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말부터 시작한 도서관 문학수업이 이제 막바지로 향해 가고 있다.
9월 말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수업에 빠지지 않으려고 그 누구보다도 더 열심히 노력하지 않았던가!
금요일은 약속도 피하고 한 끼도 못 거르는 내가 저녁도 먹지 않고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러고 있는지 모르겠다.
지금은 얼마 남지 않은 기간 동안 수업의 성과물을 내기 위해 "미래의 작가"라는 타이틀로 매거진에 올릴 글을 위해 한창들 작업 중이다.
그러나 어쩌다 보니 10명의 수강생 중에 나의 "미래의 작가"글만 매거진에 실리지 못할 상황이 발생하게 되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나는 잘 모르겠다.
마음은 내심 서운하면서도 글이 실리지 않아도 괜찮냐고 묻는 작가님의 말에 아무런 변명이나 항변도 없이 전혀 상관없다고 수긍했다.
왜 그랬을까!
속마음은 나만 글을 올리지 못하는 것에 대한 미련이 파도를 치면서도 왜 괜찮다고 두 번이나 아니 세 번 정도 친절하게 괜찮다고 했을까?
도대체 내 속의 진실된 마음을 도무지 모르겠다.
왜 내 글은 안되냐고, 왜 내 글만 빠져야 하냐고 따졌어야 하지 않는 건가!
그 이유는 단 하나, 글을 쓰는 사람끼리 굳이 따지고 싶지가 않았다.
내 글을 매거진에 실어주기 싫다는데, 내 글은 맘에 들지 않는다는데, 굳이 따져서 내가 득이 될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남들은 수업도 많이 빠지는데 나는 미리 숙소를 예약해서 속초 여행 가는 것 때문에 한 번 빠진 것 빼고는 전부 출석하지 않았던가?
이 정도면 성실의 아이콘인 개근상이라도 줘야 하는 판에 성과물 제작에서 나의 글을 제외시키다니 가당키나 하단 말인가?
난 누군가가 글을 쓴다면, 누군가가 시를 쓴다면 칭찬과 격려부터 해주겠다.
글을 잘 쓰건, 시가 멋있건 그것은 차후의 일이고 글을 쓴다는 것, 시를 쓴다는 것 그 자체만을 두고 칭찬해 주고 격려해주고 싶다.
한 사람이 글을 쓴다는 마음을 먹기까지는 얼마나 많은 책을 읽고, 얼마나 많이 보고, 얼마나 많은 사유의 시간을 가졌겠는가에 대한 그 시간을 존중해 주고 싶다.
글의 완성도, 글의 작품성, 글의 참신함을 떠나서 글을 접하는 그 마음 하나만을 높이 사주고 싶다.
사실 내가 어디에 글을 올리려고 누구에게 자랑하려고 글을 쓰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최종적인 목표는 그래도 누군가 시인이라고 알아주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이다.
그래, 그러면 되는 것이다.
열심히 읽고, 쓰고, 사유하고, 다시 읽고, 쓰고, 사유하고 그렇게 나의 길을 가면 되는 것이다.
사소하고 작은 일에 괜히 격분해서 흥분하지 않고 잘 대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마음 한구석에 계속 미련이 남는 것은 무슨 연유일까!
마치 쓰다가 만 일기장처럼,,,