게 되어도 이 기억이 남을 거잖아. 그게 사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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